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대구포럼Ⅱ ‘물, 불, 몸’ 5월 14일까지 개최 [사진 김경아 기자]
대구미술관, 대구포럼Ⅱ ‘물, 불, 몸’ 5월 14일까지 개최 [사진 김경아 기자]

대구미술관(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는 대구포럼Ⅱ ‘물, 불, 몸’을 5월 14일(일)까지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개최한다. 전시의 주제는 ‘물, 불, 몸’으로 세상을 이루는 만물의 근원 중에서도 물, 불, 인간의 몸이 관계하는 동시대 미술을 모색한다.

동양의 음양오행에서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기운에 의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돌아간다고 보았다. 땅 위로 올라오면 사방으로 마구 분출하는 것이 화(火)이고, 땅 아래로 흐르는 강물처럼 유연하게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수(水)이다. 또한 목, 화, 토, 금, 수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것이 우리의 몸이기도 하다. 물, 불, 몸의 특징을 작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 예술가가 만나 완성되는 ‘물, 불, 몸’은 결국 우주는 연결되어 서로 얽혀 있고, 우주가 우리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물을 이용하여 한국 단색화의 진면목을 선사하는 김택상과 불을 이용해 광물질 덩어리를 녹여 만든 조각의 물성을 파고드는 윤희, 몸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우주의 근원적인 힘을 전달하는 황호섭이 함께 한다. 

윤희는 프랑스와 국내를 무대로 활동하는 조각가다. 작가는 80년대 초반, 금속재료를 수집하며 다양한 물성을 연구하기 시작해 2000년대부터는 하나의 주형(鑄形, 거푸집)을 사용하여 다양한 주물을 만들어낸다. 주형은 대략 150~300kg이며, 원뿔, 원기둥, 구 등의 모양이다. 

윤희, 구형의(Spheric), 청동, Diameter 78cm, 8pieces, Diameter 98cm, 5pieces, 2021-2022 ​[사진 김경아 기자]
윤희, 구형의(Spheric), 청동, Diameter 78cm, 8pieces, Diameter 98cm, 5pieces, 2021-2022 ​[사진 김경아 기자]
​윤희, 즉흥(Improvisation), 알루미늄, 65x180x200cm, 2018-2021 [사진 김경아 기자]
​윤희, 즉흥(Improvisation), 알루미늄, 65x180x200cm, 2018-2021 [사진 김경아 기자]

어린 시절 강원도 원주에서 자란 김택상은 자연 속에서 색채의 감각과 감동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물빛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사각형의 틀에 아크릴 물감을 희석한 물을 부어 캔버스가 잠기게 한 후, 물에 잠기는 표면의 면적과 침전되는 시간을 조절하는 과정과 건조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화면을 구성한다. 작업실 안의 빛, 바람, 시간, 계절의 요소를 개입해가며 작품을 완성한다. 

김택상, 작업 중인 캔버스 천(Working on), Water acrylic on canvas, Dimensions variable, 2014-2023 [사진 김경아 기자]
김택상, 작업 중인 캔버스 천(Working on), Water acrylic on canvas, Dimensions variable, 2014-2023 [사진 김경아 기자]
자연 속에서 색채의 감각과 감동에 크게 영향을 받은 김택상의 작품들 [사진 김경아 기자]
자연 속에서 색채의 감각과 감동에 크게 영향을 받은 김택상의 작품들 [사진 김경아 기자]

황호섭의 '무제(Untitled)' 연작은 화면에 붓질을 가하지 않고 드리핑 기법을 이용해 물감을 흩뿌리는 작업이다. 캔버스의 표면에 흩뿌려진 아크릴릭 물감 알갱이들은 응고의 시간과 더불어 건조되기 시작하지만, 이내 작가가 분사하는 물줄기에 의해 중심이 씻기면서 실반지와 같은 원형의 무수한 색 띠 알갱이들로 변신한다. 구리, 사금, 망간, 운모 등의 광물이 섞인 안료가 연출하는 신비로운 빛의 효과는 헤아릴 수 없는 별들로 채워진 무한의 우주 공간과 에너지로 소용돌이치는 북극의 오로라(Aurora) 같다. 

황호섭, Same GirlⅠ, 2014-2019, 370x170x30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사진 김경아 기자]
황호섭, Same GirlⅠ, 2014-2019, 370x170x30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사진 김경아 기자]
황호섭, Same Girl Ⅵ, 2014-2015, 138x205x15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사진 김경아 기자]
황호섭, Same Girl Ⅵ, 2014-2015, 138x205x15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사진 김경아 기자]

대구미술관은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하절기인 4월부터 10월은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개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