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방랑자, 닥종이위에혼합재료, 190x90cm  [이미지 갤러리다선]
꿈꾸는방랑자, 닥종이위에혼합재료, 190x90cm [이미지 갤러리다선]

김재선 작가는 한국화의 조형원리와 서양화의 아상블라주 기법의 조화로 독특한 한국적 얼을 표현한다. 작가의 <꿈꾸는 방랑자> 시리즈는 한국의 전통적인 한지를 사용하여 한국인이 지닐 수 있는 얼을 표현한다.

또한, 김재선 작가는 한지를 사용해 단순하게 그리는 회화의 범주를 넘어, 특수한 오브제를 부착해 화면에 밀도감을 높이는 기법을 구사한다. 이러한 방식은 화면 속 또다른 세계를 상상해볼 수 있는 공간의 깊이를 선사한다.

한지로 김재선 작가는 고무신 작업을 한다. 왜 고무신일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흙묻은 고무신을 깨끗이 씻어 양지에 바른 됫돌에 말리는 날이면 나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럴 때는 일만 하시던 엄마가 외출하는 날이다. 우리 어머니의 고무신은 꽃이나 나비가 그려진 새하얀 신발이 아닌, 군데군데 금이 가 있는 누런 고무신이다. 고운 여인이 신기에는 소박하다 못해 때로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고무신을 신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환해지셨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에게는 고무신은 그저 하나의 고무신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아가는 행복, 자유, 꿈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고무신에 대한 이런 이미지들이 나를 ‘고무신’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나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하게 한 것 같다."

작가의 <꿈꾸는 방랑자> 시리즈를 만나 볼 개인전이 갤러리 다선(경기 과천시 양지마을4로 44-18)에서 2월 7일부터 열린다.

꿈꾸는 방랑자,   90 x 60 cm,  닥종이위에 혼합재료  [이미지 갤러리다선]
꿈꾸는 방랑자, 90 x 60 cm, 닥종이위에 혼합재료 [이미지 갤러리다선]

한지의 포근함과 물성이 자아낼 수 있는 소박하고 담백한 막이 작품의 주요 관람 포인트다.

작가는 “외출준비의 끝은 신발을 신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신발은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도전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꿈꾸는 방랑자》는 삶의 희로애락 속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삶을 이야기한다.

꿈꾸는방랑자 ,  38.5x55.5cm,  닥종이위에 혼합재료  [이미지 갤러리다선]
꿈꾸는방랑자 , 38.5x55.5cm, 닥종이위에 혼합재료 [이미지 갤러리다선]

김재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말한다.

“한지를 녹여 만드는 내 작품들은 멋을 낸 코고무신, 댓돌에 살며시 얹힌 어머니의 고무신, 개나리 고까신, 새색시의 고무신, 할머니의 흰 고무신, 아버지의 검정고무신으로 다양하게 확장된다. 한지의 고요하고 깊고, 부드러운 본성에 나는 늘 마음이 움직여 다가가게 되고, 고무신의 단순하고도 고요한 선(線)에서 새로운 미(美)의 세계에 눈을 뜬다. 한지와 고무신, 이 두 개가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나의 작품은 숨을 쉬고 새로운 창작의 세계를 보여준다.

사람이 일할 때나 외출할 때 신는 신발은 움직이기 위해 필요하다. 나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신발은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 삶의 과정에는 언제나 희로애락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희로애락 속에서도 꿈을 향해 움직이는 삶―이것을 나는 ‘꿈꾸는 방랑자’라고 표현했다. 나는 특히 <꿈꾸는 방랑자 시리즈>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희망, 즐거움, 용기 등을 나타내고 싶었다.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이상을 향한 꿈꾸는 방랑자의 길동무가 되어 현실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여유로움을 잃지 않기를 바라본다.”

김재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 스위스, 미국 등에서 개인전 29회 개최하고 단체전 200여회에 참가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특선 등 다수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 심사위원을 지냈다. 

김재선 작가의 개인전 <꿈꾸는 방랑자>는 3월 1일까지 갤러리다선에서 열린다. 3월 2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BAMA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