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일상 재현.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일상 재현.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미식 축제인 ‘테이스트 오브 런던(Taste of London)’에서 한국 전통음식이 소개되었다. 안동시와 (재)한국정신문화재단은 관광거점도시사업의 일환으로 6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이 축제에서 안동을 홍보했다.

2004년 시작된 테이스트 오브 런던은 리젠트 파크(Regent’s park)에서 열리는 미식 축제로, 현지 레스토랑과 유명 셰프들이 참가하여 음식을 선보인다. 특히,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어 식음료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축제이다.

김도은 종부 요리 강좌 진행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김도은 종부 요리 강좌 진행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축제 현장에서 고(古)조리서 《수운잡방》에 기록된 음식을 설월당 김도은 종부가 직접 주관하여 요리 강좌를 진행하였다. 김도은 종부는 광산 김씨 종가의 15대 종부이자 수운잡방 체험관을 운영하는 전수자로, 사대부 집안의 요리 비법이 세세하게 기록된 조리서의 전통을 계승한 음식을 연구하고 교육한다.

행사 둘째 날인 15일 재단은 지난해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안동 방문을 기억하며, 당시 대접했던 생일상을 약식으로 재현하고 오찬을 제공하는 행사인 ‘메모리 로얄 웨이(Memory Royal Way)’를 진행하였다.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안동 방문은 1883년 한국과 영국이 수교한 이래 국가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방한 사흘 차인 1999년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에서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으로 구성된 73번째 생일상을 받았다. 또한 생일상을 대접했던 인연으로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대를 이어 지난 2019년 5월 안동을 방문, 당시 여왕이 받은 생일상을 대접받고 여왕을 대신하여 읽은 메시지에서 “1999년 안동 방문 당시 많은 곳을 다닌 곳 중에 특히 하회마을에 와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을 저는 정말 깊이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조리서 "수운잡방"에 나오는 전계아 재현.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고조리서 "수운잡방"에 나오는 전계아 재현.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양국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 올해, 이번 행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증진을 위해 힘쓴 점을 기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테이스트 오브 런던(Taste of London)의 안동 행사는 주영한국문화원과 협력하여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Le Corden Bleu) 런던 캠퍼스의 조리학과장인 에밀 미네브(Emil Minev), 110여 년 전통의 역사를 지닌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학교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컬리지(Westminster Kingsway College)의 외식 커리큘럼 매니저인 미란다 콴트릴(Miranda Quantrill) 등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영국의 저명한 석학과 셰프, 요식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앙동시는 가지모점이, 전계아 등 안동 고유의 음식을 축제 현장에서 직접 조리하여 맛볼 기회를 제공하였다.

테이스트 오브 런던에 마련한 안동 행사장.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테이스트 오브 런던에 마련한 안동 행사장.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수운잡방》의 유서 깊은 한국 전통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행사에서 현대적 감각과 결합하여 새로운 미래 문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영국의 유명한 세프들이 함께 행사에 참가하여 뜻깊었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