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도스는 2023년 상반기 기획공모 릴레이 프로젝트로 ‘시간의 잔상’이라는 주제로 이민영, 장주연, 김규원, 이시아, 최민솔, 김지수, 조영선 총 7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1월 25일부터 3월 14일까지 작가의 개인전이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한다.

갤러리 도스는 “인간의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작가적 상상과 직관으로 조형적으로 구현하는 기회를 이번 공모를 통해 마련하고자 한다”며 “매 순간은 시간의 잔상이 되어 외부 세계와 접촉하게 될 때 새로운 낯선 생명과 세상을 조우한다. 그 과정에서 우연적인 변화와 생각지도 못한 연관성을 포착해 내는 것이 예술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개인적인 역사의 층위가 쌓여 있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시간의 잔상으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민영, 균열2, 천에 수성 염료, 실크스크린, 직경 99cm,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이민영, 균열2, 천에 수성 염료, 실크스크린, 직경 99cm,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시간의 잔상’ 개인전은 먼저 이민영 작가 개인전 <우연이라고 칭하는 형태의 아름다움>이 1월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이민영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연히 발견한 다양한 균열의 가변성을 공예적 기법을 통해 재현해 내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균열로 인해 구현되는 선들은 감히 fractal이라고 할 수 없다.

2019년 난 어느 상점에서 발견한 시트지가 갈라진 모습, 횡단보도에 오래되어 갈라진 페인트 자국, 추워서 빙판이 되고 기온이 상승하며 갈라지는 수면의 형상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래서 난, 내가 마주한 우연이라고 칭하는 아름다움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사물이나 현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나는 추함의 직전에 서 있는 아름다움이 이번 작업의 <균열>로 구현되길 바란다.”

이번 전시에서 구현한 균열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균열1>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닌 재료로 인위적인 균열을 만들어 실크스크린으로 그 순간을 남긴다. 그 순간은 불완전한 상태이다. <균열2> <균열3> 두 가지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나열하고 있어 시간의 잔상을 보여준다. <균열2> 와 <균열3>은 일정구간의 반복이 아닌 같은 이미지가 회전하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지금 마주한 아름다움이 영원하지 않고 계속 변모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민영 작가는 일본 타마예술대학(Tama Art University), 생산디자인학과 텍스타일 코스를 졸업했다.

장주연, 부드럽고 무정한 풍경, 112X145.5cm, 장지에 혼합매체,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장주연, 부드럽고 무정한 풍경, 112X145.5cm, 장지에 혼합매체,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두 번째 전시는 장주연 작가의 개인전 <부드럽고 무정한 날들>이 2월 1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장주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 ‘섬’ ‘부드럽고 무정한 풍경’ 등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삶은 자신이 예측한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막을 수 없는 일들, 예상치 못한 고통과 불행,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사람 간의 관계 등, 자신의 의도나 노력과는 별개로 흘러가는 거대한 세상의 흐름 안에서 개인은 종종 너무나 가냘프고 무기력한 존재가 된다. 나는 작업을 통해 불가항력적인 삶의 흐름과 거기에서부터 비롯되는 막연함, 불안함, 답답함, 모호함을 나타내고자 한다. 그것은 불확실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자신이 느낄 수 있는 확실한 순간의 감각이며,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작가노트’)

장주연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동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규원, 더 나아질 하루, 139x122cm, 혼합재료,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김규원, 더 나아질 하루, 139x122cm, 혼합재료,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세 번째 전시는 김규원 작가의 개인전 <내일의 어제>이 2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김규원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 단위의 시간이 모이고 쌓여 마치 우리가 인생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듯, 나 또한 비정형의 단위들을 모으고 연결하며 조형에서의 나만의 전진을 시도해 나간다. 여러 개의 단위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를 이루어나갈 때, 이는 하나의 온전한 화면이 가지는 것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다. 원하는 데까지 확장될 수도, 구부러지고 튀어나올 수도 있는 이러한 가능성은 마치 시간의 축적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내는 기념비적인 그 무엇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때로는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일부는 무의미한 나날들로 기억되기도 한다. 어떤 하루는 지나치게 긴 하루로, 또 어떤 하루는 너무도 평범해 더 나아지길 바랐던 하루로 기억된다. 이처럼 더 흥미롭고 화려한 무엇으로 대체되길 바랐던 지난 하루들 또한, 나는 그림을 통해 추억해 본다. 보통의 것들로 가득해 더 신나는 일을 기다렸던 하루도 그림으로써 추억되고 나니 평온한 하루이자 기억할만한 하루로 남게 된다.”

201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규원 작가는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개인전 ‘The Expansion’(갤러리너트, 서울)을 개최하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이시아, ‘24살, 초겨울, 24-1시간, 흐리더라도’, 가변크기, 샤에 자수, 2020  [이미지 갤러리도스]
이시아, ‘24살, 초겨울, 24-1시간, 흐리더라도’, 가변크기, 샤에 자수, 2020 [이미지 갤러리도스]

이어 이시아 작가가 개인전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를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개최한다.

이시아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영원히 되새기게 될 것 같은 순간을 직감할 때가 있다. 희끄무레한 민트색 공기와 함께 평안한 적막을 들이쉬었을 때. 새하얀 도화지 위에 이리저리 그리고 지우고 색칠하며 애쓰다 순간 아, 완성이다 싶어 미련 없이 다음 새하얀 장으로 넘길 때. 그런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흐르는 시간을 꼬집어 만든,

순간이라는 책갈피의 내구성은 약하다.

먹먹한 그리움이 만지작거리자 탁해지고

둔한 나날이 스치자 쉬이 흐무러진다.

그럼에도 다시 빳빳이, 책갈피를 만든다.

그리고 영원이라는 제목의 책 사이 숨긴다.”(‘작가노트’)

이시아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최민솔, Non-standard Shape 2-5, 37x35cm, mixed media,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최민솔, Non-standard Shape 2-5, 37x35cm, mixed media,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2월 22일부터 28일까지는 최민솔 작가의 개인전 <Piece and One-piece>이 열린다.

“어느 날 문뜩 나의 형태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의식 없이 내가 속한 공간의 틀에 맞춰 획일화된 형태로 변해가는 나를 보게 되었다. 진짜 나의 형태는 무엇일까? 의식하였다. 나를 옭아매는 유형과 무형의 틀 안에서 벗어난다. 나의 형태는 자유롭고 불규칙하다. 그렇게 존재는 의식에 의해 나타나며 통일될 수 없는 서로 다른 형태이다. 나의 작업은 경계를 넘고 파편화하고 재조합한다. 이는 의식 속에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나의 진정한 형태에 대한 탐구이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최민솔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민솔 작가는 충북대 미술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고, 충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 전공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김지수, 언덕에 흐르는 달, 91x44cm, 순지에 먹과 채색,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김지수, 언덕에 흐르는 달, 91x44cm, 순지에 먹과 채색,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3월 1일부터 7일까지는 김지수 작가의 개인전 <밤과 꿈(Night and Dreams)>이 열린다.

“나에게 시간이란, 나와 함께 변화해 온 여러 기억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현재를 귀하게 여기며 좋은 기억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데, 일상을 잘 살아가다가 문득 몰려오는 적막과 슬픔이 있다. 어둠이 파도가 되어 오는 때면 무거운 이불 삼아 끌어안고 웅크린 채 터널을 지난다. 그마저 나의 일부인가 싶기도 하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까만 밤에 수놓은 미지의 식물들과 별, 달이 나를 위로하듯 반짝이는 모습을 그렸다. 마치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때인 것처럼.”

김지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김지수 작가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이후 일본 도쿄예술대학 미술연구과 문화재보존학 보존수복 일본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2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동양화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조영선, memory_white&black, 40x30x659(h)cm, stoneware & glazed,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조영선, memory_white&black, 40x30x659(h)cm, stoneware & glazed, 2022 [이미지 갤러리도스]

 

3월 8일부터 14일까지 조영선 작가의 개인전 <memory of hands>이 열린다.

조영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 이 순간만이 현재가 되고, 현재의 많은 부분들은 과거의 시간으로 남는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끊임없이 현재로부터 과거를 만들어낸다. 현재의 움직임은 과거가 될 '순간'을 담아내고, 다가올 시간을 마주한다.

작가는 매끈하게 정리하기만 했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지워나가기 위해 흙을 쌓아 올리고, 밀어내어 생긴 손자국을 남김으로써 흙의 본모습과 순간의 흔적을 담아내고자 한다. 손이 기억하는 느낌을 변화하는 흙의 유연성에 맡기면서 현재로부터 과거를 지우고, 계속해서 다가오는 현재를 기억할 수 있게 한다.”(‘작가노트’)

조영선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3년 상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릴레이 프로젝트 ‘시간의 잔상’展은 갤러리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