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음미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전통예술 소재 창작품의 재공연을 지원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유산의 가치를 담은 문화행사 두 개를 이달부터 시작한다. 국립극장은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2023 여우락 페스티벌>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문화광장에서 개최한다. 국립극장은 또 <완창판소리 - 염경애의 심청가>를 6월 24일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전통공연예술 우수작품 재공연지원’ 공연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전통예술 소재 창작품의 재공연을 지원한다. ‘전통공연예술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 공연은 기존에 개발된 우수한 창작품이 사장되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하반기 공모를 통해 선정된 총 5개의 특색 있는 작품이 오는 11월까지 오산, 공주, 영암, 함안, 무안, 양평, 강릉, 진해, 함양, 영광 등 10개 지역에서 공연된다. 우리 가락과 애니메이션, 그림자극, 전래동화의 나오는 등장인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아트컴퍼니 행복자’의 <깨비 친구 삽살이>, 2018 올해의 도서로 선정된 신정민 작가의 “친절한 돼지씨”를 국악뮤지컬로 선보이는 ‘세종국악관현악단’의 <친절한 돼지씨>, 우리 민족 고유 신화인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 창작연희극 ‘연희집단 The 광대’의 <당골포차>, 한국 춤의 흐름을 새롭게 풀어내며 ‘2021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자작 무브먼트’의 <윤회매십전(輪回梅十纏)>, 무속음악, 산조, 판소리 등의 민속 및 무속음악을 동시대적인 음악 언어로 새롭게 표현한 ‘우리소리 바라지’의 <입고출신(入古出身)>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모든 공연은 전석 무료로, 자세한 공연 일정 및 지역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580-3276)

국립무형유산원, 무형유산 주제 테마전과 공연 

상설테마전 ‘만정(晩汀) 김소희의 소리 길’ 포스터[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상설테마전 ‘만정(晩汀) 김소희의 소리 길’ 포스터[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유산의 가치를 담은 문화행사 두 개를 이달부터 시작한다.

먼저, 6월 20일부터 오는 8월 2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전라북도 전주시) 상설전시실에서는 2023년 상설테마전 「만정(晩汀) 김소희의 소리 길」이 개최된다. 우리 소리의 대중화와 국악 교육의 제도화에 기여한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초대 보유자 고(故) 만정 김소희(1917-1995)의 업적을 기리는 전시다. 

김소희가 판소리에 입문해서 자신만의 판소리를 창조해가는 과정을 만화(카툰)와 동작 그래픽(모션 그래픽)으로 소개하는 ‘배움의 소리’  등 3개 주제로 구성돼 6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소리 외길을 걸어온 만정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한다. 사전예약 없이 전시실 개방시간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월(9월은 제외) 마지막 주 금, 토요일에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는 무형유산의 현대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2023년 무형유산 너나들이 공연’이 열린다. 미래지향적 무형유산 공연 콘텐츠를 발굴하고자 기획된 공연으로, ‘너나들이’는 순우리말로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를 뜻한다.

△재즈와 전통예술을 융합해 음악의 장벽을 낮추는 ‘덩기두밥 프로젝트’(6.30.-7.1.)를 시작으로, 전통예술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출연진들이 참여해 풍성한 공연으로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전할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반드시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각 전시와 공연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전화(상설테마전 063-280-1477, 너나들이 공연 063-280-1500, 1501)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극장, ‘2023 여우락 페스티벌’

‘2023 여우락 페스티벌’ 포스터[이미지 국립극장]
‘2023 여우락 페스티벌’ 포스터[이미지 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2023 여우락 페스티벌>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문화광장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여우락>은 전통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온 국립극장 대표 여름 음악 축제다. 올해는 대금 연주자 겸 프로듀서 이아람이 예술감독을, 타악 연주자 황민왕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축제하는 인간(Homo Festivus)’을 주제로 12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전통예술의 매력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막작 <불문율>은 명창 윤진철과 무녀 김동언이 판소리 강산제 ‘심청가’와 동해안별신굿의 ‘심청굿’을 번갈아 주고받는 공연이다. 판소리 창작자 박인혜는 지화 작가 정연락, 음악그룹 나무의 대표 최인환과 함께 제주도 무속신화 ‘생불할망본풀이’를 새로운 무대 언어로 풀어낸다.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탈춤을 계승하는 젊은 탈꾼단체, 천하제일탈공작소는 개성 넘치는 ‘요즘 탈춤’의 매력을 선보인다. 30여 년을 농악판에서 보낸 유순자·손영만 두 명인은 첫 합동 무대를 펼쳐 지역을 넘어서는 진한 농악 한판을 선보인다.

문화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드러머 사토시 다케이시와 전통연희에 기반을 두고 있는 타악 연주자 황민왕이 <여우락>에서 8년 만에 재회해 우리 전통 리듬의 새로운 확장을 꾀한다. 

미래의 전통을 실험하는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도 마련한다. 올해 <여우락>을 통해 처음 만난 첼리스트 김 솔 다니엘, 철현금과 운라 연주자 한솔잎, 피리와 일렉트로닉 사운드 아티스트 목기린, 타악 연주자 조봉국, 소리꾼 김보림은 프로젝트 여우락 SYNERGY(시너지)라는 이름으로 솔리스트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적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완창판소리 - 염경애의 심청가’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 - 염경애의 심청가>를 6월 24일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염경애 명창이 그의 소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산제 ‘심청가’로 2023년 상반기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대미를 장식한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염경애 명창은 조선 순조 무렵 8대 명창으로 손꼽혔던 염계달 명창의 후손이다. 13세가 되던 때 염금향 명창에게 ‘심청가’를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고, 대학 시절 조상현 명창에게 ‘춘향가’와 ‘심청가’를 사사했다. 이후, 성우향 명창에게 ‘심청가’를, 안숙선 명창에게 ‘수궁가’와 ‘적벽가’를 사사하며 당대 최고의 명창들에게 소리를 익혔다. 1995년 대학생 신분으로 경주 신라문화제 일반부 장원을 수상하고, 2002년 제2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만 28살의 나이로 당시 역대 최연소 장원을 거머쥐는 등 일찌감치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국 곳곳에서 완창무대를 꾸준히 이어오며 중견 명창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현재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부수석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염경애 명창이 들려줄 소리는 강산제 ‘심청가’다. 지난 2016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에서 강산제 ‘심청가’를 선보인 염경애 명창은 같은 무대에서 7년 만에 더욱 깊어진 소리를 들려준다. 명고 이태백‧윤재영이 함께 고수로 나서며, 유영대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해설과 사회를 맡아 작품에 풍성함을 더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