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한해를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국악무대가 펼쳐진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12월 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송년음악회-어질더질’을 공연한다. 또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 ‘송년판소리’를 오는 28일 달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올린다.
‘송년음악회-어질더질’

국립창극단은 오는 12월 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송년음악회-어질더질’을 공연한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신을 거듭하며 대중과 호흡해 온 국립창극단이 테마에 따라 선보이는 새로운 형식의 창극 콘서트로, 극의 흐름에 풍성하고 다채로운 우리 소리를 가득 담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에는 판소리 ‘수궁가’를 테마로 한 ‘토선생, 용궁가다’를 국립극장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
이번 ‘송년음악회-어질더질’에서 선보이는 ‘토선생, 용궁가다’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수궁가’의 네 시간가량 소요되는 분량의 원전을 80여 분으로 압축해 다양한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한 작품이다. 병든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에 나온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유인했으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창극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판소리와 민요를 아우른 우리 음악을 풍성하게 엮었다. ‘상좌다툼’ ‘좌우나졸’ ‘범 내려온다’ ‘토끼화상’ ‘토끼팔란’ 등 판소리 ‘수궁가’의 주요 눈대목을 독창과 합창, 판소리 리듬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 입체창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했다. 더불어 남도민요 새타령, 경기민요 뱃노래, 자진뱃노래, 신민요 동해바다 등 친숙한 각 지역의 민요를 합창으로 선보이며 음악적인 다채로움을 더했다. 국립창극단 기악부의 신명 나는 기악 합주와 더불어 창극단 배우들이 개성 넘치는 전통 춤사위를 선보이며 관객의 흥을 돋운다.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 ‘송년판소리’

국립창극단은 2024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로 2024 국립극장 ‘송년판소리’를 오는 12월 28일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2024년 ‘송년판소리’는 이 시대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안숙선 대명창의 제자가 한자리에 모여 그간 무대를 돌아보는 특별하고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했다.
안 명창은 지난 2010년부터 14년간 국립극장의 12월 ‘송년판소리’ 무대를 도맡아 국립창극단과의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15번째 무대를 준비하는 이번 공연에는 안숙선 명창이 ‘송년판소리’와 함께해 온 소릿길 인생을 되새기는 자리로, 안 명창의 제자들이 다섯 바탕의 주요 눈대목을 독창·합창·입체창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꾸몄다.
1부는 안 명창이 그동안 불러온 대목 중 하나를 직접 부르는 모습을 새롭게 촬영한 후, 홀로그램으로 구현해 관객에게 특별한 시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국립창극단 김수인·이나경 단원을 비롯한 17명의 제자가 ‘수궁가’ 중 ‘고고천변’을 합창으로 선보인다.
이어서 국립창극단 대표 중견 단원 정미정이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을 부르고, 조정규·최은우가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을 깊은 감정이 더해진 입체창으로 들려준다. 이 외에도 ‘적벽가’ 중 ‘새타령’, 경쾌하고 역동적인 소리로 신명을 돋우는 ‘심청가’ 중 ‘날이 차차’ ‘방아타령’ 등 백미로 꼽히는 눈대목이 이어지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2부에서도 풍성한 소리 축제가 이어진다. 전 국립창극단 단원이자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김지숙이 ‘춘향가’ 중 ‘비 맞은 제비같이’ 대목부터 ‘하루가고 이틀가고’ 대목까지 부른다.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자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유수정과 시원한 음색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남상일은 ‘춘향가’ 중 ‘춘향모 어사 상봉’ 대목을 입체창으로 선보이며 공연의 재미를 더한다.
박민정·박자희·정희나는 ‘심청가’ 중 ‘젖동냥’ 대목부터 ‘추월만정’ 대목까지 들려준다. 다섯 바탕 주요 눈대목에 담긴 슬픔과 해학이 소리꾼들의 농익은 소리와 개성 넘치는 재담과 함께 어우러져 우리 소리의 멋을 선사한다. 공연의 마지막은 ‘동백타령’과 ‘진도아리랑’ 등 흥겨운 민요로 한 해를 신명나게 마무리한다.
전석 3만원.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