고려시대 청자의 다양성과 멋을 보여주는 보물 2점이 보존처리를 통해 옛 모습을 회복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도자기 발달사에서 중요한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와 보물 제416호 청자 투각고리문 의자 총 2점을 1년 6개월에 걸친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원 소장처인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에 지난 19일 인계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1년 6개월에 걸쳐 보존처리한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의 보존 처리 전(왼쪽)과 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1년 6개월에 걸쳐 보존처리한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의 보존 처리 전(왼쪽)과 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는 넓고 곧게 뻗은 입구와 어깨에서 둥근 몸통을 이루다 좁아진 형태의 항아리로, 항아리 밑바닥에 ‘순화4년계사태묘제일실향기장최길회조(淳化四年癸巳太廟第一室享器匠崔吉會造)’라고 새겨있다. 이는 ‘고려 성종 12년인 993년 계사년에 고려 태조 왕건의 태묘에 향을 피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뜻이다. 제작년도와 제작자, 용도를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편년 자료이다. 35.2cm의 이 항아리는 문양이 없고 담록빛을 띄는 회갈색 계열의 도자기로 청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기과정을 보여준다.

이번에 보존 처리된 청자 투각고리문 의자는 개성에서 출토된 의자 총 4점 중 하나로, 윗면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몸통에 투각기법(透刻技法, 재료의 면을 도려내거나 깎아서 무늬를 나타내는 조각 기법)으로 활모양을 어긋나게 엮어 놓은 작품이다. 이 청자의자는 고려 귀족들의 화려했던 생활상을 짐작케 하며 청자 제작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어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다. 유약을 바른 색상이 전반적으로 발색이 고르지 않아 상부는 담갈색, 하부는 회청색을 띄며, 굽다리 바닥은 유약을 입히지 않은 상태이다.

보물 제416호 청자 투각고리문 의자의 보존처리 전(왼쪽)과 후의 모습. [사진=강나리 기자]
보물 제416호 청자 투각고리문 의자의 보존처리 전(왼쪽)과 후의 모습. [사진=강나리 기자]

이 두 점은 모두 과거에 수리‧복원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환경변화로 처리재료가 노후화됨에 따라 구조적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를 과학적 분석에 의해 기존 수리 및 복원 상태와 재료를 파악하고 물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접합, 복원 하는 등 보강했으며, 이질감을 주지 않도록 복원부를 중심으로 주변과 유사하게 질감과 색을 맞췄다.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은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상설전 ‘고려’에서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를 공개한다. 또한 재단장한 유물 외에도 과학적 보존처리 과정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기간 중에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국림분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청자 유물의 보존상태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분석 내용, 보존처리 전 과정을 내년에 학술발표와 논문으로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