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희경루를 중건하고 9월 20일 중건식을 개최했다.  사진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는 희경루를 중건하고 9월 20일 중건식을 개최했다. 사진 광주광역시

동방 제일 누각 ‘희경루(喜慶樓)’가 돌아왔다. 최초 건립된 지 572년, 사라진 지 100여년 만에 고증을 거쳐 중건됐다.

광주광역시는 9월 20일 강기정 시장, 정무창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김병내 남구청장,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박영곤 대목장(시무형문화재),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 오기주 광주시향교전교협의회장,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공원에서 ‘희경루 중건식’을 개최했다.

희경루는 1450년부터 1451년(문종 원년~문종 1년) 무진군수(茂珍郡守) 안철석(安哲石)이 옛 공북루(拱北樓) 터에 건립하였다. 이 무렵 강등되었던 무진군이 광주목으로 승격, 복호하고 누각이 완성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는 뜻의 ‘희경(喜慶)’이라 이름 지은 호남 대표 누정이다.

당시 신숙주(1417~1475)는 ‘동방(東方)에서 제일가는 루(樓)’라 칭했다. 신숙주의 <희경루기(喜慶樓記)>에는 “남북이 5칸이고, 동서가 4칸이니, 넓고 훌륭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제일이었다(南北五 東西四 宏敝壯麗 甲於東方). 동쪽으로는 큰 길에 닿았고 서쪽으로는 긴 대밭을 굽어보며, 북쪽에는 연못을 파서 연꽃을 심고 동쪽에는 사장(射場)을 만들어 덕을 보[歡德]는 장소로 삼으니, 손님과 주인이 이제야 비로소 올라 쉬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웅장했던 희경루는 1533년 소실됐다가 1534년 신축된 뒤 또다시 1866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는 9월 20일 강기정 시장, 정무창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김병내 남구청장,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박영곤 대목장(시무형문화재),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 오기주 광주시향교전교협의회장,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공원에서 ‘희경루 중건식’을 개최했다. 사진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는 9월 20일 강기정 시장, 정무창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김병내 남구청장,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박영곤 대목장(시무형문화재),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 오기주 광주시향교전교협의회장,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공원에서 ‘희경루 중건식’을 개최했다. 사진 광주광역시

광주시는 이런 역사적 의미를 가진 희경루를 중건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건립의 타당성과 의미를 현재에 되살려 건축하는 ‘중건(重建, Recreate)’으로 방향을 정하고 철저한 고증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희경루 중건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희경루의 원래 위치가 충장우체국 일원으로 파악됐으나 지리적 환경과 접근성, 사업 가능성 등을 고려해 광주공원에 중건하기로 결정했다.

희경루의 외관은 명종 대(154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국대박물관 소장 보물 제1879호 ‘희경루 방회도(榜會圖)’를 바탕으로 당시의 모습을 고증했다. 희경루 정면 현판은 1451년 광주목 복호와 희경루 낙성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문종공순대왕실록》에서 집자하였다. 후면 현판은 필문 이선제(李先齊) 선생의 후손인 이남진 서예가의 지도를 받아 강기정 광주시장이 썼다. 필문 이선제 선생은 광주목에서 무진군으로 강등(1430년, 세종 12년)된 것을 수치스럽게 여겨 1451년(문종 1년) 옛 이름을 찾아 다시 광주목으로 복구해달라고 상소를 올려 문종이 복호를 허락하는 데 역할을 하였다. 이선제 선생은 과거에 급제하고 여러 번 승진하여 벼슬이 예문관 제학에 이르렀다.  

이날 희경루 중건식은 국가무형문화재 ‘피리정악 및 대취타’ 광주호남지부와 광주시무형문화재 ‘광산농악’의 행렬을 시작으로, 희경루 현판 제막식, 중건 고유(告由)제, ‘2025년 세계양궁대회’ 성공개최 희망 활쏘기 순으로 진행됐다. 광주만의 인공지능·문화 기술로 희경루 방회도 재연공연도 진행했다.

특히 희경루 중건 고유제를 통해 희경루 건립의 과정과 희경루의 중건을 널리 알렸다. 고유(告由)는 중대한 일을 치르기 전이나 치른 뒤에 그 사유를 종묘나 천지신명에게 알리는 것이다.

중건기념 활쏘기 퍼포먼스는 활을 쏘는 관덕정(觀德亭)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희경루의 사대(射臺)로서의 의미와 2000년 전 마한시기 신창동유적 출토 마한궁(馬韓弓)을 활용한 행사를 통해 국제양궁도시로서 광주의 위상을 강화하고 2025년 국제양궁대회 성공 개최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