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매듭’ 포스터[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매듭’ 포스터[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1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이부자 기증 특별전 《매듭》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매듭공예가 이부자가 2023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매듭 작품을 비롯해 160여점의 자료로 전통 매듭의 세계를 선보인다.

오래된 매듭의 역사, 누군가는 지금도 만들고 있는 매듭

매듭은 실을 꼬아 만든 끈목다회을 손으로 맺고 조이면서 만들어진다. 매듭공예는 매듭을 맺고, 술을 만들어 연결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고, 특히 어떤 대상에 연결돼 주인공의 품격을 높이는 빛나는 조연으로서 생활용품에서부터 노리개 같은 장신구, 상여의 유소 장식 등 의례에까지 다양하게 활용됐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매듭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매듭장’과 ‘다회장(매듭의 재료인 끈목을 만드는 장인)’은 주로 남성이었다. 20세기 초부터 다회와 매듭은 서양의 복식이 유입되고 정착됨에 따라 제작과 수요가 줄어들었다. 그러다 1970-80년대에는 여성들의 규방공예가 유행하면서 매듭은 부흥했다.

수많은 매듭 강좌가 개설되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기념품으로 ‘동양 매듭’이 유행하며 매듭 벽걸이 장식 등이 남대문시장,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많이 판매됐다. 또 이부자가 전통매듭의 매력에 빠진 것처럼 현대에도 많은 매듭 공예가가 활동하고 있고 매듭 동호회나 매듭 전문매장 등도 여전하다. 

깐깐한 스승에게 배우며 다져진 이부자의 솜씨 

기증자 이부자가 매듭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다. 인생의 중반부인 1980년대 초, 우연히 신문에서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매듭장 故 김희진(1934-2021)의 매듭 강의 소식을 본 이부자는 호기심에 이를 찾아갔고 매력을 느껴 그날로 매듭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김희진의 한국매듭연구회에 들어가 매듭을 배우고, 스승 김희진의 작업을 도왔다. 여러 차례 작품  전시회에 출품하고, 전승공예대전에 작품을 출품해 총 7번을 수상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개인전도 개최하였다. 이부자는 깐깐하다 싶을 만큼 꼼꼼한 스승에게 매듭을 배웠기에 그의 솜씨도 다져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기증받은 이부자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노리개이며, 모시발 발걸이 유소(길게 늘어뜨리는 형태의 장식물), 주머니, 선추, 목걸이, 묵주, 인로왕번(불교 의례용 깃발), 보자기 등 다양한 작품이 있다. 전통적인 것에서부터 현대적으로 응용한 것까지 이부자가 손으로 빚어낸 시간들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취발향 노리개, 은삼작노리개, 옥나비노리개[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비취발향 노리개, 은삼작노리개, 옥나비노리개[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트위터에서 폭발적 관심, 확장된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기획전

이번 전시 포스터는 이부자의 대표작 비취발향노리개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노리개의 독특한 색감과 조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포스터 이미지가 국립민속박물관 트위터 계정에 올라간 후, 단 5일 만에 조회수 11만을 기록했다. 또한 전시 공간인 기획전시실 2는 올해 상반기에 확장 및 리모델링 공사를 마쳐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선보이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관람객은 다회를 짤 때 나는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감상해 보고, 직접 다회틀에서 끈을 짜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또한 매화·국화·잠자리 등 자연물의 형태를 본떠 만드는 매듭의 이름을 맞춰보는 게임 등 매듭을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