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트맥(대표 이명희)이 10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개똥이다>(작 진윤영, 연출 김성노)는 조선의 실존 인물을 극화한 작품이다.

조선의 실존 인물인 “개시 김상궁”의 이야기에 진윤영 작가가 상상력을 더해 집필한 희곡을 김성노 연출이 구체화하여 선보인다.

연극 '개똥이다' 포스터. 이미지 극단 아트맥
연극 '개똥이다' 포스터. 이미지 극단 아트맥

 

“개시 김상궁”의 본명은 ‘김개시(金介屎)’라고 전한다. ‘개시’는 ‘개똥이’의 한자 표기로 추정된다. 김개시는 선조와 광해군 때의 상궁으로, 노비로 태어나 2대에 걸쳐 왕의 총애를 받은 특별한 인물이었다. 머리가 똑똑하고 문서 처리에 특출했다고 알려졌으며, 춤과 노래에도 능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판단력과 정치감각도 뛰어났다.

문제는 이러한 많은 재주를 좋은 쪽으로만 사용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릴 적 모친의 억울한 죽음을 겪고 출세를 통한 사회에의 복수를 꿈꾸며 궁내에까지 진출한 그는, 선조의 승은을 계기로 권력의 핵심에 다가갔다. 선조의 사후에도 광해군의 총애를 받으며 권력의 실세로 승승장구하며 많은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죽음에도 관여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김개시와 이이첨을 비교한 기록이 있다.

“김상궁은 이름이 개시(介屎)로 나이가 차서도 용모가 피지 않았는데, 흉악하고 약았으며 계교가 많았다. 춘궁의 옛 시녀로서 왕비를 통하여 나아가 잠자리를 모실 수 있었는데, 인하여 비방(祕方)으로 갑자기 사랑을 얻었으므로 후궁들도 더불어 무리가 되는 이가 없었으며, 드디어 왕비와 틈이 생겼다. 세자빈 박씨가 들어올 때 이이첨이 조국필(趙國弼)과 은밀히 왕에게 아뢰어 선발했다. 빈으로 들어오게 되자 박승종과 박자흥이 친정아비와 친정할아비로서 왕에게 총애를 받아 유희분(柳希奮)과 더불어 세력을 끼고 이이첨을 견제하였는데, 이이첨이 크게 한을 품고는 두터운 예로써 상궁의 아비와 관계를 맺어 상궁과 통하였다. 상궁이 인하여 이이첨 및 여러 권행가(權倖家)를 출입하였는데, 매우 추잡한 말들이 있었다. 그의 지기(志氣)와 언론(言論)은 이이첨과 대략 서로 비슷하였으니, 항상 의분에 북받쳐 역적을 토벌하는 것으로 자임한 것이 비슷한 첫째이다. 그리고 상궁이 되어서도 호를 올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은 채 편의대로 출입하면서 밖으로 겸손을 보인 것과, 이이첨이 항상 조정의 논의를 주도하면서도 전조의 장이나 영상의 자리에 거하지 아니하여 밖으로 염정(廉靜)을 보인 것이, 비슷한 둘째이다. 뜻을 굽혀 중전을 섬기면서도 내면의 실지에 있어서는 헐뜯은 것과, 이이첨이 저주하고 패역한 일들을 모두 스스로 했으면서 남에게 밀어넘겨 도리어 토벌했다는 것으로 공을 내세운 것이, 비슷한 셋째이다.“

인조반정이 일어나자 광해군 15년(1623) 3월 13일 상궁 김개시는 죽임을 당했다. 정업원(淨業院)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가 사변이 일어난 것을 듣고 민가에 숨어 있었는데, 군인이 찾아내어 베었다.

연극 <개똥이다>는 ‘개시 김상궁’의 삶, 특히 광해군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부친인 선왕의 승은을 입은 ‘개시 김상궁’을 향한 광해군의 과도한 신뢰는 특이한 형태의 애정이라고도 읽힌다. ‘어머니의 대역이자 연인의 대역’인 이상한 관점은 비틀어진 관계로 귀결되고, 이는 끝내 파국으로 이어진다. 욕망과 집착이 낳는 불행한 결말의 이야기는 오늘날 관객에게도 비극 특유의 교훈을 선사한다.  출연  문영수 이명희 김용선 정영신 문경민 남상백 김영인 서광재 유진희 류다무현 최진명 정영훈.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원로예술인 공연지원 사업’ 선정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원로예술인 공연지원 사업’은 원로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을 통한 자긍심 고취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우수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