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년째 경기도 성남 탄천공원에서 당당하고 멋진 기공으로 회원들 앞에 서는 김정순(73) 강사. “아무리 힘들어도 지도하려고 회원들 앞에만 서면 펄펄 날아다니죠. 나와 함께 10년 넘게 수련한 회원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강사님 덕분에 별로 나이먹지 않았다. 그때보다 더 팔팔하다.’며 저보고 ‘80세까지는 꼭 지도해줘야 한다.’고 당부하지요. 하지만 내 꿈은 100세 스타강사입니다.”

'100세 스타강사'를 꿈꾸는 김정순 국학기공강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 탄천공원장). [사진=김경아 기자]
'100세 스타강사'를 꿈꾸는 김정순 국학기공강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 탄천공원장). [사진=김경아 기자]

그가 이토록 활기찬 삶을 유지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비법이요? 브레인명상이죠. 브레인명상을 하면서 건강은 물론 선택하면 이루어지는 걸 체험했어요. 나를 믿는 힘이 강해져 뇌의 주인이 되었죠. 제게 강한 신념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겁니다. 누군가 제게 ‘나이 들어서도 국록을 먹을 운명’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지 않나요? (하하)”

현재 탄천공원과 정자2동 능골공원, 주간보호센터, 분당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다섯 곳에서 수련지도를 하는 그는 베테랑 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회원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평범한 주부에서 강사의 길을 걷게 된 그의 선택을 자식들이 극심히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어머니를 ‘강사님’이라 부르며 매우 자랑스럽게 주변에 알린다. 덕분에 가족 간 신뢰도 더욱 깊어졌다.

김정순 씨의 어릴 적 꿈은 ‘현모양처’였다. 매사 긍정적이고 쾌활하며 흥이 많아 학교에서는 응원단장을 도맡았다. 리더십도 있고 어머니를 닮아 받는 것보다는 베풀고 나눠주었고, 남들과 함께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어릴 때부터 알았다. 하지만 병약하신 부모님의 병수발을 하면서 “나는 부모님처럼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습관이 되어 평소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았다.

사범대학을 나온 남편을 만나 금슬이 무척 좋아 진주에서 소문난 잉꼬부부였다. 중‧고등학교 교사였던 남편과 등산을 가면 산악회에 여성회원이 적었는데 아내와 함께 온 건 남편뿐이었다. 하지만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곧 교장 승진을 앞둔 남편이 친구들과 등산을 갔다 오면서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급한 일로 함께 가지 못했던 그는 남편의 마지막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떠나보낸 충격에 1년 간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처럼 지냈다.

어둡고 힘든 시기 멍하니 집에만 박혀있는 김정순 씨를 위해 아들은 친척의 비디오가게에서 액션영화만 빌려다주었다. 어머니가 예전의 활달한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아들의 배려에 그는 ‘착한 두 아들 장가는 보내야겠다.’며 용기를 냈다. 당시 우연한 계기로 촉석루공원에서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고, 운동으로 삶의 활력소를 찾았다. “같이 배드민턴 하던 분들과 산악회 ‘촉우회’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활동한다고 하더군요.”

김정순 씨는 탄천공원을 비롯해 정자2동 능골공원, 주간보호센터, 분당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다섯 곳에서 건강과 젊음을 전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정순 씨는 탄천공원을 비롯해 정자2동 능골공원, 주간보호센터, 분당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다섯 곳에서 건강과 젊음을 전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는 56세 때 큰 아들네 손녀딸을 돌보러 진주에서 분당으로 왔다. 마땅히 운동할 데도 없어 가까운 산에만 다녔다. 마침 자전거를 타고 탄천을 지나다 공원에서 시민들이 국학기공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활기차고 재미있어 보였고 기공 동작도 멋있었다. 곧바로 참가해 수련을 하고 얼마 후 동호회 회장이 되었다. 기공을 잘 따라하다 보니 주2회 정도는 김정순 씨가 지도하기도 했다. “어떤 운동도 건강에 좋지만 국학기공은 인성을 키워준다는 점이 달랐어요. 지도할 때 하는 말에는 ‘나를 사랑하라. 서로 공감하라. 홍익하자.’는 메시지가 들어있었죠.”

그러나 공원수련장은 매년 3월에 열고 10월이면 끝내서 겨울철에는 수련을 하지 못했다. 마침 홍보지를 보고 겨울철에 단월드 미금센터에서 본격적인 수련을 하자고 회원들을 모아 12명이 센터를 찾아갔다. “센터에서 해보니 훨씬 전문적이더군요. 심성교육을 갔더니 교육생 중 내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고요. 누구보다 신나게 교육을 받았고, 센터 소개로 국학원에서 민족혼 교육을 받았을 때도 감동이었죠.”

건강해졌고 본래 갖고 있던 흥을 발산하며 지냈지만 부족함을 느꼈다. “수련할 때 원장님께서 ‘내면에 집중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센터 벽에 마스터힐러 교육을 소개한 걸 보고 원장님께 여쭤봤더니 그냥 웃으시고 자세한 설명은 없었죠. 분명 이 교육이면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친한 회원에게 물었더니 ‘꼭 해보라’고 권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교육가겠다고 선택했죠.”

김정순 국학기공강사는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축전에서 개인전 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개인전으로도 많은 상을 받았다. [사진=K스피릿 DB]
김정순 국학기공강사는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축전에서 개인전 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개인전으로도 많은 상을 받았다. [사진=K스피릿 DB]

김정순 씨는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고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교육을 받으며 나 자신에 집중하면서 통찰력이 생기고 무엇보다 똑똑해졌어요.(하하) 전에는 참을성이 없고 다혈질이라 종종 불끈하고 화를 내곤 했는데 그런 게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겼죠.

뇌교육 보스(B.O.S: Brain Operating System 뇌활용)법칙 중에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게 있어요. 센터에서 모든 교육과정을 누구 권유도 없이 제가 다 선택했고, 선택하고 나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다 되더군요. 그래서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고 사범이 되고 강사가 되었잖아요. 일사천리로 말이죠. 이제 강사로 활동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자립하니 하고 싶은 걸 못한 적이 없어요. 지금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선택하고 그냥 하게 되었죠.”

그는 본인이 배운 브레인명상과 체조, 국학기공을 조화롭게 접목하고 그날그날 환경, 회원들의 상태에 따라 응용해서 지도하니, 회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몇 년 전 태풍으로 인해 회원들이 정성껏 만들어준 단상이 물에 떠내려갔다. 100여 명을 지도하니 필요할 것이라며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어준 단상이 그렇게 되니 마음이 아팠다.

“단상이 없어도 수련지도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새벽에 탄천수련장에 나가보니 우리 회원들이 저번보다 더 멋지고 튼튼해서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는 단상을 새로 만들어 주었더군요.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죠.”

김정순 국학기공강사의 공원 지도와 대회출전 모습. 맨 위 사진은 언론에 소개되었던 탄천공원 수련지도 모습이다. [사진=본인 제공]
김정순 국학기공강사의 공원 지도와 대회출전 모습. 맨 위 사진에 보이는 단상이 회원들이 만들어준 강사단상이다.  [사진=본인 제공]

좋은 인연이 된 회원도 많다. 공기업을 정년퇴직하고 처음 왔을 때 할 수 있는 동작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몸이 굳고 안 좋았던 김공현 회원은 10년째 하루도 결석을 하지 않았고 현재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사 단상을 만드는데 앞장섰던 김정남 회원은 그와 함께 센터에 와서 멋지게 성장하고 있다.

그는 동호회 회원들과 국학기공대회도 꾸준히 참가해 매번 대회마다 두 팀을 무대에 올려 보냈다. 경기도 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동호회회원들이 많은 상을 수상했고, 본인도 ‘2012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축전’ 개인전 금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았다. 지역 내 ‘아름방송’에서는 그를 찾아와 몇 차례씩 소개되기도 했다.

김정순 씨는 “국학기공에는 홍익을 실천하기 위해 처음 공원에서 지도했던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님의 정신이 담겨있어요. 그 정신을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회원들이 나를 신뢰할 때 정말 성장했다는 걸 느낍니다. 국학기공 발전을 위해 저를 복사한 후배 강사를 3명 양성하겠다고 올해 목표를 세웠습니다.”라고 했다.

‘100세 스타강사’가 꿈이라는 그는 또다시 도전하고 있다. “새로움에 도전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익히려고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유튜브 영상도 찍었죠. 온‧오프라인으로 회원 200명을 관리할 겁니다.”

브레인명상으로 인생을 바꾼 김정순 국학기공강사는
브레인명상으로 인생을 바꾼 김정순 국학기공강사는 "120세를 위한 오늘이고 지금이다. 오늘의 나를 발전시키고 알아가며 값지게 살다보면 어느 순간 120세를 기쁘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승헌 총장의 저서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를 감명 깊게 읽고서 120세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김정순 씨. 그에게 동년배 어르신 또는 자녀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했다.

“120세를 위한 오늘이고 지금이죠. 바로 어제도 과거입니다. 지나간 것에 매이지 말고 오늘 하루를 충실해야죠. 사별한 남편도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갔는데 누가 자신 있게 내일을 장담할 수 있겠어요.

오늘의 나를 발전시키고 알아가며 값지게 살다보면 어느 순간 120세를 기쁘게 맞이할 겁니다. 이 총장님이 이야기하셨듯이 지구에 왜 태어났는지 자신에게 물어보고, 진정으로 가슴 뛰는 일을 찾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