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성장기 아이의 변화는 부모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죠.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의 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아이의 몸과 마음, 뇌의 건강한 변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이가 공부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아이가 공부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수아(가명)는 악기연주와 춤, 그림 그리기 등 모든 예체능 활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예비 초등학교 2학년 아이입니다. 말도 예쁘게 잘하고 표현도 잘해서 주변에 친구도 많고 칭찬도 많이 받죠. 그럼에도 어머님이 뇌교육 센타를 찾아오신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집중력이었습니다.

수아는 공부를 좋아하지 않아 집에서 해야 하는 과제에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공부할 때 집중하지 않고 문제를 풀 때 실수가 잦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해야 하는 과제를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한다는 점인데, 특히 시험 볼 때 한 번도 마지막 문제까지 푼 적이 없는 것이 어머니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합니다.

“어리니까 기다려보자”라는 마음으로 1년을 매일 수학과 영어학원을 보내고, 집에서 수학 공부를 따로 시켜도 보았지만, 나아지지 않는 모습에서 조급함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지인 소개로 방문해 센타를 찾아와 수아의 집중력 상태와 학습적인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브레인컨설팅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초2 수아가 능력만큼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초2 수아의 브레인컨설팅 검사 결과지. 사진 이효심 원장.
초2 수아의 브레인컨설팅 검사 결과지. 사진 이효심 원장.

뇌파검사 결과지에서 의미 있게 보아야 할 부분이 두뇌활용능력과 브레인 테스트(BRAIN TEST) 점수입니다. 두뇌활용능력은 상위 53% (100명 중 53등), 브레인테스트점수는 상위 86.9%(100명 중 87등) 정도의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두뇌활용능력은 좌우뇌 균형, 인지강도, 인지속도, 집중력과 스트레스에 대한 평가이고, 브레인테스트는 공간지각능력, 기억력 등에 관련 48문항의 결과점수입니다)

수아는 인지 강도는 표준이지만, 인지 속도가 표준 이하로 낮다고 나타났습니다. 즉,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만큼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죠. 이 두뇌 패턴이 수아가 과제를 다 수행하지 못하거나 테스트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부모님이 표시해 준 점검표와 상담을 통해 수아의 환경을 살펴보니, 수아는 영어, 수학학원을 매일 다니고 있습니다, 그 외 수영과 줄넘기, 피아노, 바이올린, 그리고 미술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도 학습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매일 한 시간씩 수학 학습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초1 아이가 소화하기에는 과한 스케줄입니다. 이런 바쁜 일정 속에서 수아가 진짜 배움을 익혔을까요? 배움이라는 것은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아하!’하는 깨달음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하는 사고습관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수아에게는 이런 주도적 학습 뇌회로가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실패 경험이 여러 번 쌓이면서 수아는 부정적인 학습 정서가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과제를 하면서 머릿속에 “어렵다”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즐겁고 빠른 정보처리가 안 되고, 느리고 불편한 정보처리를 하게 됩니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과 확신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지요. 이러한 부정적인 학습 정서가 수아의 인지속도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수아의 정서 상태도 함께 검사해보았습니다.

초2 수아의 인적성검사 결과지. 사진 이효심 원장.
초2 수아의 인적성검사 결과지. 사진 이효심 원장.

정서 상태가 우수하고 어른과의 관계나 또래와의 관계를 잘 맺는 장점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자신감이 부족하게 나옵니다. 2가지 검사를 고려했을 때 수아는 학습에서의 자신감과 주도성을 가지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판단됩니다.

공부가 마냥 어렵고 주도적인 학습 뇌회로가 형성되지 못한 수아를 위한 솔루션

먼저, 집에서 환경을 바꾸도록 컨설팅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활을 단순화시켜, 끝까지 생각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스케줄 정리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학습지를 매일 5장씩이 아니라 한 장을 신중하게 풀 수 있도록 기준을 양에 두지 말고 한 페이지를 다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기와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 습관 만들기였습니다.

두 번째, 수업을 통한 솔루션은 ‘인지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신체 활동과 브레인명상 수업입니다.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알아채고 표현하는 수업입니다.

수아는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어서, 자신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을 처음에는 어렵게 느꼈습니다. 지금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즉 체온과 느낌, 기분, 맑고 가벼운 상태 등을 잘 관찰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하였고, 몇 개월 그런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바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나타난 변화는 ‘감정 체인지’였습니다. 기분이 나쁜 상황에서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상황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으로 감정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브레인업 표현지 변화 전(왼쪽)과 후(오른쪽). 처음에는 “모르겠어요”가 많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 표현과 자기 생각이 나오기 시작함. 사진 이효심 원장.
브레인업 표현지 변화 전(왼쪽)과 후(오른쪽). 처음에는 “모르겠어요”가 많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 표현과 자기 생각이 나오기 시작함. 사진 이효심 원장.

세 번째 수아의 ‘인지 강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한 수업은 학습훈련입니다. 브레인 스크린을 이용한 기억법과 글을 제대로 읽고 분석하는 문해력 향상 수업입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문해력이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며 글을 읽고, 읽은 내용을 뇌 속 브레인 스크린에 떠올려봅니다. 그렇게 이해한 글을 ‘재구조화’라는 과정을 통해 분석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핵심을 알게 되고 의도를 파악하게 됩니다.

학습 표현지 (브레인스크린을 사용하여 기억하고 출력하는 연습). 사진 이효심 원장.
학습 표현지 (브레인스크린을 사용하여 기억하고 출력하는 연습). 사진 이효심 원장.

브레인 스크린에 내용을 기억하고 출력하는 훈련에서 수아는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졌는데, 특히 수아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하루 영상화’였습니다. 하루 영상화는 매일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떠올려 기억해내는 하루 공부법입니다.

맞춤법을 자꾸 틀려서 많이 혼났던 수아는 글을 적어야 할 때면 늘 긴장하고 느려지고 눈치를 보았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영상화할 때 만큼은 한글 맞춤법을 바르게 쓰는 것을 배제하고 떠오르는 하루 일과를 빠르게 적어 내려가기를 연습하게 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한 권의 하루 영상화 노트를 완성했을 즈음에 수아의 글 쓰는 속도가 무척 빨라져 선생님들이 놀랄 정도였습니다.

신체활동과 명상으로 메타인지 향상, 하루 영상화 수업 후 수아는?

수업한 지 6개월 후 수아가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두 번이나 연달아 맞았다는 기쁜 소식을 어머니가 전해주셨습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 숙제할 때도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기뻐하셨죠. 가장 기특했던 부분은 집중이 안 될 때마다 브레인 체조를 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알아채고 체인지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수아의 변화는 두 번째 뇌파검사에서 분명하게 관찰되었습니다. 수아의 브레인 테스트(BRAIN TEST)점수가 상위 21.8%까지 향상되었습니다. 좋아진 만큼 생활에서도 빠른 속도로 할 일을 해내거나 좋은 점수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아의 6개월 후 브레인컨설팅 뇌파검사지. 사진 이효심 원장.
수아의 6개월 후 브레인컨설팅 뇌파검사지. 사진 이효심 원장.
수아의 6개월 후 인적성검사지. 사진 이효심 원장.
수아의 6개월 후 인적성검사지. 사진 이효심 원장.

인성검사에서도 변화된 부분은 ‘감정 상태’로 더 긍정적인 감정 상태가 되었고, 대인관계가 최상위로 올라 또래 관계에서도 자신감이 무척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율성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지만 10점 이상의 향상된 점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생활에서 자율성이 변화가 보였는데 예를 들면 20분이나 걸리는 거리를 수아 혼자서 다니고, 학교에서도 도전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수아 스스로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합니다.

초2 수아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소감(위)과 어머니의 소감(아래). 사진 이효심 원장.
초2 수아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소감(위)과 어머니의 소감(아래). 사진 이효심 원장.

아이들은 뇌가 고정되어있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뇌가소성의 원리’를 실현하는 중입니다. 수아같은 경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집중력 향상을 목표로 하였지만, 자신감을 기반으로 하는 훈련이 기본이 되어 집중력과 더불어 자기 신뢰성, 그리고 학습력이 함께 커졌다는 점이 무척 고무적입니다.

두뇌 능력은 한 가지만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균형을 찾으면 전체적인 두뇌 능력이 향상됩니다. 신체지능과 정서지능, 학습지능, 실행력, 사회성, 그리고 자기조절능력까지 여섯 가지의 두뇌의 힘을 키워, 아이들의 역량이 고루 발달하여 행복하고 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이효심 원장
이효심 원장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5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

 

 

 

우리아이상담소 2025년 칼럼에서는 여러 아이의 사례를 진솔하게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 아이도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정확한 진단과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도움을 청하고, 발달에 맞는 성장의 기회를 꼭 잡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