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이미지 펭귄랜덤하우스
한강 작가. 이미지 펭귄랜덤하우스

작가 한강이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의 영국 출간을 앞두고 영국 독자들과 현지에서 만난다.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 이하 문화원)은 영국 런던의 문화예술지구인 사우스뱅크(Southbank Centre)가 장편소설《희랍어 시간》(영문 제목: Greek Lessons)의 영국 출간을 앞두고 한강 작가를 초청해 4월 23일(현지 시각) 영국 독자들과 ‘한강 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번 한강 작가와의 대화는 사우스뱅크의 2023년 봄 시즌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주영한국문화원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모더레이터는 영국 작가이자 방송인인 옥타비아 브라이트 (Octavia Bright) 가 진행한다.

한강 작가는 23일 런던 사우스뱅크 행사에 이어 25일 영국 리버풀(Liverpool)의 대형 서점 워터스톤즈 (Waterstones)와 27일 바스(Bath)의 서점 토핑 앤 컴퍼니 (Topping & Company)에서도 영국 독자와의 만날 예정이다.

한강 작가 "희랍어 시간" 영문판 북 커버. 이미지 펭귄랜덤하우스
한강 작가 "희랍어 시간" 영문판 북 커버. 이미지 펭귄랜덤하우스

소설《희랍어 시간》은 한강 작가가 2011년 발표한 다섯 번째 장편으로,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만남을 그렸다. 소멸하는 삶 속에서 서로를 단 한 순간 마주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혼하고, 아홉 살 난 아이의 양육권도 빼앗기고, 다시 그렇게 말을 잃어버린 후 일상의 모든 것들을 다 놓을 수밖에 없었던 여자가 선택한 것은 이미 저물어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 그곳에서 만난 희랍어 강사와 여자는 서로의 앞에 침묵을 놓고 더듬더듬 대화한다. 가족을 모두 독일에 두고 십수 년 만에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는 남자. 남자는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Greek Lessons는 영국의 대형 출판사 펭귄 랜덤 하우스(Penguin Random House)가 4월 27일 영국 발간할 예정이다. 번역은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와 이예원(Emily Yae Won)이 맡았다. 데보라 스미스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한강 작가가 2018년 소설《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방문해 독자들과 만나는 행사다. 한강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아시아 작가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문학은 새로운 미래문화를 읽는 오체투지다. 특히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은 소멸의 깊은 슬픔마저 담담하게 새로운 시작이 되는 한국문화의 깊이가 영국에서 소개되게 되어 뜻깊다. 깊이 있는 독서를 사랑하는 영국 독자들은 한강 작가와 직접 만나서 더 깊은 상호 연결감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영국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