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말 1980년대초 이후 등장한 선도수련단체들은 대체로 국내에서 기반을 확보한 후 해외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단학은 규모나 운영 면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하였다. 단학(국외용 호칭은 ‘단요가Dahn Yoga’)의 해외 진출은 1991년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비롯되었는데, 1993년 일지선사가 직접 미국 개척에 나서면서부터 본격화되었으며 1997년·1998년 무렵 미국사회내 뇌호흡수련법의 보급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65)

▲ 정경희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교수
뇌호흡 수련법이나 뇌교육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서구사회에서 더 환영받은 측면이 있다. 이성적인 서구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단전',  '마음'이라는 개념보다 눈에 보이는 '뇌'를 가지고 접근해 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66)  곧 기존에 미국에 상륙하여 대중적 바람을 일으켰던 동양의 영적인 가르침과 수련법들이 신비주의의 면모를 갖고 있었던 반면 단학은 뇌교육과 같이 현대적인 방식으로 접근, 동양사상이나 수련법이 갖는 생래적 신비주의의 한계를 극복했던 측면이 있었고 이것이 미국인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갔던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67)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는 한국사회에서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가능하게 하였을 뿐아니라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선도의 세계적 확산을 가능케 한 주된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단학이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던 뉴에이지문화의 요소를 대폭 수용하거나 미국인들이 익숙한 요가수련법 등을 적극 수용하였던 점이 성공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68) 이는 단학이 미국 진출을 위해 뇌교육과 함께 힐링차크라 수련법의 보급에 주력하였던 점을69) 지적한 것이다. '힐링차크라'라는 이름만 들으면 얼핏 요가식 수련법으로 생각되고 또 미국인들에게 익숙한 뉴에이지문화의 일요소인 요가식 수련법을 보급함으로써 미국사회에 용이한 진출을 꾀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힐링차크라 수련법을 살펴 보면 한국선도 고유의 삼원사상과 지감 조식 금촉 수련론에 입각한 전형적인 선도수련법으로 체계화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70) 선도수련법에 익숙치않은 미국인들을 위해 그들에게 익숙한 요가풍의 개념이나 형식을 차용한 측면이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형적인 선도수련법인 것이다.

단학의 힐링차크라 수련법이 보여주는 이러한 양면성은 단학이 중국도교의 개념이나 형식을 차용하는 방식과도 매우 흡사하다. 단학은 초창기 이래 중국도교 내단수련법 중의 '정충(精充) 기장(氣壯) 신명(神明)'이라는 용어를 차용해오고 있는데,71) 이는 내용적으로는 한국선도의 '지감·조식·금촉'의 의미에 다름아니다. 단학 초창기 중국도교의 내단수련이 기수련의 대명사격으로 인식되며 한국선도수련에 대한 인식은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널리 알려진 중국도교식 용어나 개념을 차용하되 내용적으로는 고유 수련법을 따랐다. 곧 단학이 사용한 '정충ㆍ기장ㆍ신명'은 실상 ‘지감=신명, 조식=기장, 금촉=정충’의 의미였으며 중국 내단사상의 전형적인 ‘정충ㆍ기장ㆍ신명’ 수련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72) 이렇게 단학은 선도수련법의 원론을 고수하면서도 외래의 수련·명상 관련 개념이나 형식을 널리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였는데, 이는 단학의 세계적 확산을 가능하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단학의 세계 진출에는 뇌교육이나 힐링차크라 수련법 등이 활용되었는데, 이중에서도 단연 뇌교육이 중심이었다.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뇌교육은 2008년 무렵부터는 유엔에서의 활동을 통해 그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가게 된다.73) 유엔활동을 계기로 미국사회 내에서 뇌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74) 이러한 관심은 국내로 역수입, 뇌교육은 태권도와 같은 새로운 한류로 인식되면서75)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76)
이처럼 단학은 2000년대에 이르러 뇌교육을 매개로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는데 2010년대부터는 새롭게 등장한 생명전자수련법이 뇌교육과 함께 널리 활용되었다. 뇌교육도 물론 개인 수련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성통’) 전체 사회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지만(‘공완’) 생명전자수련법 또한 그러하였다. 특히 생명전자수련법이 제시되면서 이를 매개로 전체 인류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책자나77) 다큐멘터리 영상물78) 등이 나왔는데, ‘체인지                        Change’라는 책 제목, 또 ‘체인지                        Change, 생명전자의 효과’라는 영상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전자수련법을 통해 전체 인류가 각성, 현대 문명이 상극·대립에서 상생·조화로 대전환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수련법의 변화 속에서도 성통·공완의 틀이 지켜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생명전자수련법 보급 단계에 이르러 온라인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단학은 이전부터라도 수련법 보급 등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왔는데 생명전자수련법 등장을 즈음해서는 ‘멘탈헬스방송’(‘생명전자방송국’을 거쳐 ‘힐링명상체인지TV방송국’으로 개칭)을 통해 온라인의 비중을 더욱 높였다.79) 현재 온라인 형태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추세를 따른 것이다.
이상에서 단학이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에 기반하여 2000년대 무렵부터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살펴 보았다. 뇌교육은 뇌과학을 선도해가고 있던 서구사회에서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되었고 2000년대말 무렵부터는 유엔활동을 통해 그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2010년대부터는 생명전자수련법이 뇌교육과 함께 선도 보급의 새로운 매개가 되었다.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나 세계화 양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측면의 분석이 가능할 것이나 본고에서는 주로 선도 기학이나 선도수련법 등 선도의 ‘현대화’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였다. 한국선도의 ‘성통․공완’ 사상에 의하면 선도수련(‘성통’)은 사회적 실천(‘공완’, ‘홍익인간·재세이화’)과 하나로 연동되어 있기에, 선도수련문화의 확산은 단순한 수련법 보급의 문제가 아니라 ‘홍익인간 재세이화’라는 선도적 실천의 문제가 된다. 곧 선도수련문화의 확산 현상이 갖는 현실적인 의미는 선도실천운동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선도수련문화 확산의 현실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한문화운동, 국학운동, 지구인운동 등 선도실천운동 및 이를 둘러싼 공방 문제는 지면상의 한계로 본고에서는 다루지 못하였고 별고에서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주

65)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47-749.
66)「월요인터뷰; 이승헌 총장의 ‘뇌교육’…미국선 인정받는데 한국에선 오해받기도」《한국경제》2007. 5. 13.
67)백세곤, 앞의 글, pp.88-89.
68)백세곤, 같은 글, pp.89-90, p.99.
69)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748.
70)이승헌,『힐링차크라』(서울: 한문화, 2002), p.33, pp.41-48.
71)이승헌,『단학』(서울: 한문화, 2002), pp.99-101 ;『뇌호흡』(서울: 한문화, 2002), pp.76-78.
72)정경희, 한국의 선도수행으로 바라본 중국의 내단 수행」,『선도문화』13 참조.
73)2008년 ‘국제뇌교육협회(IBREA)’의 주도로 유엔본부에서 뇌과학자, 교육학자, 유엔대사 등 세계 10개국의 5백여명과 함께 미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뇌교육을 세계 교육계에 제시하는 ‘국제뇌교육컨퍼런스’가 개최된 이래(「유엔본부서 ‘국제 뇌교육 콘퍼런스’」,《문화일보》2008. 6. 24.);「특집기획 ‘21세기 신인류 두뇌짱의 시대’,《주간조선》2008. 8. 4. ) 지속적으로 유엔에서 국제세미나가 개최되었고 2011년에는 중남미 엘살바도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뇌교육 시범프로젝트’ 성공 사례가 유엔본부에서 발표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유럽의 독일 등지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뇌교육' 엘살바도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인성교육 시행- 세계로 확산되는 한국식 명상」,《브레인미디어》2014. 6. 5.).
74)2007년 이래 워싱턴 D.C, 뉴욕, 산타페 등 미국내 26여개 도시에 ‘일지 이승헌의 날’ 또는 ‘뇌교육의 날’, ‘국제뇌교육협회의 날’ 등이 제정되었다.(「미국서 한국인 ‘이승헌박사의 날’ 지정」,《연합뉴스》2007. 4. 11.;「美 산타페市 '뇌교육의 날' 선포」,《한국경제》2011. 12. 20. ; 「26개 도시 뇌교육의 날 지정 "인간의 삶 개선한 공로"-미국 버지니아 주 3곳, 6월 29일을 뇌교육의 날로 선포」,《브레인》2013. 7. 3. 등)
75)「뇌교육, 태권도처럼 수출할 것」,《동아일보》 2009. 2. 20. ; 「이승헌 총장 “뇌교육 통해 홍익정신 전세계에 전파”」,《경향신문》2009. 3. 5. ; 「뇌교육, 한류가 되다」,《시사저널》2009. 8. 26. ;「‘뇌 융합시대’ 두뇌산업 미래를 본다」,《문화일보》2012. 4. 18. ;「국내 뇌교육, 세계 곳곳 효과 -UN 인증 추진」,《MBC TV -뉴스투데이》 2012. 1. 18.
76)유엔활동을 통한 성과에 주목한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12년 뇌교육을 ‘글로벌교육지원사업’으로 선정, 뇌교육은 교육지원사업의 형태로 엘살바도르 교육부를 통해 지원되었다.(「엘살바도르 글로리아 뮐러 교장, 중남미 뇌교육 홍보대사에 위촉」,《연합뉴스 보도자료》2013. 8. 23. ;「엘살바도르 177개 학교, 1800여 명 교사에게 뇌교육 보급 확정」,《브레인》2013. 11. 8. )
77)이승헌,『세도나 스토리』(서울; 한문화, 2011) ;『변화』(서울; 한문화, 2013). 『세도나스토리』는 한국인 최초로 미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이승헌 총장, ‘세도나 스토리’ 출판기념회 열어 -한국인 최초 미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선정 및 한·미·일 100회 이상 강연회 기념」,《세계일보》2012. 11. 2.).
78)『변화』(2013)에 기반하여 제작된 ‘체인지, 생명전자의 효과’라는 다큐멘터리 영상물은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영성·종교·미래 국제영화제(IFFSRV)에서 골드어워드 및 5개 부문상을 시상하였다.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이 만든 다큐 ‘국제영화제 페스티벌’ 5개 부문 수상」,《동아일보》2013. 11. 30. )
79)http://www.            changetv.kr(접근일: 2015년 1월 25일)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4>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5>누구나 기감각을 터득하여 내면의 생명력을 찾도록 규격화ㆍ 표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