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에는 황칠가지 달인 물, 참갑오징어 뼈 가루를 지혈제로" 전통지식 발굴
"숙취에는 황칠가지 달인 물, 참갑오징어 뼈 가루를 지혈제로" 전통지식 발굴
  • 김경아 기자
  • abzeus@nate.com
  • 승인 2018.05.16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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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전남 섬 지역 전통지식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 이야기' 펴내

황칠가지 달인 물로 숙취를 풀거나 참갑오징어의 뼈를 갈아 지혈제로 사용하는 등 바닷가 생물자원을 활용했던 전남 섬 지역의 전통지식 2,600여 건이 발굴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과 전통지식의 보호·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에서 구전 전통지식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은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 온 지식, 기술, 관행 등 지적 활동의 산물을 말하며, 식품, 의약, 농업,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되어 형성되어 있다.

연구진은 전라남도 신안·진도·완도군 지역 105개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 300여 명(평균연령 80.9세)과 면담을 통해 생물자원 386종의 전통지식 2,600여 건을 발굴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 섬지역에서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 황칠 등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을 발간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 이 자료집에는 구전 전통지식뿐만 아니라 생물의 사진, 일반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을 담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 섬지역에서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 황칠 등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을 발간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 이 자료집에는 구전 전통지식뿐만 아니라 생물의 사진, 일반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을 담았다.

 

이 중에는 황칠을 활용한 전통지식을 보면 황칠나무 가지를 달인 물은 숙취를 푸는 데 효과가 있다. 황칠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 얻은 진액을 도료로 쓰거나, 종기가 나서 근이 박혔을 때 바른다. 옻처럼 진액을 도료로 이용하는데 건조 후에는 황색(금색)을 띤다. 황칠나무 가지를 말려두었다가 돼지고기를 삶거나 백숙에 넣어 먹으면 기름기가 없어진다. 남부 섬지방에서는 열매가 약재로 고가에 거래되면서 많이 심는다. 황칠나무가 속한 두릅나무과에는 인삼, 오갈피나무, 음나무 등 유용한 약용식물이 많다.

또 참갑오징어 뼈(갑)를 갈아 지혈제로 사용하거나, 미역과 비슷한 해조류인 곰피로 빨래비누를 대신하였다. 참갑오징어 뼈에 있는 탄산칼슘 성분이 지혈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열이 발생하는 탄산칼슘은 혈액의 수분을 증발시켜 혈액을 빠르게 굳게 만든다. 곰피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당이나 지질과 같은 천연 성분이 많아 비누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홍어의 경우 내장으로 끓인 애국은 숙취를 푸는데 효과가 있다. 아이를 낳은 후 삭힌 홍어를 조금 먹으면 오로가 잘 배출된다고 한다.

신안군 도초·비금면, 진도군 도조·임회면, 완도군 보길·소안·청산면 등 해안지역에서는 벼멸구를 퇴치할 때 고래의 한 종인 상괭이의 기름을 사용하고, 산후조리에 즐겨 먹던 미역국에 소고기 대신 생선 조피볼락을 넣었다. 상괭이의 기름에는 살충 성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볼락과 어류인 조피볼락에는 칼슘과 단백질 성분이 소고기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칼슘은 소고기보다 5배 정도 많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 섬지역에서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에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를 15일에 발간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 섬지역에서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에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를 15일에 발간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완도군과 진도군의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순비기나무의 줄기와 잎을 삶아 그 물로 두드러기 등 피부질환을 치료했다는 지식도 있다. 마편초과에 속하는 순비기나무는 폴리페놀, 타우린과 같은 항산화·항균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질환에 이용되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 선조 때의 의학서인 ‘의림촬요(醫林撮要)’에도 순비기나무 열매인 만형자(蔓荊子)를 탈모 치료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에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를 5월 15일에 발간했다. 이 자료집에는 구전 전통지식뿐만 아니라 생물의 사진, 일반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을 담았다.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는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www.nibr.go.kr)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서 볼 수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생물자원과 이와 관련한 전통지식이 산업적으로도 활용 가능한 귀중한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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