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냄비에서 끓어오르는 캔디 원액을 컵에 담아 조심스럽게 하트모양의 사탕틀에 따르는 손길이 떨린다.

지난 23일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 체험공방에서 새로운 브레인명상법인 쓴맛캔디 명상을 위해 손수 캔디를 만드는 참가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지난 23일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 체험공방에서 새로운 브레인명상법인 쓴맛캔디 명상을 위해 손수 캔디를 만드는 참가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지난 23일 천안 천심원 힐링명상센터 공방에서 숨죽여 초집중한 상태로 수제 쓴맛 캔디를 만드는 사람들은 전국 곳곳에서 온 명상인들이다. 최근 새롭게 시작된 쓴맛 캔디를 활용한 브레인명상을 접한 이들이 직접 캔디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인삼열매와 황칠잎을 기반으로 한 원재료를 다섯 시간 달여 만든 진액에 시럽을 첨가해 적정온도까지 끓여 사탕을 만드는 전 과정을 지도한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이드 오세길 씨는 “진액의 농도가 높고 재료가 독특해 일반적인 사탕 제조과정보다 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쓴맛 명상캔디 체험과정을 지도한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이드 오세길 씨.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에코팜에서 쓴맛 명상캔디 제조과정을 배웠다. 사진 김경아 기자.
쓴맛 명상캔디 체험과정을 지도한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이드 오세길 씨.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에코팜에서 쓴맛 명상캔디 제조과정을 배웠다. 사진 김경아 기자.

화력의 차이, 끓는 원액의 안쪽과 바깥쪽 온도 차이 등 여러 요소로 인해 거품이 섞여 혼탁한 실패작이 되기도 하고, 투명하고 선명한 갈색으로 반짝이는 캔디가 되기도 한다.

오세길 트레이너는 쓴맛 캔디 제조를 미국 애리조나주 명상 도시이자 인디언의 성지로 불리는 세도나의 농장 에코 팜(ECO Farm)에서 배웠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미국과 멕시코 인디언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가리아라는 약초로 만들었다. 직접 채취과정에 참여해 봤는데 가시가 많아 옷이 뜯기거나 손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가리아로 만드는 캔디도 명상에 적합하게 거북하지 않고 끌리는 쓴맛을 찾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는 식품 원료로 사용 가능한 인삼 열매와 황칠잎으로 만든다. 오세길 씨는 “우리나라 자연에서 자라는 약용성분이 높은 원료인 만큼 시럽 대신 조청, 수제 엿 등을 활용해 보려 시도했는데 캔디가 아닌 엿이 되더라. 입 안에서 쩍쩍 달라붙으면 명상에 적합하지 않아 시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주간 제주도 황칠나무를 직접 수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황칠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나는데 뛰어난 약용성분 때문에 불로초라 불렀다. 현대의학에서는 항노화 효과에 주목한다.”

쓴맛 명상캔디의 원재료 중 하나인 황칠잎을 제주도에서 채취하는 모습. 현대의학에서 황칠나무 성분에서 텔로미어를 건강하게 하는 항노화 효과를 확인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쓴맛 명상캔디의 원재료 중 하나인 황칠잎을 제주도에서 채취하는 모습. 현대의학에서 황칠나무 성분에서 텔로미어를 건강하게 하는 항노화 효과를 확인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쓴맛캔디 명상법을 지난해부터이고 체험과정을 개설한 것은 올해 2월부터라고 한다. 왜 명상에 쓴맛 캔디를 활용하게 되었을까?

오 트레이너는 “동서양에서 고대부터 약초로 사용하던 재료가 대부분 쓴맛이라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이 생겼다. 현대인들은 평소 의식이 주변으로 쏠려 이완된 집중을 하기까지 매우 어렵다. 뇌에 즉각 반응을 일으키는 쓴맛이 의식을 자신 안으로 집중시키는데 탁월하다”고 간단히 설명했다. 

전북 완주군에서 온 장민수(50세) 씨는 “캔디 재료를 틀에 부을 때 가까우면 왈칵 넘쳐서 높이 조절이 관건이더라. 호흡을 안정시키고 한곳에 집중하니까 어느새 만드는 과정이 명상이 되었다. 체험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쓴맛캔디 명상을 체험하는 참가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쓴맛캔디 명상을 체험하는 참가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경기도 일산에서 온 명상인 윤재열(69) 씨는 “원재료의 쓴맛과 시럽의 단맛이 혼합되면서 맛이 조화롭고 뒷맛이 깔끔해서 써도 끌리는 맛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이 많이 들어가 보석처럼 빛나는 캔디가 되는 것 같다”며 “정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내가 넣는 정성이 이 캔디를 먹는 사람들에게 치유에너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현재 직접 쓴맛 명상캔디를 만드는 체험은 일부 명상인들이 신청하여 천안의 천심원 힐링명상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전문적인 쓴맛 명상캔디 체험공방이 완공되어 일반인 누구나 체험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