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순간들  Palpable Moments, 2023, 도자 Stoneware Ceramic, 25x30x25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살아 있는 순간들 Palpable Moments, 2023, 도자 Stoneware Ceramic, 25x30x25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는 2023년 KCDF 공예·디자인 공모 전시 개인작가 부문에 선정된 도예가 김혜정의 개인전 《살아 있는 순간들 - Palpable Moments》를 9월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KCDF갤러리 1전시장에서 개막했다.

김혜정 작가는 물레기법으로 기(器) 형태를 만든 후 나무·돌·철사 등의 여러 물질을 활용해 변형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감정 등을 표현한다. 표면에 상처가 나고 형태가 일그러졌음에도 고고한 자태를 지닌 작가의 작품은 기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축하 Celebration, 2023, 도자 Stoneware Ceramic, 25x25x20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축하 Celebration, 2023, 도자 Stoneware Ceramic, 25x25x20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10여 년 전부터 이어온 작품 ‘심피(心皮, Carpel)’를 통해 작가는 고통의 흔적을 흙 위에 드러내며 자신의 감정을 정화하고 경험의 승화를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 《살아 있는 순간들 - Palpable Moments》는 김혜정 작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의 서사를 넘어 ‘지금 여기 있는 삶’에 관한 탐구로 확장해 보이는 자리다.

심피 carpel, 2022, 도자 Stoneware Ceramic, 15x15x7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심피 carpel, 2022, 도자 Stoneware Ceramic, 15x15x7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혜정 작가는 “제 안에 남은 좋은 기억 또는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경험이나 기억들을 흙 작업을 통해 다시 기억해내며 다른 감정으로 정화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사람의 인생, 나아가서 죽을 때까지 평생의 시간과 그 너머의 시간이 계속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도예 작품뿐 아니라 새롭게 시도한 미디어 영상으로 창작 과정에서 발견한 것, 작품의 배경과 작업에 담긴 의미 등을 함께 전달한다.

생생한 기억 palpable memory, 2022, 도자 Stoneware Ceramic, 7x7x14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생생한 기억 palpable memory, 2022, 도자 Stoneware Ceramic, 7x7x14cm.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진원 최재일 공예본부장은 “김혜정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주제로 인간과 자연, 자연과 예술의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한국과 일본, 영국의 문화 속에서 지내온 경험과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얻은 작업관에는 ‘생명의 순환’을 토대로 한 삶과 작업의 방향성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작가의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표현된 질료의 깊이와 내면을 탐미하고, 생명과 자연의 중요함을 상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배너. 이미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시 배너. 이미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2022년 ‘올해의 공예상’ 수상자인 김혜정 작가는 밀라노 한국공예전, 로에베 공예상(‘Loewe Craft Prize’ 2020) 파이널리스트 등 세계적인 공예 관련 전시에 출품한 바 있다.

도예가 김혜정의 개인전 《살아 있는 순간들 - Palpable Moments》는 9월 11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