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누가 알려줘서 배웠다.
그게 참 아쉬워서 조카는 스스로 알았으면 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자긍심이 피어났으면 했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특별하고, 존재만으로 소중하다고 말이다.

- 41쪽, 첫 번째 용기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법'

 

작가의 바람이자,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타인의 인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를 괜찮다고 여길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어른이 된 우리에게 필요한 회복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더 이상 남이 기준이 되는 삶이 아니라, 내 속에서 자라나는 자기다움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길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아이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해줘야 할 말은 결국 하나다. “지금 이대로의 너도 충분히 괜찮다”고.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어설프고 불안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은 응원서다. 완벽한 어른보다 나다운 어른이 되기 위해 매일 조금씩 용기를 내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일 퇴근 후 틈틈이 그려낸 58점의 판다 유화 그림과 함께, 저자는 자기다움을 지키며 살아온 순간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판다는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세상의 기준이나 속도에 흔들리지 않고, 혼자서도 조용히 삶을 즐기며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는 판다의 모습은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위로를 건넨다.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누구나 각자의 속도와 방식대로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하는 데 의의가 있다. 꿈은 반드시 직업이거나 성취일 필요가 없다. 책 읽는 엄마가 되거나, 주변 사람에게 더 다정한 어른이 되는 것, 좋아하는 옷을 거리낌 없이 입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진정한 자기를 향한 실천이야말로 ‘어른의 용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작가의 그림과 함께 엮인 일상의 에피소드는 대단한 성취 없이도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는 감각을 회복시킨다. 나를 꾸짖는 대신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이 책의 목소리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다. “오늘도 잘 살아냈다고.”

오늘날 우리는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이중적 압박 속에 살고 있다. 좋은 직장, 이상적인 관계, 생산적인 삶이라는 외부의 요구는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밀어붙인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살아낼 수 있는 것도, 살아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 이 사회에는, 자신의 기준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그런 삶의 방식이 분명 존재하며, 그것이 결코 나약하거나 무책임한 선택이 아님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는 오늘의 어른들에게, 이 책은 자신을 중심에 두고 다시 걸을 수 있는 용기 있는 한 걸음을 선물한다. 이 시대를 살아내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