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DAVID BOWIE, Natural Villians, New York, 2002. 이미지 박여숙화랑
A1 DAVID BOWIE, Natural Villians, New York, 2002. 이미지 박여숙화랑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르쿠스 클링코가 데이비드 보위(1947∼2016)를 기리는 사진전을 서울에서 연다.

박여숙화랑은 7월 13∼31일 서울 용산구 박여숙화랑에서 클링코의 프로젝트 사진전 《아이콘들: 데이비드 보위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를 개최한다. 클링코가 한국에서 여는 첫 번째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클링코가 촬영해온 셀러브리티 초상과 앨범 커버 중 주요 대표작을 선별해 선보이며, 사진 예술을 통해 대중문화 아이콘 속 현대 신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소비되는지를 조망한다.

DAVID BOWIE, Smoking B&W, New York, 2001. 이미지 박여숙화랑
DAVID BOWIE, Smoking B&W, New York, 2001. 이미지 박여숙화랑

클링코는 스위스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유대계, 헝가리 혈통의 부모에게 태어나, 파리 국립고등음악원(Conservatoire National Supérieur de Musique)에서 피에르 자메(Pierre Jamet)와 릴리 라스킨(Lily Laskine) 에게 사사했다. 하프 연주자로서 EMI 클래식과 전속 계약을 맺고 파리 오페라 바스티유 단원들과 함께 활동하며 프랑스 하프 음악 해석으로 그랑프리 뒤 디스크(Grand Prix du Disque)를 수상했다. 그러나 1994년 손 부상으로 연주 활동을 중단하게 되면서 사진 예술로 전향했다.

하프 연주자에서 포토그래퍼로 전환한 클링코는 비욘세, 레이디 가가, 머라이어 캐리, 제니퍼 로페즈 같은 팝스타를 비롯해, 데이비드 보위, 키아누 리브스, 나오미 캠벨, 킴 카다시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전설적인 이미지를 창조하며 21세기 대중문화의 시각적 아이콘들을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은 《Vogue》, “GQ”, “Vanity Fair”, “Harper’s Bazaar”, “Interview Magazine” 등의 커버를 장식했으며, 랑콤, 로레알, 휴고 보스, 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어 왔다.

DAVID BOWIE, The Protector B&W, New York, 2002. 이미지 박여숙화랑
DAVID BOWIE, The Protector B&W, New York, 2002. 이미지 박여숙화랑

클링코는 2001년 봄, 이만(Iman)의 자서전 《I Am Iman》 표지 촬영을 맡으며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와 처음 만났다. 스튜디오를 다시 찾은 이만이 남편과 동행했고, 이 짧은 만남은 두 사람의 깊은 예술적 협업으로 이어졌다.

Lady Gaga, The Mask, London, 2009. 이미지 박여숙화랑
Lady Gaga, The Mask, London, 2009. 이미지 박여숙화랑

2002년 보위의 앨범 “Heathen” 커버 촬영을 시작으로, 같은 해 GQ 매거진을 위한 야생 늑대들과의 전설적인 화보, 2013년 싱글 “Valentine’s Day”의 뮤직비디오 감독 등으로 협업을 이어갔다. 특히 Heathen 시리즈는 9/11 직후 뉴욕에서 흑백으로 촬영되었으며, 이는 클링코의 작업에서 컬러 중심의 스타일에서 벗어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보위의 상징성과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미지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Lady Gaga, Hello Kitty, London, 2009. 이미지 박여숙화랑
Lady Gaga, Hello Kitty, London, 2009. 이미지 박여숙화랑

이번 전시는 보위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헌정의 의미와 함께, 사진 매체를 통해 신화적 인물이 어떻게 구축되고 시각화되는지를 성찰한다. 전시장 한 층 전체를 미공개 컷으로 구성해 보위의 이중성과 반항적 이미지에 집중했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비욘세부터 레이디 가가에 이르는 글로벌 셀러브리티들의 생생한 초상을 통해 클링코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MARIAHCAREY, Emancipation of Mini, New York, 2005. 이미지 박여숙화랑
MARIAHCAREY, Emancipation of Mini, New York, 2005. 이미지 박여숙화랑

박여숙화랑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하나의 인물이 어떻게 신화화되고 시대의 상징으로 구축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마르쿠스 클링코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새롭게 정의해온 이미지 메이커로, 그가 창조한 시각 언어와 문화적 상징성을 국내 미술계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