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하고 있는 것을 보며 작년 졸업식 날이 떠올랐다. 졸업식을 마치고 귀가해서 잠을 자다가 새벽 2시에 휴대폰 벨소리에 잠을 깨서 전화를 받았더니 1, 2학년 때 담임을 맡았었던 졸업생의 전화였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졸업을 못했을 텐데, 선생님 덕분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날 졸업을 한 학생들이 같이 놀다가 모두들 내 이야기가 나와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같이 모여 있는 졸업생들 30여 명이 한 명씩 전화를 이어받으면서 가장 고마운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는다며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하는데 가슴이 뭉클하고 뿌듯했다.
작년에 생활지도부장을 하느라 담임을 맡지 않아서 이 학생들은 1학년 또는 2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었다. 고3 담임이 아닌데도 이렇게 특별한 감사인사를 받게 되어 내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일이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문계 고등학교로 가정환경이 어려우며 학업에도 흥미가 적고 행동이 거친 학생이 많아서 선생님들이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중 하나이다.
내가 담임을 하면서 상담을 해보면 학급 인원 중에 30% 정도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학교폭력의 가해자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고, 30%는 학교폭력의 피해자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었다. 그래서 담임을 하면서도 가장 신경을 쓴 것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지도를 했다.
10대에는 뇌발달상으로 전두엽이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전두엽의 이성적 판단기능보다는 편도의 감정적 판단을 주로 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10대들의 뇌상태를 인지시키는 뇌교육을 통해서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지시켰다. Branch 기법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판단 훈련과 역지사지 기법으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인지공감 훈련과 같은 뇌교육과 정서를 안정시키는 뇌교육 명상을 통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았다.
학교폭력을 사전에 인지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제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사와 학교에 대한 불신으로 제보하지 않기에 실제로 학교폭력을 사전에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뇌교육으로 학생들과의 신뢰를 만들었고 그 결과 학급에서 조그마한 일이 있어도 학생들은 내게 바로 알려주어서 학교폭력으로 발전하는 일이 없었다. 이러한 나의 노력을 졸업생들이 알아준 것 같아서 보람을 느꼈다.
대부분 학교폭력 대책으로 학교폭력 후 사후대책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2년 1월 7일자 일간지 <헤럴드 경제>의 기사를 보면 학생들이 친구를 때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차이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왕따시키고 때린다”, “학교에서도 차이나 차별에 대해 거의 배우지 못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이나 ‘나대는’(튀는) 행동하는 애, 혼잣말하는 조용한 애는 소수자란 생각에 아무렇게나 해도 될 것 같아 때렸다”, “약한 친구를 때려서라도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라는 학생들의 말에서 차이와 배려의 인성교육이 부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뇌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하면서 학교폭력 예방 뿐만 아니라 학교출석율과 학급성적도 매우 좋아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따라서, 뇌교육이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대책으로 훌륭한 대안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뇌교육을 교육청에서 교원연수를 통해 많은 선생님들이 접할 수 있게 하고, 연수를 받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뇌교육을 통한 인성 교육을 하게 된다면 학교폭력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