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흥복전에서 '2024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가 열린다. 흥복전은 조선 왕실의 마지막 대왕대비 신정왕후가 머물다 승하한 장소이다. 사진 문화재청.
경복궁 흥복전에서 '2024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가 열린다. 흥복전은 조선 왕실의 마지막 대왕대비 신정왕후가 머물다 승하한 장소이다. 사진 문화재청.

조선 시대에도 지금처럼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왕실에서도 대체로 왕보다 왕비가 오래 살았으며, 왕의 할머니이자 전전왕(前前王)의 왕비인 대왕대비는 왕실의 최고 어른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때로는 주목받지 못한 대왕대비도 있었으나 후계 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왕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는 후계자 지명권을 가졌고, 후계를 이은 왕이 어리면 수렴청정을 통해 실제적인 군주로 군림하며 정치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자신의 친정을 후원하는 배후세력이 되어 외척 세력의 실세가 됨으로써 19세기 외척세도정치 시기 대왕대비가 정치를 좌우해 왕을 무력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궁궐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대왕대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2024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가 오는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경복궁 흥복전에서 열린다.

경복궁에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5차례 '조선왕실의 큰 어른, 대왕대비를 만나다'를 주제로 '2024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사진 문화재청.
경복궁에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5차례 '조선왕실의 큰 어른, 대왕대비를 만나다'를 주제로 '2024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사진 문화재청.

흥복전은 효명세자의 부인이자 현종의 어머니, 고종의 양어머니였던 마지막 대왕대비 신정왕후가 머물다 83세로 승하한 역사적 장소이다. 왕비의 공간인 교태전 후원 아미산의 북쪽에 있다.

문화재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가 주체하는 이번 아카데미의 주제는 ‘조선 왕실 최고 어른, 대왕대비를 만나다’로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건축사와 정치사, 미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왕대비의 이야기를 전하며 회차당 2시간 씩 강연이 진행된다.

5월 1일 첫 강의는 ‘왕비에서 대왕대비로, 조선 왕실의 큰 어른이 되다’를 주제로 김문식 단국대 교수가 강의한다. 8일 두 번째 강의는 건축사 측면에서 ‘자경전과 흥복전, 경복궁 속 대비의 공간을 가다’를 주제로 양웅열 궁능유적본부 학예연구관이 강의한다.

지난해 흥복전에서 열렸던 왕실문화아카데미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 사진 문화재청.
지난해 흥복전에서 열렸던 왕실문화아카데미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 사진 문화재청.

15일에는 정치사 측면에서 임혜련 한남대 연구교수가 ‘수렴청정, 어린 임금을 위해 정치에 나서다’를 주제로 강의한다. 22일에는 박정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정해진찬, 장수한 대왕대비를 위해 잔치를 준비하다’를 주제로 강의한다. 마지막 29일에는 여성사 측면에서 이순구 전 국사편찬위 편사연구관이 ‘여성사 관점에서 본 대왕대비의 왕위계승자 지명권’을 주제로 강의한다.

이번 아카데미 종료 후에는 조선의 마지막 대왕대비였던 신정왕후와 인연이 깊은 경복궁 교태전과 자경전에서 그 흔적을 찾아 떠나는 30분 연계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회차당 성인 25명까지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이고 경복궁 입장료는 별도이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4월 16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오전 10시까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접수하면 추첨을 통해 수강 대상자를 선발하게 된다. 추첨 결과는 24일 오전 10시 누리집을 통해 발표되며 수강대상자에게 개별 알림을 발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