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지 78년, 한일 협정을 통해 국교 정상화한 지 58년째이다.

그동안 양국 정부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의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의 현실은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그것으로 인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양국관계는 최악이라 할 정도로 대립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한일 과거사 문제의 어제와 오늘' 연구총서를 지난 1월 12일 발간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은 '한일 과거사 문제의 어제와 오늘' 연구총서를 지난 1월 12일 발간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여전히 양국관계의 걸림돌이자 끊임없이 불씨가 되는 과거사 문제에 있어 특정 사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과거사 전반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이하 재단)은 ‘한일 과거사 문제의 어제와 오늘–식민지배와 전쟁 동원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발간했다.

이 책은 현재 재단의 ‘일제침탈사 연구총서’ 시리즈 중 1951년 샌프란시스코조약 이후 1965년 한일협정까지 13년 8개월의 한일회담을 집중연구하는 유의상 전 동북아역사재단 국제표기명칭대사가 집필했다.

연구서에는 일제의 식민 지배와 전쟁 동원에서 기인한 과거사 문제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어떠한 경위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기존 연구성과를 집약하고 필자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추가해 담았다.

서문에서 필자는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집단적 기억’의 대립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식민 통치하에서 겪었던 고통의 기억과 일본을 이끄는 보수우익 성향의 주류 세력들이 이른바 ‘수정주의적 역사관’에 입각해 오히려 자신들을 전쟁의 피해자로 포장하려는 시도로 ‘자기 변명적 집단기억’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제1장에서는 광복과 식민 지배에 대한 피해배상 요구, 제2장에서는 한일회담과 식민 지배의 청산문제, 제3장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의 과거사 문제, 제4장에서 식민 지배 책임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광복 이후 한일회담 시작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거사 문제 전반을 시간순으로 다룬다. 그 흐름 속에서 과거사 문제의 대표적 사안인 일본군 ‘위안부’문제, 강제동원 피해문제를 비롯해 한인 B‧C급 전범 문제,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 재일한국인 문제, 강제동원 한일 유골 봉환과 야스쿠니 신사합사 문제 등 개별 과거사 문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번 연구서 출간으로 한일 과거사 문제 연구 학자뿐 아니라 외교부 등에서 과거사 현안을 다루는 실무자, 대학에서 한일관계를 공부하는 학생,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