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오는 5월 24일부터 6월 12일까지 3주간 휴관일 없이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는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특별전시회다.  

 반가사유상이라는 불상 형식을 매개로 한일 두 나라가 공유한 불교 사상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이하 국보 78호 상)과 일본의 국보 주구사[中宮寺] 반가사유상(이하 주구사 상)이 최초로 한 자리에서 만난다. 

▲ 한국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전시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보 78호 상은 6세기에 제작된 삼국시대 불교조각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또한 일본의 국보 주구사[中宮寺] 상은 7세기 아스카[飛鳥]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품이다. 하나는 금동으로 주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녹나무(樟木)를 깎아 만든 것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두 작품은 당시 유행한 미륵 신앙을 바탕으로 조성된 반가사유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비록 겉모습은 달라 보이지만 제작의 속뜻이 같은 두 반가사유상은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오랜 문화 교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증표(證票)이기도 하다.

 전시기간 중에는 2차례의 전시 연계 강연회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연다. 전시 시작일인 5월 24일 10시에는 오하시 가쓰아키[大橋一章] 와세다[早稲田] 대학 명예교수가 한국과 일본 고대 불교 미술 교류를 중심으로 "백제의 불교 전래와 일본 불교미술의 성립"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다. 

. 6월 3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2차 강연회에서는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이 "한국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주구사 목조반가사유상”이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두 반가사유상을 심도 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3주간이라는 짧은 전시기간을 감안하여 이번 특별전은 휴관일 없이 전시 전 기간 관람할 수 있다(단, 상설전시는 매주 월요일 휴관). 또한 두 반가사유상의 특별한 만남은 일본에서도 3주간 이어진다. 서울 전시가 끝난 뒤 이 전시는 "미소의 부처 – 두 반가사유상 – (ほほえみの御仏 – 二つの半跏思惟像 – )"이라는 제목으로 6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본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반가((半跏) 는 왼쪽 다리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을 말하며, 사유(思惟)는 고개 숙인 얼굴의 뺨에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대어 깊은 사색에 잠긴 모습을 뜻한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란 반가부좌를 하고 깊은 사색을 하는 보살상을 일컫는다.  이 반가사유상은 석가모니가 태자였던 시절에 나무 아래에서 인생무상에 대하여 깊은 사유에 잠겼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두 나라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한일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처음 만나는 이 자리가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이해하고 우호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