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유난한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졌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건강을 잃기 쉬운 어르신들이 체조와 웃음으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 있다. 은평구 은평시립노인복지관과 갈현노인복지관, 신사노인복지관, 불광노인복지관이다.

▲ 은평구 불광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은평구 국학기공협회 제공>

이들 복지관에는 올해 3월부터 은평구 국학기공협회 강사들이 매주 찾아와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을 연다. 은평구 주민참여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건강교실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각 복지관에서 신청하여 참여하고 있다. 12회 씩 3분기 총 36회를 운영하는데, 이번 8월로 각기 2분기 수업을 마쳤고 세 번째 분기가 12월까지 이어진다.

현재까지 3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을 찾는 어르신들의 호응도가 높다. 삼복더위에도 빠짐없이 체조교실을 찾은 어르신들은 “매일 매일 하고 싶다.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해야지. 우리는 참으로 복 받은 사람이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고 결리던 것이 풀리고 가벼워지니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어 좋다.”며 가까운 친구, 이웃의 손을 잡고 찾는다. 어르신들은 어떤 운동을 하고 있을까?

▲ 갈현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오현옥 강사의 구령에 맞춰 배꼽힐링 체조를 하고 있다.<사진=본인 제공>

이번 사업을 기획한 은평구국학기공협회 김미화 팀장은 “지난해 은평구청(구청장 김우영)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사업’ 공모를 했다. 그때 은평구민, 특히 어르신들이 손쉽게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배꼽힐링 백세교실을 제안하게 되었다.”고 했다.  

배꼽힐링 건강법은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운동법으로 생명의 첫 연결점인 배꼽을 중심으로 가볍게 자극하여 장을 풀어 주는 것이다. 장의 혈액순환을 돕고 복부 온도를 높여 면역력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 은평국학기공협회 김미화 팀장(사진)은 어르신 건강을 위해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을 제안하여 은평구천 주민참여사업으로 선정, 올해 시행하고 있다. 김미화 팀장이 배꼽힐링 건강법을 위한 도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은평구 국학기공협회 제공>

김 팀장은 “우리 건강백세교실 슬로건이 ‘행복호르몬 퐁퐁! 면역세포 쑥쑥’이다. 장에서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90%이상 나오는데 배꼽힐링을 하면 어르신들이 웃음이 자꾸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현재 4개 복지관에는 고정숙 강사, 박은숙 강사, 오현옥 강사, 정영일 은평구국학기공회장이 주강사로 교실을 운영하고, 보조강사들이 진행을 한다. 또한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 활동은 은평사랑봉사단이 함께 참여한다.

▲ 은평구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을 운영하는 주강사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정영일 은평국학기공협회장(은평시립노인복지관), 오현옥 강사(갈현노인복지관), 박은숙 강사(신사노인복지관), 고정숙 강사(불광노인복지관). <사진=은평구 국학기공협회 제공>

신사복지관 주강사인 박은숙 강사는 “매주 화요일에 찾아가는데 제가 사는 동네 어르신들이어서 더 마음이 설렌다. 어머니 아버지 같아 어르신들 손을 잡으면 어색해하셨는데, 이제는 ‘우리 같은 늙은이를 반겨주고 건강하게 좋은 것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고 안아주신다.”고 했다.

박 강사는 최근 기쁜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무릎이 안좋아 거동이 불편했던 분이 이제는 매트에 내려와서 운동을 하신다. 항상 속이 답답했는데 변도 잘 보고 지금은 날아갈 것 같이 가볍다고 하고 의사가 약도 줄여주었다고 이웃 분 손을 잡고 오셨다”

불광복지관 고정숙 강사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변비가 없어졌다. 화장실 가는 게 쉬워졌다. 소화가 잘 된다’는 소감들을 서로 나누신다. 이제는 미처 등록 못하신 분들이 대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며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정원으로 운영되어 어르신들과 복지관 담당자도 아쉬워한다.”고 했다.

▲ 은평구 '배꼽힐링 백세건강교실'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은평시립노인복지관에서 정영일 회장의 구령에 맞춰 배꼽힐링 체조를 하는 어르신들.

건강체조와 배꼽힐링, 호흡명상으로 어르신들이 무리 없이 꾸준하게 생활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을 전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다양한 희소식도 들려온다고. 갈현복지관에서는 “뇌수술을 하고 매년 정기 검사를 하는 어르신이 높았던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치까지 내려왔다.”는 어르신도 나왔다.

2015년 유엔통계에 따르면 100세가 넘는 지구인은 50만 명으로 20년 전보다 4배 증가했다고 한다. 2050년 전 세계 65세 이상가 전체인구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견되는데, 같은 때 우리나라는 36%, 일본은 40%가 될 전망이다. 인구백세시대로 빠르게 진입하는 대한민국에서 질병에 대한 의료혜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건강시스템이다. 지역사회의 복지관 또는 문화시설을 통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며,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