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성과 현대성이 조화를 이루는 이예상 작가의 독창적인 민화회화 전시 ‘빛의 정원’展이 오는 12월 3일부터 7일까지 충남 천안 삼거리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예상 작가는 전통 민화의 상징을 기반으로, 꽃, 잉어, 호랑이 등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빛, 감정, 의식을 결합한 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인간의 내면과 생명 에너지를 ‘정원’이라는 공간적 은유로 풀어냈다.
작가는 “우리는 빛을 되찾는 존재가 아니라 본래 빛임을 알아차리는 존재이다. 감정 에너지를 억누르지 않고 흐르게 할 때 그 흐름이 각자 다른 형태의 현실을 만들 수 있다”라는 자신의 철학을 전했다.
그의 작품에서 꽃은 내면의 빛이 피어나는 순간을, 잉어는 변화와 도약의 에너지를, 호랑이는 본래적 힘과 자각의 순간을 상징한다.
전시 작품 중 ‘내 안의 호랑이-내면의 힘을 깨우다’를 살펴보면, 전통 민화에서 호랑이는 벽사와 보호의 상징이지만 작가는 이를 내면의 본래적 힘으로 재해석했다. 힘차게 흐르는 곡선과 빛나는 색채는 감정이 막힘 없이 흘러 존재로서 깨어나는 순간을 담았다. 호랑이의 눈빛은 두려움을 넘어서 빛으로 서는 용기, 즉 현실을 창조하는 주체로서의 자각을 표현했다.

또한, ‘꽃나무와 나비들-빛으로서 세상에 펼치다’에서 꽃나무는 민화에서 생명의 근원과 번성의 기운을 상징하나 작가는 이를 존재의 중심에서 피어나는 빛으로 해석했다.
꽃나무 가지마다 피어난 꽃은 감정이 흐르고 막힘없이 풀릴 때 드러나는 본래의 아름다움이며, 그 꽃에 이끌려 춤추듯 날아다니는 나비들은 의식의 확장과 감정의 미세한 파동, 그리고 현실로 펼쳐지는 수많은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예상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예기치 못한 감정의 파동들을 깊이 경험했다고 밝혔다. “내면에 오래 눌러둔 감정의 결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많았다. 감정을 억눌렀을 때 꽃이 잘 열리지 않았는데 감정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꽃잎의 결이 부드럽게 살아났다. 나비의 날갯짓을 그리던 날에는 가슴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잉어를 그리는 과정에서 감정이 밑에서부터 위로 천천히 올라오는 흐름이 물결의 선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작가는 특히, 호랑이의 눈을 그리던 날에 관해 “가장 고요한 하루였는데 ‘두려움을 지나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정적’을 느꼈다”라며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지나는 감정의 흐름이었다. 그 흐름이 모여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잉어가 오르고, 호랑이가 깨어나는 ‘빛의 정원’이라는 공간으로 이어졌다”라고 전시의 취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