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 미제라블’이 프랑스의 대통령까지 움직인 영화의 힘을 증명하며 세상을 바꾸는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레 미제라블’은 제72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및 벌칸상 수상작, 제45회 세자르 영화제 감독상, 관객상, 편집상, 신인남우상 수상작이자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로 지명된 세기의 문제작.

영화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 혁명을 다룬 소설 ‘레 미제라블’ 이후 15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분노의 노래를 몽페르메유에 전근 온 경감 ‘스테판’과 뜻밖의 사건에 몰린 소년 ‘이사’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도 영화 ‘레 미제라블’이 같은 제목으로 만들어진 것은 두 작품 모두 몽페르메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그곳에 사는 이들 또한 변함없이 ‘미제라블’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레 미제라블’이 프랑스의 대통령까지 움직인 영화의 힘을 증명하며 세상을 바꾸는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영화사진진]
영화 ‘레 미제라블’이 프랑스의 대통령까지 움직인 영화의 힘을 증명하며 세상을 바꾸는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영화사진진]

 

빅토르 위고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까지 있는 몽페르메유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교외지역’으로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으며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들이 빈곤층과 함께 거주하는 지역이다. 또한 다른 도시에 비해 치안 문제가 자주 발생하며 경찰과 거주민 간의 긴장, 갈등이 심한 곳이기도 하다.

레쥬 리 감독은 “처음으로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당했던 게 열 살 때였다’며 극중 소년들이 처한 상황이 극적인 설정이 아닌 일상이라는 것을 밝혔다. 소설 속 자비없이 군림하는 경찰 자베르를 연상시키는 ‘크리스’와 같은 경찰들도 감독에게는 현실에 존재하는 익숙한 인물들이었다. 그럼에도 감독은 이들이 악인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동네에서 본 경찰은 대부분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환경에서 생존해가는 사람들이었다’며 몽페르메유의 문제는 경찰과 빈민이 아닌 시스템에 있음을 지적했다. 파리와 교외지역이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된 것도, 교외지역의 거주자들은 공적인 시스템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것도 모두 정치인의 문제인 것이다. 폭발 직전의 세상을 담은 냉정한 경고장은 감독의 목표대로 프랑스 정치계에까지 반향을 일으켰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레 미제라블'을 함께 보자고 레쥬 리 감독을 초청했지만 감독은 몽페르메유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했고 결국 함께 영화를 보는 일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를 본 마크롱 대통령은 영화에 묘사된 프랑스의 현실을 보고 충격을 받아 교외지역 빈곤 실태조사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정치권의 반응에 레쥬 리는 ‘내가 영화에서 보여준 문제들은 뉴스가 아니다. 몽페르메유는 항상 이런 모습이었다’며 무관심했던 정치권을 꼬집었다. 그러나 다르덴 형제의 '로제타',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문제의식이 복지체계의 재정비로 이어졌듯, '레 미제라블'의 반향은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예술의 힘을 증명할 예정이다.

“폭탄 같은 영화!”-제72회 칸 영화제,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이후 2세기, 그러나 혁명은 더 가까이에 있다”-The Hollywood Reporter, “빅토르 위고는 이 영화를 보고 울었을 것이다”-The New Yorker, “재미있으면서 아프고 다이내믹하지만 깊다. 현시대 최고의 ‘레 미제라블’의 탄생!”-부산국제영화제 서승희 프로그래머 등 극찬을 받은 '레 미제라블'은 4월 15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