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현대인에게 명상은 이제 특별한 수행이나 취미가 아니라 보편화된 건강 습관, 일명 미라클 모닝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싱잉볼을 울리거나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도 하고, 걷거나 춤 또는 만다라와 같은 문양처럼 명상을 위한 다양한 도구가 활용된다.

최근 쓴맛 명상캔디를 활용한 명상이 새롭게 명상인들 사이에서 시작되고 있다. 뇌 건강과 뇌활용을 돕는 브레인 명상의 하나라고 한다. 쓴맛 명상과 관련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명상치료학과 이재호 특임교수를 지난 23일 인터뷰 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재호 명상치료학과 특임교수. 15년차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이드로 강의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미국, 일본, 뉴질랜드, 오스트리아에서 명상 캠프를 진행한다. 사진 본인 제공.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재호 명상치료학과 특임교수. 15년차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이드로 강의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미국, 일본, 뉴질랜드, 오스트리아에서 명상 캠프를 진행한다. 사진 본인 제공.

현대인들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가 뇌에 있다고.
뇌의 발달로 보면 현대인의 뇌 구조는 원시인의 뇌와 거의 같습니다. 1만 년 전 원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뇌의 기능은 바로 생존이죠. 그 생존을 위해 발달한 뇌 부위가 ‘편도체’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기억을 저장하고 비슷한 상황이 되면 몸 전체에 위급상황 알람을 울려 교감신경을 자극함으로써 몸 속 모든 시스템은 위험에 대처하는 모드로 만들죠. 혈액과 에너지를 도망가거나 싸우는 데 유리하도록 팔과 다리로 보내고, 대신 소화기와 생식기, 면역체계에는 일시 중단시켜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고마운 시스템이죠.

예를 들어 원시인이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 큰 상처를 입고도 생존했다면 편도체는 숲에 대한 트라우마를 만들고 숲 근처만 가도 몸 전체에 긴급상황 신호를 보내며 빠르게 그곳을 벗어나게 하거나 아예 숲 근처에 가고 싶지도 않게 만들죠.

지난 23일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에서 쓴맛 캔디 명상을 하는 명상인들. 사진 김경아 기자.
지난 23일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에서 쓴맛 캔디 명상을 하는 명상인들. 사진 김경아 기자.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우리 뇌 속 호랑이 방어체계 때문이라고.
맞습니다. 그렇게 발달한 편도체를 지금 현대인들이 그대로 물려받았고 원시인보다 훨씬 더 잦은 빈도로 호랑이를 만나면서 편도체가 항상 활성화된 상태로 살 수밖에 없죠. 학생 때는 대학입시라는 큰 호랑이와 중간중간 계속 마주치는 평가라는 호랑이, 대학 입학 후에는 취업이라는 호랑이, 직장에서는 직장상사와 평가라는 두마리 호랑이를 마주합니다. 게다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사이가 안 좋다면 그들을 만날 때마다 호랑이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벌어지겠죠.

늘 편도체가 활성화된 상태로 살다보면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 겁니다.  소화기관도 기능이 저하되고 혈액순환계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정신적으로도 불안장애, 공황장애 증상, 히스테리 증상, 분노조절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된 상태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편도체를 안정화시키는 방법으로 명상이 많이 활용되고, 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수많은 논문이 나오고 있죠.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할 때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는데 전전두엽은 뇌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전전두엽이 편도체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죠. 즉, 명상은 전전두엽을 활성화해 편도체를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지난 2월부터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 내에 쓴맛 명상캔디 체험공방이 개설되어 명상인들 사이에 명상캔디 제조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지난 2월부터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 내에 쓴맛 명상캔디 체험공방이 개설되어 명상인들 사이에 명상캔디 제조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명상을 위해 쓴맛 캔디를 활용하는 이유, 다른 명상법과 차별점이 있다면.
편도체를 안정화시키는 여러 명상법이 있는데 쓴맛 캔디를 활용하는 이유는 뇌가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주의 집중을 할 수 있는 것이 쓴맛이기 때문이죠. 맛은 생각해서 아는 게 아니라 입안에 들어오는 즉시 인지하는 정보죠. 기존 명상법들도 편도체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즉각적으로 명상 상태를 만들어 내는 데 쓴맛의 캔디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 쓴맛 캔디는 입에 넣기만 하면 되는 매우 쉬운 명상법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그리고 어디서나 쉽게 명상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  쓴맛 명상캔디는 인삼 열매와 황칠잎 진액으로 만든다. 사진 본인제공.
우리나라에서 쓴맛 명상캔디는 인삼 열매와 황칠잎 진액으로 만든다. 사진 본인제공.

현재 명상에 활용되는 수제 쓴맛 명상캔디는 주재료가 무엇인지.

쓴맛 캔디는 미국에서 시작되었어요. 미국 인디언들이 약초로 사용하던 '가리아'라는 식물로 쓴맛 명상캔디를 만들었는데 한국에서는 식품 원료로 가능한 진생베리, 즉 인삼 열매와 황칠잎으로 쓴맛 명상캔디를 만들죠. 황칠은 예로부터 불로초라 불릴만큼 귀한 대접을 받던 나무로, 현대의학이 발전하면서 텔로미어를 건강하게 만들어 노화를 예방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밝혀졌죠. 진생베리는 인삼의 좋은 성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인삼 뿌리보다 쓴맛이 강해 그동안 대중화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건강한 쓴맛을 추구하는 쓴맛 명상캔디에는 둘도 없는 좋은 재료가 됩니다.

쓴맛 캔디 명상을 할 때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나 주의할 점이 있나요?
그냥 일반사탕처럼 입에 넣고 먹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쓴맛을 느끼며 명상을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나는 쓴맛에 주의집중해 명상상태로 들어간다”고 자신의 뇌에게 이야기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 눈을 감습니다. 시각은 오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해 온전히 미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눈을 감고 캔디를 입에 넣습니다.

쓴맛을 피하지 말고 집중하다보면, 몸과 마음, 기분에 변화가 생기는 게 느껴집니다. 그 변화를 미세하게 관찰하며 집중하다보면 점점 더 느낌이 선명해질 것입니다. 편도체가 안정되며 심장박동과 호흡이 안정되고 마음이 편안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