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3대 왕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의 혼례복 위에 수놓은 모란은 부귀영화의 상징이었다. 모란도 병풍을 비롯해 궁궐의 그릇, 가구, 의복, 그리고 제사에 사용하는 의례에도 왕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모란이 사랑받았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7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란꽃을 매개로 조선왕실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 ‘안녕, 모란’을 개최한다. 총 120여 점의 유물을 대거 공개하며, 모란이 수놓인 혼례복 중 창덕궁 왕실혼례복은 최초 공개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이 7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안녕, 모란' 전시 중 2부 전시공간에 있는 왕실 혼례복 2벌. [사진=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7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안녕, 모란' 전시 중 2부 전시공간에 있는 왕실 혼례복 2벌. [사진=문화재청]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올봄 창덕궁 낙선재의 계단신 화단인 화계에 핀 모란꽃을 포집해 제작한 꽃향기가 전시공간을 가득 채우고 빗소리와 새 소리 등 정원 속 생생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꾸며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전시는 1부 ‘가꾸고 즐기다’, 2부 ‘무늬로 피어나다’, 3부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번영을 빌다’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가꾸고 즐기다’에서는 모란을 가꾸고 감상하며 그림으로 그려 즐기던 전통을 선보인다. 1부 전시실이 모란향과 자연의 소리를 만나도록 꾸며졌으며, 18~19세기 대표적인 모란 그림인 허련(1808~1832), 남계우(1881~1890) 등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시계방향으로) 모란이 그려진 조선 23대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의 혼례복, 최초 공개 창덕궁 궁중 혼례복, 신명연이 그린 산수화훼도첨 중 모란, 복온공주 혼례용 방석, 유리창에 모란을 그린 가마. [사진=문화재청]
(시계방향으로) 모란이 그려진 조선 23대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의 혼례복, 최초 공개 창덕궁 궁중 혼례복, 신명연이 그린 산수화훼도첨 중 모란, 복온공주 혼례용 방석, 유리창에 모란을 그린 가마. [사진=문화재청]

2부 ‘무늬로 피어나다’에서는 조선왕실 생활공간을 장식한 모란 무늬 속 의미를 살핀다. 나전가구, 화각함, 청화백자, 자수물품 등 다양한 유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왕실혼례복 두벌이 눈길을 끈다. 복온공주 혼례복은 활옷 중 제작시기, 착용자가 명확한 유일한 유물이다.

또한 첫 공개되는 창덕궁 왕실혼례복에는 겉감가 안감 사이 옷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넣은 종이심이 독특하다. 1880년 과거시험 답안지를 재활용한 종이라는 것이 보존처리 중 확인되었다. 혼례용품 주변에 삼베를 길게 늘어뜨리고 혼례복의 다양한 꽃무늬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를 연출했다.

조선왕실 유물 중 모란이 그려진 대표적인 모란도 병풍. [사진=문화재청]
조선왕실 유물 중 모란이 그려진 대표적인 모란도 병풍. [사진=문화재청]

3부 ‘왕실의 안녕과 번영을 빌다’는 왕실의 흉례凶禮와 조상을 모시는 의례에 사용된 모란을 조명한다. 3부 전시의 중심유물은 모란도 병풍으로 전시장 3면을 모두 모란도 병풍으로 둘렀다. 관람객이 병풍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유물과 유리면 사이 거리를 좁혔다. 마지막 부분은 왕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선원전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조성해 모란도 병풍과 향로, 교의, 의궤를 함께 전시해 왕실의 조상을 모시는 의례와 모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전 관람을 위해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을 통한 사전예약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예약, 현장접수를 합하여 시간당 100명, 일일 최대 1,000명까지 개인 관람으로만 입장이 가능하고 마스크 착용, 발열 점검, 한방향 관람을 준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