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지음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 표지. 이미지 정유철 기자
장영주 지음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 표지. 이미지 정유철 기자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이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책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크리에이티브다, 2023)를 펴냈다.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는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내면적 삶의 정황부터 동아시아 전쟁의 향방까지 바꾸어 놓은 충무공 이순신의 불멸을 향한 서사적 진면목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장영주 저자는 국학원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 학문인 국학을 연구하고 알리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오랫동안 연구하였다. 문헌으로 배우고 아산 현충사, 명량대첩지 울돌목, 통영 한산도 등을 수차례 답사하였다. 또 영화 <명량>, <한산도> 등 이순신 관련 영화 또한 여러 번 보았다. 이렇게 배우고 연구한 이순신 장군을 본지 ‘K스피릿’에 ‘장영주의 국학칼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

2016년 12월 14일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라는 칼럼에서는 1598년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날(음력 11월 19일)을 맞아 2016년 경남 하동 노량 일대를 답사한 내용을 전한다.

“매년 그렇듯이 올해도 그날에 즈음하여 국학원 회원들과 이락사를 찾아 참배를 올렸다. 이락사에서 10여 분 거리의 바다 쪽으로 솟은 언덕에는 '첨망대'가 있다. 그 자리는 부하들이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운구하여 육지에 처음 내려 모신 곳이라고 전한다. 첨망대에 올라 탁 트인 바다를 보면 자욱한 화광이 치솟는 소리, 거센 파도 소리, 조명일 삼국의 운명을 건 장졸들의 결사 함성이 들린다. 이순신 장군이 북을 치며 싸움을 독려하고, 갑옷을 풀어 적함을 향해 진격하여, 마침내 총에 맞아 돌아가신 광경도 한눈에 보인다.
한 잔 술과 향을 피우고 장군과 당시 함께 죽어간 조명일의 삼국의 수군과 조선의 백성들에게 절을 올린다. 바다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자니 지금의 나라 생각과 겹쳐 그저 눈물이 흐를 뿐이다.”

2017년 7월 13일 “통영이여, 다시 학익진을 펼쳐라”라는 칼럼에서 저자는 이렇게 썼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자...”라는 시의 ‘수루’는 물 위에 지은 누각이 아니라 개처럼 웅크리고 앉아 집을 지키는 누각이라는 수루(戍樓)이다. 나라를 지킬 수 있다면 자신은 ‘개가 되어도 좋다’는 이순신 장군의 심정이 고스란히 가슴으로 다가온다. 작금의 군인, 정치가, 국민 중에서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이렇게 이순신 장군의 행적과 생애를 톺아보며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는 칼럼에 소개한 내용도 있지만, 저자는 그동안 연구하고 정리한 기록을 바탕으로 새롭게 썼다. 그러므로 기존에 연재한 칼럼보다는 이번 책이 더욱 깊이 있고 충실하다. 이 책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생애를 알고자 한다면 다소 실망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목적이 장군의 생애를 알리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 면의 죽음에 여느 아버지나 마찬가지로 애통함을 참지 못했던 이순신 장군. 그러나 원균의 무고로 옥에 갇혀 생사가 오갈 때 자신을 위하여 단 한 마디의 구명의사를 비치지 않았다. 장군에게는 오직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뜻만 있을 뿐이었다. 이런 삶을 통해 장군은 무엇을 이루려고 했던가? 그리고 이 시대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나? 우리 민족의 평화와 행복, 번영뿐만 아니라 인류의 공생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처음에는 소설 같다가 어느새 역사서가 되고 철학서가 되다가 끝내는 미래학 학술지 같아진다. 결국 문장의 영묘함과 책의 품격을 버리고 다만 미래를 취했다."

다루는 주제가 묵직하지만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건 빼어난 필력 외에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한몫한다. 그림은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10년간 미술교사로 재직한 바 있는 전업화가로 목우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개인전 13회 개최한 바 있다.

이렇게 국학인의 눈에 화가의 솜씨를 더해 《순신 누구를 위한 목숨인가》라는 책이 태어났다.

장영주 저자는 책 발간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했다. 

"육신이 죽어도 다져온 순일한 뜻과 기백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만을 위한 목숨이 아니라 더 큰 가치인 나라와 인류를 위한 생명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보여주신 분이 이순신장군이십니다. 이런 가치를 가장 잘 가르쳐 주는 것이 국조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이며 그것이 곧 국학이며 지구학입니다. 책 《순신》은 장군의 신묘한 전술이나 탁월한 용병술보다는 위기때마다 자신을 어떻게 추스렸고 마음을 지키려 어떻게 진력하셨는지를 깊이 들여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순신》으로 단순화 하였습니다. 장군이라는 칼을 버리고 통제사라는 투구도 벗고 성웅이라는  갑옷도 걸치지 않은 자연인을 각자 비추어보는 거울을 삼으면 좋겠습니다. 이보다 더 명징한 거울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선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머지않아 병자호란을 당합니다. 국민은 이순신 장군을 있는 그대로 알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