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희망뇌를 만드는 브레인트레이너] 인터뷰는 건강한 뇌 활용을 돕는 브레인트레이너가 자신의 경험과 트레이닝 사례를 통해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면 제보바랍니다. ▶ 바로가기

 

“천재 아인슈타인도 평생 자신의 뇌를 10%밖에 사용하지 못했고, 보통 사람들은 5%내외를 사용할 뿐이다”

‘교육특구’라 불리는 서울 강남에서 20년 간 청소년 브레인 코칭을 전문으로 해온 이소희(48) 씨의 어린 시절 기억이다. “제가 7살 때, 나이 차가 많은 큰 오빠가 보던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월간잡지에서 읽었어요. 크면 어릴 때 기억을 잘 못한다는데, 이 말만은 정말 잊히지 않았어요. 저는 세상 어딘가는 뇌를 90%이상 쓰는 방법이 있을 거고, 꼭 그걸 찾아내 체험해 봐야겠다고 결심했죠. 당시에는 뇌교육이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웃음)”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 청소년 브레인 코칭 전문가인 이소희 씨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 청소년 브레인 코칭 전문가인 이소희 씨는 "어릴 때부터 세상 어딘가에 뇌를 90%이상 쓰는 법이 있을 거고, 꼭 찾아내서 체험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안민경 전문기자]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는 인간 뇌 활용에 대한 흔한 상식을 깨고 자신이 어릴 때 결심했던 무한한 뇌 활용에 대한 꿈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최근 뇌 연구자들은 아인슈타인을 인용한 문구에 관해서 ‘사용할수록 무한하게 향상되는 뇌의 능력과 가능성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합니다. 신경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각 영역은 특정한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른 소통을 통해 유기적인 활동으로 필요한 능력을 끌어낸다고 하지요.”

소희 씨에게 청소년기는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사춘기 시절 그는 자아실현에 관심이 많은 조숙한 청소년이었다. “엄마에게 사람은 밥 먹고 살기위해 태어난 존재는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은 그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고 하셨죠.” 그는 중3 겨울방학에 ‘주역’을 읽었고, 고등학교 때는 프로이드와 칼 융의 저서를 많이 보았다. “그 나이만큼 밖에 이해 못했겠지만 제게는 심각했죠.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가슴이 항상 공허했어요.”

늘 우등생이고 모범생이던 그가 고등학교 1학년 진로상담 때 담임선생님께 자퇴를 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담임선생님은 “아무 문제도 없는 아이가 왜 자퇴를 하느냐?”며 펄쩍 뛰었다. 선생님의 설득에 마음을 접었으나, 3학년 때는 설득당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자퇴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명문대 철학과를 나온 담임선생님이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단다. 그러나 선생님은 “다 와가지고 무슨 짓이냐, 부모님께 불효다.”라고 현실적인 설득을 했다. 소희 씨는 “지금도 그런 일이 많을 것”이라며 대학 진학률 등을 고려거나 살아온 관념으로 눌러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지금의 소희 씨라면 어린 소희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네 뇌 안에 답이 있어. 포기하지 말고 답과 해결방법을 찾아. 너 자신을 믿어”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네 뇌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은 뇌교육의 가장 기본 원리라고 했다.

그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고언론학과로 대학을 진학했고, 심리학을 부전공했다. 그리고서 남들처럼 성공을 목표로 뛰었다. “일찍 자수성가한 사람을 모델로 하는 잡지가 있어요. 그 잡지 표지에 나오고 싶었죠.”(웃음)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가 코칭하는 아이들과 함께 했다. [사진=안민경 전문기자]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가 코칭하는 아이들과 함께 했다. [사진=안민경 전문기자]

그러다 1998년 27살 때 소희 씨는 선배의 권유로 청소년 뇌교육 전문 회사에 공채로 입사했다. “오랫동안 잊고 살던 어릴 적 꿈이 떠올랐어요. 내가 얼마나 자기개발을 할 수 있을지 답을 찾았죠.”

그때 당시 회사도 초창기라 청소년 뇌교육 사례를 통해 콘텐츠를 확장해나갔다. “IMF로 인해 대형 학원을 경영하던 분들과 강사들도 많았는데 그 가치를 미처 보지 못하고 떠난 분들이 많아요. 당시에 인프라가 다 갖춰지지 않았어도 저는 꿈을 찾으러 왔기 때문에 매 순간이 행복했어요.”

그는 2011년 브레인트레이너 자격과정이 만들어지고 교육부 승인이 나서 무척 기뻤다고 했다. “뇌 분야에서 유일한 국가공인 자격이죠. 뇌 활용분야가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립된 것입니다. 뇌 활용은 특수한 일부계층만 공유할 분야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뇌를 알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모르고서는 불가능하죠.”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가 일주일 동안 뇌파검사와 컨설팅을 위해 만나는 사람은 어린이부터 청소년이 60명, 그리고 학부모까지 100여 명 이다. 가장 큰 고민은 성적, 진로, 그리고 친구관계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사회성을 기르고 소통, 교류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요구가 많다고 한다. “개별적인 일은 잘하지만 함께하는 부분이 약한 아이들이 많아요. 외동이어서 그렇지 않나 하는데 제가 일하는 강남지역 아이들은 형제가 적지 않아요. '나' 중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자라 협응하거나 나누고 소통하는데 부딪힘이 있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가 학부모 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브레인트레이너 이소희 씨가 학부모 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그가 코칭했던 초등학교 5학년 김영석(가명)학생은 또래에 비해 정서적으로 어리고 감정기복도 심했으며, 말도 어눌했다. 체격은 보통 체격인데 행동은 굼뜨고 힘도 세지도 않아 신체활동지수가 낮은 편이었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는 놀이에 끼어주고 싶지 않은 왕따 아닌 왕따 였고, ‘4차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장기간 치료를 받은 적도 있었다.

“영석이 엄마의 부탁은 ‘아이들 사이에서 두드러지지 않게 눈치 있는 아이가 되게 해 달라’였어요. 외아들인데 아이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커서 엄마가 다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셨죠. 학교 임원을 맡아 반 친구들에게 괴롭히지 말고 잘 놀아달라고 선물공세를 하거나 학교에 기증을 하고, 담임선생님께도 특별히 보호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환경을 극복하고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보호하려 한 거죠.

저와 3년간 브레인 영재수업이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자기 껍질 속에 숨은 아이를 꺼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체험하고 실생활에 가서 실천하는 것까지 수업이었죠. 예를 들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투어를 가면 그냥 견학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할지,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아이들 스스로 질문지를 만들어 답을 찾고, 체험을 서로 나누죠. 그리고 미션을 줍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을 3명 혹은 5명에게 전달하기, 잘 되면 반 친구들 과반수 넘는 자리에서 5분 스피치 하기 등입니다. 어떤 경우는 선생님께 찾아가 양해를 구하는 것부터 미션인데, 기꺼이 승낙해주는 선생님도 계시고 거절하는 분도 계시죠. 그 수업을 하는 동안 영석이의 단점이었던 소통능력이 장점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고등학생이 된 영석 군의 엄마가 전화를 했다. 아이가 교류능력을 인정받아 학교 전교1등~30등까지만 들어가는 인기 동아리에 특별히 들어갔고, 학부모가 참관한 대회에 나와 발표를 했다고 전했다. 청소년 진로, 학교폭력, 게임 중독 등 사회적인 문제를 토론하고 인터뷰해서 보고서를 만들고 봉사활동을 통해 해결하는 동아리인데, 우수한 학생들이 스펙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이었다.

통상 전교 1~2등 학생이 발표하는데, 그가 지도했던 영석 군이 하겠다고 나서서 발표를 맡았다. 말을 유려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따뜻한 말씨로 실수도 인정해가며, 참석자들과 소통하며 진행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다고 한다. 주변에서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느냐? 저런 아들을 둬서 자랑스럽겠다’며 칭찬이 쇄도했다. 영석 군 엄마는 이소희 씨에게 전화해서 “정신적 보약은 미리 먹여야 한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하셨는데 그게 맞았어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소희 씨는 아이들과 함께 뇌교육 헌장 선언을 하며, 뇌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의 가치를 일깨운다고 한다. [사진=안민경 전문기자]
이소희 씨는 아이들과 함께 뇌교육 헌장 선언을 하며, 뇌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의 가치를 일깨운다고 한다. [사진=안민경 전문기자]

한편, 그가 만났던 중학생 이상의 주된 고민은 진로문제였다. 청소년들은 정말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를까?

이소희 씨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개성이 강하고 자기욕구 표현이나 감정을 잘 표출할 줄 알아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발달해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요. 다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반대할 것 같고, 자신이 판단해도 이걸로 사회가 말하는 성공을 하지 못할 것 같다거나 전망이 밝지 않아 도전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접는 게 익숙한 거죠. 그러다 보니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뭘 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합니다.

각종 검사를 요구하는 학부모님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검사의 틀 속에 아이를 맞추려고 해서 문제죠. 부모님들은 자신의 경험과 기준을 가지고 아이를 다루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녀에게 생존력을 키워주려는 사랑인데 아이에게는 속박이 되죠. 그래서 제가 많이 하는 말은 ‘네 안에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가만히 귀기울여봐. 뭘 했을 때 기쁘고 행복한지.’라는 조언을 자주합니다.”

그가 코칭했던 아이 중 8학군에서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었다. “비록 과학고는 아니지만 자사고로 명문학교에 합격해서 주변의 부러움을 샀지요. 그런데 아이는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항상 공허함과 결핍을 호소했어요. 늘 성적이 떨어질까 고심했지만 막상 성적이 잘 나와도 행복하지 않은 겁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공부 잘 하는 것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열린 사고를 하는 분이죠.

그래서 자유학년제 대안학교에서 1년 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도전하면서 꿈을 찾는 건 어떤지 소개했어요. 선뜻 선택하고, 그 학교에서 다양한 도전 끝에 애니메이션 웹툰 멘토를 만나 자신이 정말 몰입할 수 있는 꿈을 찾았죠. 1년 후 고등학교로 복학했을 때 첫 전국 모의고사에서 상위 1% 안에 들었어요. 아이가 대학 진학 방향도 잡았는데 학교에서는 ‘왜 거길 가느냐?’며 명문대에 보내려 한답니다. 가끔 우리는 스티븐 스필버그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뛰어넘을만한 아이의 재능을 묻어버리는 게 아닐까 염려됩니다.”라고 했다.

소희 씨의 좌우명은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라고 한다. 이는 뇌교육 BOS 법칙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창조’라는 말에 담긴 의미와 그 가능성이 주는 에너지를 무척 좋아합니다. 인간 고유의 고등영역인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상상하고 그리고, 의식의 집중이라는 과정이 더해져 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뤄가는 것이죠. 자신의 일상과 삶속에서 원하는 그림을 그려 갈수 있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음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청소년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레인 코칭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원리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