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 사진 상상국악배달부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 사진 상상국악배달부

대금 명인 이생강의 〈만파식적 연주 81주년-죽향(竹香)〉 공연이 오는 8월 11일 (금) 저녁 7시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이생강 명인은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시민들에게 기운과 기상을 회복시켜 드리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만파식적 연주 81년의 감회를 담담한 마음으로 시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생강 명인은 이 시대 최고의 대금 연주가로 대금산조의 시조로 알려진 한숙구, 박종기 선생의 가락을 이어받은 한주환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1937년 일본 동경 아사쿠사에서 태어난 이생강은 국악기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미 5세부터 피리 등 관악기를 익혔다. 광복이 되어 1945년 귀국하여 부산 보수동에 정착한다. 그는 11세 때인 1947년 대금명인 한숙구(한주환)를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이생강이 대금에 매진하는 계기가 된다. 한숙구의 대금산조에 매료된 이생강은 이후 10여년 동안 한숙구를 사사하면서 박종기가 창시하고 한숙구가 맥을 잇던 판소리가락 대금산조 한바탕을 익히게 된다.

원래 박종기의 산조가 20분이 채 안 되고 한숙구의 산조가 30여분정도에 그친 것을 이생강이 한 시간 가까이 연주되는 산조로 발전시킨 것으로 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순으로 연주된다. 그래서 대금산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금뿐만 아니라 피리, 단소, 태평소, 소금, 퉁소 등 모든 관악기에 뛰어난 연주 실력을 갖춘 우리 시대의 악성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제목 '만파식적(萬波息笛)'은 설화로 전하는 피리를 가리킨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 신문왕(神女王) 때 동해(東海) 가운데 홀연히 한 작은 산이 나타났는데, 형상이 거북 머리와 같았다. 그 위에 한 줄기의 대나무가 있어, 낮에는 갈라져 둘이 되고 밤에는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 왕이 사람을 보내 베어다가 적(笛)을 만들었다. 이 적(笛)을 불면 적병(敵兵)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비 올 때는 개이며 바람은 가라앉고 물결도 평온해져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한다. 국악계에서는 이 만파식적을 바로 대금의 원형으로 본다.

이생강 명인 '만파식적 연주 81주년-죽향(竹香)' 포스터. 이미지 상상국악배달부
이생강 명인 '만파식적 연주 81주년-죽향(竹香)' 포스터. 이미지 상상국악배달부

대금산조는 예부터 전해온 남도소리의 시나위와 판소리의 가락에 장단을 실어 자유롭게 구사하며 독주하는 곡이다. 특히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엇모리, 동살풀이, 휘모리 등 다양한 장단이 깃들어 있어 장단의 변화에 따라 청자의 심금을 울리는 매력 때문에 대금산조 중에서도 백미로 알려져 있다.

대금산조 전승 교육사 이광훈 외 이수자 및 전수교육생이 이생강류 대금산조 합주로 공연의 서막을 연다.

이생강 명인은 전국의 주요 아리랑을 엮은 ‘팔도강산 아리랑’을 대금 독주한다. 또한 이생강 명인이 직접 퉁소 독주로 ‘퉁소 시나위’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한국 무용가 정명자가 살풀이춤을 선사하며, 홍순이(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이수자)가 권명화류 소고춤을, 오만종이 임이조류 한량무를 각각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이생강 명인이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독주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지원을 받아 열린다. 관람은 전석 무료이다. 공연은 유튜브 채널 이생강이광훈 국악 TV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