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간의 발굴작업으로 드러난 한양도성(사적 제10호) 성곽 유구 2개소(95m, 94m)와 대일항쟁기에 설치된 ‘조선신궁’ 배전 터(가로 18.6m, 세로 14.8m)를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으로 조성한다. 올 1월 중 공사에 착수해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2020년 2월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은 한양도성의 축성기술과 발굴‧보존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조선시대부터 대일항쟁기, 근현대까지 남산 회현자락에 담긴 600여 년의 역사적 흔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시기별 축조방식과 축조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인류문화유산 한양도성의 원형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은 한양도성의 구조와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잔존물을 모아놓은 유구(遺構)장과 ‘조선신궁’ 배전 터, 잔존 옹벽, 근대시설물인 분수대 등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또한 현장유적을 보호하는 보호구(1,440㎡)와 관람데크(143m), 소규모 전시장 및 관리동(280㎡ *반지하형)도 포함된다.   

특히, 누구나 접근이 편리하도록 최적화된 관람동선을 구성하고, 유구 보호시설(보호각)의 경우 외벽 없이 기둥과 반투명 경량 재질의 지붕으로만 설치하기로 했다. 유적을 온전히 보호하면서도 남산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다.

서울시는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을 조성해 내년 2월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은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의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을 조성해 내년 2월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은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의 조감도. [사진=서울시]

대일항쟁기 시절, 숭례문에서 남산 정상으로 연결되는 한양도성 남산 회현자락은 조선 태조 때부터 축성된 한양도성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이 지형을 훼손하면서 1910년 '한양공원'을 건립하고 1925년 '조선신궁'을 세웠다. 때문에 한양도성이 흔적도 없이 멸실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지하에 매몰됐던 한양도성 성곽유적이 발굴되면서 지난 2015년 서울시는 문화재 전문가들과의 논의 끝에 남산 회현자락 일대를 현장 유적박물관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한양도성’은 조선왕조의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그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1396년(태조 5년) 처음 축조되었으며,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백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지형과 일체화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도시성곽으로 의미가 있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은 한양도성의 축성기술과 시대별 보수 흔적 등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고, 조선시대의 한양도성부터 일제강점기 조선신궁 및 근현대의 남산공원 유적까지 600여년의 역사의 변화를 만나는 교육의 장으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