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의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이와 관련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가야문화권은 한국 고대사 규명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에도 신라나 백제에 비해 조사를 비롯한 연구와 유적 정비가 많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고고학적 자료가 부족하여 앞으로 조사와 연구의 확대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 7월 국립문화재연구소(경주, 가야, 나주연구소 포함)와 함께 내부 임시조직을 운영하면서, 가야사·고고학 분야 등의 간담회, 지자체 관계관회의, 민간 자문위 구성·운영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행계획을 다음과 같이 마련하고, 향후 추진과정에서도 전문가 자문 등을 받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연구를 하기로 했다.

▲ 현재 경남 산청에 위치한 금관가야 마지막 왕 구형왕의 왕릉. <사진=강나리 기자>

세부 실행계획은 크게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우선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가야문화권 조사 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가야 유적과 유물자료를 모은 후 목록을 만들고, 문헌사료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가야와 관련한 조사 및 연구 자료를 수집하여 주제별, 종류별, 연대별로 정리한 ‘가야 총서’를 2018년까지 발간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가야 역사의 실체를 규명할 연구를 활성화 하는 것이다. 추정왕궁지인 김해와 호남동부, 대가야(경북 고령), 아라가야(경남 함안)권 등 중요 유적에 대한 발굴 조사를 실시해 유적을 지정하거나 정비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 가야문화권의 대내외 교류관계와 토기나 철기 같은 가야 유물의 생산기술과 유통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보다 심화된 연구도 실시할 것이다. 또한, 가야 유적을 비롯한 전북권역의 고대문화 실체규명을 위한 조사연구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가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가야와 관련한 중요 유물과 유적들은 충분한 검토를 통해 가치가 새롭게 규명된 경우 문화재 지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또한, 김해대성동고분군 등 영남지역 가야고분군이 2019년 이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후 호남지역의 가야고분군도 확장 등재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향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연 125억 원 선인 사적 보수정비에 대한 지원액을 내년에는 145억 원으로 증액했다. 함안 말이산 노출전시관 건립 추진 등, 가야 유적을 적극적으로 보수 정비해 국민이 가야문화를 손쉽게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문화재청은 발굴현장 탐방이나 생생문화재 사업과 연계한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민이 가야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영호남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누구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하여 ‘사라진 역사, 미완의 문명’이 아닌 한반도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었던 가야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