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사는 일은 헐벗음과 굶주림에서 뿐만이 아니라 억울함과 무서움에서도 벗어나는 일입니다. 안정을 지키면서 변화를 맞을 슬기를 주는 저력, 그것은 곧 문화입니다."

1970년대에 창간된 잡지 '뿌리깊은나무' 발행인 고(故) 한창기(1936~1997·사진) 선생이 ‘문화의 힘’을 강조한 창간사 글이다.

한창기 선생은 전남 보성 벌교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법조계가 아닌 출판계로 진출, 1976년 한국 잡지사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뿌리 깊은 나무'를 발행하는 등 한국잡지 문화를 선도했다.

순천시는 한창기 선생이 평생동안 모은 문화재 6500여점을 영구 기증받고 그중에서 800여점을 상시 관람할 수 있는 '뿌리 깊은 나무 박물관'을 21일 개관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전체면적 1736㎡에 박물관 1동과 한국의 전통 한옥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한옥 8채로 구성됐다.

박물관은 유물전시실과 야외전시 전통한옥으로 나누어지며 유물전시실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세미나실로 야외전시실은 석탑 등 석조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유물은 청동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약 70여 점의 토기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기와류는 고구려에서 조선시대까지 약 50여 점의 유물, 옹기류는 실생활에서 쓰였던 것으로 옹기 연통 뚜껑이나 옹기양념단지, 옹기 자라병이 있다.

불교 제례의식에 쓰인 금고와 바라, 은으로 만들어진 은제유개병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가치 있는 유물 중 하나이다.

또한, 민속장에는 조선시대부터 쓰였던 계량 도구, 제등, 신발, 이불 등 여러 가지 민속품과 백자, 청자, 김홍도의 낙관이 있는 창해낭구도 작품이 있다. 그리고 정순왕후의 장례식을 담은 국장행렬도인 ‘정순왕후국장반차도’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기획전시실에는 조선시대 선조 임금이 직접 쓴 글씨와 삼국지 옥련몽 등 한글소설과 조선후기 인쇄술을 살펴볼 수 있는 한글 목판 등이 있다.

문의 ☎(061)749-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