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는 산뽕나무 추출물이 뇌졸중과 치매 등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2015년 36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뇌신경질환 치료제 관련 세계 시장에서 이 추출물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산림식물자원에서 퇴행성 뇌질환 생리 활성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를 통해 산림수목 추출물 632종 중 산뽕나무 추출물인 K-709가 뇌허혈 활성평가에서 가장 효과가 뛰어난 점을 밝혀냈다고 23일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 연구를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뇌혈관 질환은 지난 5년간 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주요 사망 원인이었다. 현재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고 이어 뇌출혈, 뇌경색,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이 전체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를 차지한다. 뇌질환은 사망률이 높고 살아남더라도 사지마비, 언어 및 기억 장애 등 평생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세계적으로는 환자 수가 20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신경질환 관련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05년 110조7600억 원에서 2015년 3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평균 12.8% 성장해 2015년이면 2조1554억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뇌혈관 질환은 사지마비, 언어‧기억 장애, 정신적 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지만 현재 뇌허혈 치료에 사용되는 혈전용해제는 직접적으로 뇌신경세포를 보호하거나 치료하는 약제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K-709는 뇌허혈 치료제 후보물질 중 하나로 등록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카르노신(carnosine)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카르노신의 뇌허혈 억제효과는 20μM일 때 나타나는 반면, K-709는 0.08μM 수준에서 카르노신과 동일한 효과를 보여 250배 이상 월등했다. 특히 뇌신경세포 보호와 재생은 동물실험을 통해 K-709 1.1mg/kg가 무려 50배에 달하는 카르노신 60.7mg/kg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는 점이 입증됐다.
지금까지 뇌허혈 치료와 관련해 FDA의 공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는 약품은 조직 프라즈미노겐 활성자(tissue plasminogen activator)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물질은 뇌허혈을 유발하는 혈전을 녹여 산소와 포도당 공급을 유도하는 혈전용해제일 뿐, 뇌신경세포를 보호하거나 치료하지는 못한다. 현재 기능성 원료로 등록되어 사용되는 카르노신(carnosine)은 뇌허혈 치료제의 후보물질 중 하나로 전임상 단계 시험 중에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식물자원에서 뇌질환에 효능이 있는 기능성 천연물 신약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서울대학교와 '산림식물자원의 퇴행성 뇌질환 생리활성물질'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산뽕나무의 K-709 성분이 우수한 뇌신경 보호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의・약학 고서(古書) 등 문헌조사 및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80수종을 선정 후, 여기에서 나온 632개 추출물에 뇌허혈 활성 평가를 진행, 우수한 효과를 보인 산뽕나무, 뽕나무, 꾸지뽕나무 3수종에서 다시 100여 종의 성분을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세포주 실험에서 뇌허혈 치료제로 알려진 카르노신이 20μM일 때 억제 효능이 나타난 반면, 산뽕나무의 성분 K-709는 0.08μM 수준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 약 250배 이상 월등한 뇌허혈 억제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또한, 뇌신경세포 보호효과와 관련된 쥐 대상 동물실험에서 카르노신은 60.7mg/kg일 경우 효과를 나타내는데 K-709는 1.1mg/kg만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이는 카르노신과 비교해 50배 이상의 뇌신경세포 보호 및 재생 효과가 있음을 뜻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뽕나무로부터 분리한 화합물을 포함하는 뇌질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로 특허출원(10-2012-0052572) 했다. 관련 특허는 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천연물 신약 또는 건강기능성 식품 등으로 실용화할 계획이며, 체계적인 검정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2009년 헛개나무의 간기능 개선효과가 입증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구, 식약청)로부터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증 받아 임산물분야에서 연 매출 100억원의 산림기업이 탄생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이학주 박사는 "K-709를 이용한 천연물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육묘(育苗)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산뽕나무가 앞으로는 농가의 소득작목 발굴과 기능성식품‧천연물신약 개발 등에 귀중한 자원으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뇌질환 의약품 시장은 120조 원으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15.3%에 달하며 뇌질환으로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2,000조 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령화가 가속되는 현 사회에 국민의 보건증진을 위한 요구가 증대되며 연구개발을 통한 기능성식품 및 천연물 신약개발은 과학, 사회, 경제 측면 등에서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식물자원이 대국민 수요에 부응하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