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부여군(군수 이용우)은 충남 부여의 능산리 고분군 서쪽지역에서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고분 4기의 실체를 확인하고,  3개의 고분을 추가로 발견했다.  또한, 기존 4기의 고분 중 대일항쟁기에 발굴된 적이 있던 고분 1기를 재발굴 조사하고, 또다른 고분 1기를 추가로 발굴조사하여 이 두 고분이 왕릉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

▲ 능산리 고분군(서고분군). <사진=문화재청>

1917년 발굴조사 결과보고서인 '대정6년도 고적조사보고大正6年度古蹟調査報告(1920)'에는 능산리 왕릉군 서쪽에 왕릉에 버금가는 고분 4기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은 대일항쟁기에 3차례(1915년, 1917년, 1937년)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총 15기의 고분이 확인됐다.  1960년대에 봉분을 정비하다가 고분 2기가 추가로 확인되어 현재까지는 총 17기의 고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지난 6월부터 조사를 진행하여 고분 3기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하고,  발굴조사된 고분 2기는 왕릉급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능산리 고분군은 지난해 7월 백제 왕릉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다른 백제 유적들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바 있다.

▲ 8호분 내부 모습. <사진=문화재청>

이번에 발굴조사한 2기(8호분과 10호분)는 지름이 15~20m 정도 길이의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굴식돌방무덤) 구조이다.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 확인되는 호석(護石)이 두 고분 다 봉분 바깥으로 둘러져 있었고, 연도(羨道) 문 밖에서는 옻칠과 함께 금으로 도금된 목관 조각과 금동 못 등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목관의 소재도 수종 분석 결과 고급나무인 금송(金松)으로 확인되었다. 금송으로 목관을 짠 사례는 공주 무령왕릉 등 왕릉에서 주로 발견되어, 이번에 조사한 고분 2기도 모두 백제 시대 왕릉급 고분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특히  봉분의 모양, 호석, 묘광과 석실 등 조성 당시의 원형이 대체로 남아 있어 이번에 발굴한 고분 2기는 백제 왕릉급 고분의 규모와 축조기법, 조성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 가치도 매우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이번 고분 발굴 성과를 토대로 능산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해나가는 한편, 조사 결과를 기본 지침으로 하여 고분군 정비ㆍ복원과 관리 방안을 수립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를 통해 능산리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한층 드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