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화동1번지 8기 동인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8월 7일부터 연극제 〈실패를 위한 실험실〉을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연다. 〈실패를 위한 실험실〉(이하 실실실)이란 극장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의 공동기획 프로그램이다. ’미완·미결의 연극적 시도에 대한 실패, 공연의 아이디어가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지지받지 못했던 실패, 삶에서 이제는 더 이상 연극인으로 불리지 않았던 꿈에 대한 실패, 혹은 그간 공공기관 및 제도권의 지원사업의 영역에서 실패해 온 경험을 의미하는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있다. 2024년 첫 선을 보인바 있다.
올해로 제2회를 맞이하는 <실실실>은 ‘관객’을 주제로 세 편을 선보인다.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3팀(서점극장 라블레, 프로젝트팀 얼레벌레, 비유)가 8월 7일부터 2주간 창작과정을 발표한다
공통주제 ‘관객’을 중심으로 세 팀의 연극-극장-관객 간의 새로운 연결을 모색한다. 축제의 첫 시작을 알리는 ‘서점극장 라블레’의 <시간의 배>는 멕시코를 무대로 한다.
1968년 9월, 멕시코 경찰 기동대와 군대가 국립 자치 대학교를 점령한다. 13일간 인문대 4층 여자 화장실에 숨어 생존한 최후의 한 사람, 우루과이 시인 아욱실리오 라쿠투레. 영원히 기억될 학살의 현장에서, 시간은 꿈처럼 접혔다가 펼쳐지고 아욱실리오가 갇힌 화장실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의 배가 된다. 모든 것을 보았던 동시에 아무 것도 보지 못했던 보헤미안 시인의 회고담이자 시간 여행기, 숨겨진 살인의 추적기.
프로젝트팀 얼레벌레의 <키오스크는 어려워>(8월 11일 ~ 12일)는 한 장의 초대장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날아온 Easy Busy Kiosk Company의 컨퍼런스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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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에서 15일에는 비유가 작품 <교란>을 선보인다.
헤드윅(존 캐머론 미첼·스테판 트래스크, 1998)은 나의 퀴어 락스타였습니다. 몸을 가로지르는 경계로 쫙 찢어진 존재. 어떤 경계를 넘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 힘. 그 경계 위에 화려하게 올라서서 당연한 것들을 교란하는 빛남. 그리고 사랑에 배신당하고 또 자신의 반쪽을 찾아가는 그 지난함과 끈질김. 나는 헤드윅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웬걸. 지금 극장은, 배우는 아무것도 무릅쓰지 않은 채 헤드윅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헤드윅이 되겠습니다. 극장을, 관객을, 헤드윅의 쇼를 둘러싼 당연한 것들을 마음껏 교란해 보려 합니다.
‘혜화동 1번지 동인’은 상업적 연극에서 벗어나, 연극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개성 강한 실험극을 무대에 올릴 것을 결의하며 1993년 탄생하였다. 8번째 기수로 동인 시스템을 이어가며 꾸준히 진지한 문제의식과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혜화동1번지 8기동인은 박세련, 박주영, 이성직, 조예은, 허선혜 5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