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국학원은 국학운동의 일환으로 해마다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 국경일에 기념행사와 함께 강연회를 개최해 국경일의 의미를 도민에게 알렸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청소년 화랑도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화랑도의 현대적 의미를 모색하는 일을 추진했다. 경북국학원 박혜숙 사무처장(50)은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박혜숙 사무처장을 만나 경북국학원이 추진하는 국학운동과 2018년의 계획 등을 듣는다.

▶ 지난해에 국경일 행사에다 국학교육, 학술대회까지 개최하여 무척 바빴을 것 같습니다.

매년 바쁘게 보냈는데, 특히 지난해는 바쁘게 일한 해였던 같아요. 11월에는 경주에서 청소년 화랑도 학술대회를 처음 개최하여 그 준비에 정성을 쏟다 보니 한해가 다 갔습니다.

▲ 경북국학원 박혜숙 사무처장은 경북이 선도문화의 현대적 부흥지가 되는 게 꿈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 경북 국학원 사무처장으로는 언제부터 일하기 시작했나요?

햇수로 올해 13년째입니다. 경북 국학원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몇 개월 만에 운영이사가 됐습니다. 당시는 운영이사가 지금의 사무처장 업무를 하던 때였습니다. 1년 전에 사무처장으로 직책명이 바뀌었고 지금까지 계속 일해 왔습니다.

▶ 13년이면 많은 일을 하셨을 텐데요. 가장 뜻 깊은 일을 꼽는다면요.

2013년 안동 국학원과 함께 안동시 평화동에 천부경비를 건립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천부경비 건립 전에 인류의 시원을 말해 주는 ‘마고’를 기념하기 위해 안동시에서는 마고동천 비석을 세울 터를 정해 주었고, 국학원은 ‘마고’의 역사적 유래와 의미를 제공했습니다. 그 후에 안동 국학원이 추진하고 경북 국학원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마고동천 비석과 마고정 정자가 있는 마무골 공원에 천부경비를 세우고 선도문화 스토리텔링 벽화거리 조성을 하였습니다. 전국적으로는 19번째 세워진 천부경비입니다. 이어서 경산시에도 시에서 부지와 천부경비, 정자와 둘레길까지 조성해서 천부경비를 건립했습니다.

천부경비 건립사업은 국학원에서 전국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요. 우리민족의 천지인 사상과 홍익정신이 근간이 된 경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부경은 1만 년 전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한자로 옮겨 전해오는 경전이지요. 우주만물의 생성 원리과 인간완성의 원리가 담긴 한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을 비석으로 세운다는 것은 민족정신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전통문화를 중요시하는 우리 경북의 각 시ㆍ군에 하나씩 세울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북 국학원에서 계속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경북 국학원이 매년 국경일 행사를 알차게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3대 국경일인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행사를 매년 도청과 시청에서 지원을 받아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국경일 경축행사를 의식행사 위주가 아니라, 국경일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는 특강 및 교육과 연결해서 진행합니다. 3·1 만세 운동이 왜 일어났는지, 진정한 광복이 무엇인지, 개천절의 역사적 유래와 진정한 의미를 함께 알려주는 교육을 하는 겁니다.

특히 개천절에는 개천문화대축제를 개최해 국조단군과 홍익인간 사상 등을 알립니다. 지난해 안동에서‘단기 4350년 개천문화대축제’를 개최했는데, 김성진 안동시 의장, 이영식 경상북도 의원, 이동수 안동시 유교문화협회장, 이재업 경북유교문화재단 이사장 등 내외빈과 안동시민 300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내외빈 중에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을 국학원이 대신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 국학원에서 공개강연회와 역사교실도 꾸준히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청소년 화랑도 학술대회는 올해도 계획하고 있습니까?

지난 8년 동안 도비 지원을 받아, 시민 대상 공개강연회와 청소년 대상 역사교실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그리고 제1회 청소년 화랑도학술대회는 경주시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고,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진을 비롯하여 많은 분이 도와 성공리에 개최되었습니다.

학술 발표뿐만 아니라 화랑도의 정신을 계승한 현대 무예와 청소년 생활체육을 보여줄 수 있는 단무도 천부신공의 시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의 HSP12단 시범, 월성초등학교 국학기공스포츠클럽 동아리 시범 등의 문화행사도 함께 진행되어서 좋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청소년 화랑도 학술대회는 새로운 형태로 매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가까이 다가가는 학술대회를 기획하려고 합니다.

▲ 경북국학원은 시민 대상 공개강연회와 청소년 대상 역사교실을 8년 넘게 개최했다. <사진=박혜숙>

▶ 경북국학원은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와 MOU를 체결해서 국학기공을 보급합니다. 그 전에 2년 동안 노인회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르신들에게 기공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도록 해왔습니다. 그래서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 경북국학원, 경북국학기공협회 3개 단체가 함께 MOU를 체결했습니다. 경북국학기공협회와 수년 간 함께 협력해온 결과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에서 어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국학원이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2018년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경북에는 7,800개 경로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어른들의 심신 건강과 어르신들의 지혜로 전해주는 인성강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노노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한국노총경북지역본부와 경북국학원, 경북국학기공협회, 지구시민운동연합 경북지부가 협약을 맺고 한국노총 임직원, 기업체 연수를 하고, 지구시민사업장으로 연결하고 복지차원에서 가족인성캠프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경북 국학원이 많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요?

오랫동안 지역사회에서 국학활동과 홍익실천을 해 오면서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그리고 기업체들과 네트워크와 신뢰관계가 구축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경북국학원의 활동가들과 강사들이 정말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잘 맞아서 하나로 움직입니다.

▶ 사무처장님이 경북지역에서 소문난 명강사라고 하던데요.

국학원 사무처장으로 있다 보니까 강의요청이 많이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국학교육을 일환으로‘소통과 힐링’을 주제로 한 리더십 교육을 관공서에서 많이 했고, 또 4년 동안 1주일에 두 번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인성교육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상주교도소에서 인성교육을 합니다. 요즘은 ‘120세 인생’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노인대학과 한국 노총 지부 임원진, 그리고 LG이노텍, LG전자 와 같은 기업체에서 강연을 합니다.

▶외부 활동을 많이 하다보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으시겠어요.

예, 남편과 아이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했고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많이 이해해 주고 또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딸이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를 다녔어요. 처음에는 제 권유 때문에 마지못해 입학했던 딸아이가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게 되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딸아이의 변화로 가족들이 저의 활동을 더 지지하게 되었고요.

요즘은 오히려 딸의 위로와 격려를 받습니다. 가끔 제가 힘들어 하는 것이 딸아이에게도 느껴졌는지 하루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집에서도 우리 둘을 키울 때도 힘들어서 많이 우셨잖아요. 그런데 지구를 구하는 일이 안 힘들 수가 없잖아요. 힘들 때 우리에게 이야기하세요. 저희가 다 들어드릴게요. 엄마는 밝은 빛인데 집으로 들어오면 세상이 그만큼 어두워질 텐데 괜찮겠어요?” 이제는 딸 아이 때문에라도 집에만 있을 수 없습니다. 하하.

▲ 박혜숙 경북국학원 사무처장은 올해 장생철학과 장생생활을 120세 강의와 교육을 통해서 경북 도민들에게 알리고, 그러한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사진=박혜숙>


▶ 이런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는 온실 속에 화초처럼 살았습니다.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고,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아이가 먹는 음식을 모두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는 완벽주의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나중에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안한 엄마, 명상하는 엄마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단학수련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남편이 먼저 단학수련을 하고 있었거든요.

단학수련 과정에서 민족혼 수련을 받고 스스로 깨친 바가 있었습니다. 내 아이를 정말 잘 키우려면 세상을 바꾸어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정신도, 교육도, 자연환경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 남편과 아이들이 만류를 했지만 단학수련으로 몸이 좋아지고 무엇보다 그 일을 즐거워하니까 마지못해 동의해 주었습니다. 제 마음에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단지 아내와 엄마가 아니라, 영혼으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제 그런 진심이 조금씩 받아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왕이면 큰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민족을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가족을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 2018년 경북국학원은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요?

올해는 노인대학, 한국노총, 기업체, 관공서 등에 나갈 전문 강사를 50명 양성하려고 합니다. 전문트레이너를 10명 양성하여 내실화를 기하고, 국학원 운영을 함께할 운영위원을 전국에서 10명, 경북에서 100명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운영위원을 확보하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시민강좌 운영, 소외계층 지원,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 국경일 행사 개최 등 지역과 밀착하여 다양한 국학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는 저는 경북이 선도문화의 현대적인 부흥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철학과 방법이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는 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도문화는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장생문화입니다. 장생철학과 장생생활을 120세 강의와 교육을 통해서 경북 도민들에게 알리고, 그러한 문화를 확산하고 싶습니다. 특히 경북에는 농촌이 많아 노인인구가 많아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장생문화로 선도문화를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모델 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북 국학원이 추구하는 올해의 방향입니다.

▶ 올해 개인적인 계획도 여쭤 볼까요?

저는 사람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국학을 알리며 일하는 파트너들이 좋았고, 또 국학을 알리며 만난 사람들이 좋았습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고요. 좋은 사람들이 만나서 좋은 일을 해서 좋은 사람이 많이 생기도록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홍익입니다. 올해도 열심히 많이 만나야지요.

국학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알리고 싶어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에 입학했었습니다. 국학으로는 유일하게 석박사 과정이 있는 곳이라서요. 요즘 바빠서 학업을 중단했는데 곧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가 보통 1년에 5~7만 km을 이동하는데 차안에서 휴식하고 사무를 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짬짬이 자투리 시간을 내서 1분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합니다. 올해는 체력단련에 더 집중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더 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을 비워내는 명상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