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가을하늘 아래 조선의 법궁, 경복궁에서 지난 29일 오후 2시 수문장 교대의식이 진행되었다. 영국 버킹엄궁을 지키는 왕실 근위병이 있다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경복궁과 덕수궁, 창덕궁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이 있다.
서울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조선시대 왕실 호위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문화행사로 1996년 시작되었고, 경복궁에서는 2002년부터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거행된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궁궐과 도성의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제도 출발은 조선 8대 예종 1년(1469)이다. 세조의 둘째 아들 예종의 즉위 초 궁궐호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서반 4품 이상 무관 중 병조의 추천을 받아 국왕이 낙점하는 순서에 따라 수문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다. 경국대전에는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을 지키는 군사가 약 70여 명이었다고 한다.

현재 수문장 교대의식에 참여하는 수문장과 종사관, 갑사, 정병, 대졸, 전루군, 기수, 취타대가 입은 철릭과 꿩 깃털을 세운 모자인 방령 등 복장은 15세기 예종 때의 복식을 문헌 고증을 통해 재현한 것이다.


의례의 시작을 알리는 큰북 소리, 초엄에 따라 당직 수문군이 흥례문 앞에 도열하고 교대 수문군이 취타대의 악기 연주에 맞춰 펄럭이는 깃발과 함께 흥례문 앞에 도열하였다.

이어 이엄을 알리는 큰 북소리에 맞춰 당직 수문장과 교대 수문장의 군호(암호)와 수문장패를 통해 서로 신분을 확인하고 군례를 주고 받았다.

이어 수문장의 구령에 맞춰 좌문 대졸들이 이상 없음을 보고하고 기수가 깃발로 신호를 하고, 우문 대졸들이 이상 없음을 보고하고 기수가 깃발로 신호를 하였다.

점고를 마친 교대 수문장은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임무를 마친 당직 수문장은 퇴장하며 수문장 교대의식을 마무리하는 큰북 소리, 삼엄이 울렸다.


이날 한복을 차려입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수문장 교대의식을 흥미롭게 관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