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순창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중절모를 쓴 노신사가 서 있었다. 흰 콧수염이 인상적인 양상화 단군사상선양회 이사장(83)이다. 

양 이사장은 단성전 건립의 주역인 신학우 선생의 아들(신병식)과 고등학교 동창이다. 둘은 선대에 이어 선양회를 맡았다. 이후 친구가 고인이 되면서 양 이사장은 회장이 됐다. 그가 재임 시절에 ‘도덕교육관’을 지은 것은 순창에서도 유명하다. 당시 총무로서 그를 도왔던 박태호 씨는 현재 회장이다. 하지만 와병 중이라 만날 수가 없었다.

▲ 전라북도 순창군 단성전 앞에서 양상화 단군사상선양회 이사장(사진=윤한주 기자)

양 이사장은 지팡이를 쥐고 택시를 탔다. 함께 단성전으로 향했다. 10분 거리에 있었다. 단성전은 아담했다. 계단을 오르고 외문과 내문을 건너 성전을 만났을 때와 달랐다. 마당을 갖춘 집이라고나 할까? 홍익문은 정문이라면 성전은 국조를 모시고 있으니 그렇다.

성전에는 단군만 모시지 않아서 눈길을 끈다. 한인과 한웅을 함께 모시고 있었다. 그림이 아니라 상으로 제작했다. 화려한 옷이 눈에 띈다. 어떻게 제작됐느냐고 물어보니, 한단고기를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양 이사장은 말했다. 향을 피우고 누구나 참배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다.

▲ 전라북도 순창군 단성전 내 한웅 단군 한인 상(사진=윤한주 기자)

김법종 총무(66)는 단성전이 개인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라의 것이고 민족의 것입니다. 우리가 했다고 해서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단성전은 국조를 모신 곳입니다. 기독교인이라고 오지 말라고 하고 불교인이라고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전 오른쪽은 2005년에 세운 이화당(도덕교육관)이 있다. 총사업비만 2억9천만 원(국비 2억 원, 군비 5천만 원, 자부담 4천만 원)이다. 79평 건평에 30평의 목조와가 전통가옥구조의 지상 1층 건물로 신축했다.

▲ 전라북도 순창군 단성전과 이화당(사진=윤한주 기자)

당시 준공식에서 양 이사장은 “지난 1999년부터 4년여 동안 각 면 지회별로 도덕교육 강의를 시행해오면서 마땅한 강의실이 없어 도덕교육관 건립이 400여 회원의 가장 큰 숙원사업”이었다며 “도덕 교육관 준공은 우리민족의 자랑이요 순창의 문화재로 영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도덕교육관은 단군성조의 건국이념을 후대에 계승 발전하고자 ‘이화당(理化堂)’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공간이 꽤 넓었다. 교육장이자 사무실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안쪽에는 단군영정과 향을 갖췄다. 평소에는 커튼으로 가렸다.

▲ 양상화 단군사상선양회 이사장이 이화당 건립비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양 이사장이 단군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일제에 있었다.

“왜정 때 일본 놈 밑에서 중학교에 다녔어요. 대동산이라고 신사가 있었어요. 거기까지 가서 참배했습니다. (신사 앞에서) 웃는다고 뺨을 맞았던 시절입니다. 광복되니깐, 우리 역사는 왜 이렇게 된 것이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일제가 왜곡한 역사를 바로 잡고 후손에게 제대로 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의 역사관은 어떠한 상황에도 쓰러지면 안 되는 주춧돌과 같았다.

그는 이화당 준공비 오른쪽에 세운 공적비를 가리켰다. 1천만 원 이상 기부한 4명의 사람을 위해 건립한 것이다. 선양회 고문이라고도 했다.

▲ 전라북도 순창군 단성전 입구는 통일기원국조단군상이 서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시골에서 누가 그렇게 돈을 내놓을 사람이 있겠어요. 참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단군상이 서 있다. 1998년〜1999년 홍익문화운동연합이 전국에 민족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건립한 통일기원국조단군상 중의 하나다. 당시 양 회장이 직접 찾아가서 기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개천절에 회문산 정상에서 천부경비를 세우고 천제를 올렸다. 궁금했다. 왜 회문산인가? 모악산이 어머니산이라면 회문산은 아버지산이라고도 했다. 김 총무의 차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계속)

글. 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 순창 단성전 가는 방법

1. 자가용
고속도로 순창IC - 순창군 - 군청 바로 앞 다리를 건너면 순창향교 - 순창향교 옆 단성전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교성리 80번지)

2. 대중교통
순창버스터미널에서 단성전까지 택시를 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