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우리나라가 겪은 격동의 시대를 총 50권의 총서로 발간하는 대역사(大役事)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임치균) 한국학진흥사업단(단장 직무대행 이강한)은 2020년부터 시작한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작품으로 《제5공화국》(강원택 지음, 도서출판 역사공간, 2024)이 발간되었다고 5월 28일 밝혔다.
2020년부터 운영하는 ‘20세기 학국학술총서’는 근대화 이후 한국이 겪은 아픈 과거와 어두운 면을 성찰함으로써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가 겪은 식민지시기, 분단과 전쟁, 권위주의, 산업화 등을 주제로, 2029년까지 총 50권의 총서를 완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그간 한국 사상과 문화를 체계화하고 집적하는 편찬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27권), 《한국구비문학대계》(85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112개 시군구) 등을 편찬했다. 또한 한국적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정리하는 《사유의 한국사》를 총 100권의 책으로 기획하여 발간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진흥사업단에서는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을 통해 여러 전문 학술서의 집필을 지원한다. 20세기 한국사의 명암을 다루는 ‘20세기 한국학술총서’, 21세기 한국 사회의 각종 화두를 살펴보는‘21세기 한국문화총서’, 그리고 한국 예술의 제 분야를 살피는 ‘한국예술총서’ 등이 운영되고 있다.
역사 영역에 해당하는 ‘20세기 한국학술총서’는 다루는 시기와 주제를 타 총서와 차별화한 점이 특징이다. 20세기 한국 사회가 보였던 여러 명암 중 식민지시기, 분단과 전쟁, 권위주의, 산업화 등 크게 4개 분야를 핵심 주제로 설정해 매년 5개 내외의 과제를 선정한다.
문화 영역에 해당하는 ‘21세기 한국문화총서’는 현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총 10개 분야의 화두를 핵심 주제로 설정해 신청자들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게 했다. 2021년 출범 이래 역시 매년 5개 내외의 과제를 선정한다.
예술 영역에 해당하는 ‘한국예술총서’는 2022년에 출범해 지원작들을 선정 중이다. 시각, 음악, 공연, 융복합예술 및 기타예술(예술비평, 예술제도 등) 5개 분야별로 지원작을 선정하며, 그간 한국학진흥의 취약 부분이었던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출범한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작품으로 《제5공화국》이 이번에 출간됐다.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작품 《제5공화국》, 이 책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강원택 교수가 한국정치사의 학문적 정리를 위해 자신의 연구 역량을 집적한 역작으로, 2021년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에 선정된 과제다. 관련 연구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제5공화국을 학문적으로 다룬 의미가 있다.
《제5공화국》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으로부터 1988년 2월 제6공화국이 출범하기 직전까지 제5공화국 8년의 시간 동안 우리 사회가 겪은 변화, 현재 우리의 삶에 남겨진 제5공화국의 흔적을 살펴본 저술이다. 군사정권과 억압체제의 형성, 그리고 그 역사적 의미를 한국 정치사의 관점에서 파악해 제5공화국이라는 역사적 실체를 우리가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해 갔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조명한다.
저자는 ‘왜 1979년에는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고 1987년에는 민주화를 성취했을까?’라는 질문이 “제5공화국의 정치사적 의미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것”이라면서, “1979년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민주화를 수용할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지만, 제5공화국을 거치면서 겪게 된 각종 사건과 충격, 사회경제적 변화를 통해 1987년 민주화를 이루게 되었다”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은 ‘20세기 한국학술총서’로 《한국의 사상통제》, 《식민과 냉전의 해방전후 한국문학-남북협상파 문인의 통일독립에의 열망과 좌절》, 《분단의 현실, 담론의 정치, 냉전의 주조》, 《일본제국의 식민지 토지조사와 동아시아》, 《러일전쟁, 일제강점의 서막》 등 현재까지 총 25개 과제를 선정했고, 2029년까지 매년 5개 과제를 선정해 책으로 출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