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비말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야.”

서울 노원구에 있는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교장 이상종)에 교사로 근무하는 친구가 이렇게 말하며 수업 중 교실 내 비말 감염 가능성을 걱정했다.

광운전자공고는 교육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노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학교에서도 등교 후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을 매일 2~3명씩 선별진료소로 보내는 실정이었다.

이용하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급식실은 가림막을 설치해 비말 감염 차단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문제는 교실이었다. 수업하는 동안 교사와 학생이 마주보거나 친구들과 토의·토론을 수시로 진행하니 비말 감염 위험이 높았다. 특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마스크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임이 뻔했다.

아크랜드가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물품을 전달했다. 18일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사진 왼쪽)와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이상종 교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아크랜드가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물품을 전달했다. 18일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사진 왼쪽)와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이상종 교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급식실처럼 가림막을 설치하면 비말 확산 방지와 감염 차단을 할 수 있을 터지만, 학교 예산이 부족했다. 올해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것으로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교사 친구의 걱정이 공연한 것이 아니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자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는 곧바로 가림판 제작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6월 18일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는 아크랜드로부터 약 4천만원 상당의 코로나19 방역 물품인 비말 방지용 투명 가림막 제품 등을 기부 받아 모든 교실에 설치했다.

이날 열린 기부 물품 전달식에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이상종 교장과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가 보유한 기술로 좋은 제품이 나와 교사와 학생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크랜드가  기부한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아크랜드가 기부한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가림판 설치 후 수업을 받은 3학년 김남준 학생은 밝은 얼굴로 “장시간의 더위에 마스크를 벗고 말하는 친구들 때문에 걱정했다” 라면서 “가림막이 생겨 심리적 안정은 물론 실질적 감염 방지 효과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국어교사는 “교실 내 감염 우려 상황에서 조금 더 안전하게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증받은 것이라 들었는데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상종 교장은 “코로나19로 힘들어 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준 이승훈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하루빨리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신축 급식실 벽면 아크릴 시공 후 사유정 영양교사(사진 왼쪽)와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가 학생 위생과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신축 급식실 벽면 아크릴 시공 후 사유정 영양교사(사진 왼쪽)와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가 학생 위생과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아크랜드 이승훈 대표는 이번 기증을 계기로 학교의 게시판과 표지판 시공 등을 약속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8월에 설립한 아크랜드는 아크릴 가공 제조 전문 회사로 꾸준히 성장하여 연매출이 약 5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로 디자인 전문 업체 ㈜아트텍과 소재 정밀 가공 업체 ㈜GSM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