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1일 극장개봉한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이 개봉 18일 만에 관람객 200만을 돌파했다.

1월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영웅〉은 전날 13만3416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 209만7718명으로 1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1월 7일 공개된 '영웅' 200만 돌파 기념 인증 사진.  [사진 CJ ENM]
1월 7일 공개된 '영웅' 200만 돌파 기념 인증 사진. [사진 CJ ENM]

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영웅>의 200만 돌파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20일째, <맘마미아! 2>의 21일째 200만 돌파보다 빠른 속도다.

영화 <영웅> 은 단지동맹으로 조국 독립의 결의를 다진 안중근이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 처단을 맹세하고 1910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현장에서 체포된 후 일본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순국하기까지를 다룬다.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했으며, <해운대> <국제시장> 등 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이 출연한다.

원작 ‘영웅’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 뮤지컬로 꼽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영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영화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한 뛰어난 작품이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작품으로 13년 동안 많은 뮤지컬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 뮤지컬이다.

영화로 재탄생한 <영웅>은 무대 공연의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뮤지컬에서 표현할 수 없는 시각적 효과를 대폭 강화하였다. 흰눈이 쌓인 벌판, 자작나무 숲, 극 초반 의병대의 전투 장면, 이토 히로부미가 탄 열차, 설희(김고은 분)의 기차 밖으로의 투신 장면, 하얼빈역의 전경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영웅>에서는 안중근 역의 정성화가 돋보인다. 정성화는 2009년 뮤지컬 ‘영웅’ 초연부터 총 8차례 안중근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정성화는 안중근이 환생한 것처럼 뛰어나게 연기를 했다. 그가 ‘장부가’ 등을 부를 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과 고뇌가 묵중하게 전달되었다.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 역 김고은의 연기 또한 강렬했다. 설희는 나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으로 가서 정체를 숨기고 이토 히로부미에 접근해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독립군의 요원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 일정을 알아내 알려준다. 첩보물 같은 전개는 안중근의 거사와 또다른 긴장을 불러일으키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김고은은 한복,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 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 연기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노래 실력이 뛰어난 김고은이지만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가창 실력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역 배우 나문희의 연기 또한 명품이었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낼 시간이 왔구나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큰 뜻을 이루렴“

영화는 보는 내내 눈물을 쏟게 하였는데 특히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는 장면에서는 실제 영화관 곳곳에서 우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여기에 ‘마진주’(박진주 분)와 ‘유동하’(이현우 분)의 러브라인은 자칫 비장하고 경직될 분위기에 여유와 휴식을 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비장한 가운데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드는 영화이다.

일제는 안중근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목숨을 빼앗지만, 안중근을 누가 죄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을 침략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그러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은 재판을 받고 죄인이 되었다. 영화는 묻는다. "누가 죄인인가"

안중근의 시대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안중근이 밟았던 눈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을까? 사람을 죽여서라도 얻으려 한 나라의 독립. 나에게 나라는 무엇인가? 지금 여기 우리에게 영화는 묻는다. "우리에게 나라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