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학교 박물관(관장 이남석)이 조사하고 있는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성안 마을 유적(4차)의 저수시설 내에서 백제 시대 명문(銘文)이 있는 옻칠 된 가죽 갑옷의 출토에 이어 ‘옻칠 된 마갑(馬甲)’이 또다시 출토됐다.

 

▲ 마갑이 출토된 전경 (사진제공=문화제청)

 

 공주대학교 박물관은 지난 3월 말부터 유적내의 저수시설에서 서기 645년을 가리키는 명문(貞觀 十九年銘)이 있는 정교하고 고급스럽게 옻칠된 가죽 갑옷(찰갑: 비늘갑옷) 1령을 조사하여 발표한 바 있다(2011.10.12.). 그 이후 갑옷의 안전한 이전과 보존처리를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지난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현장수습을 진행했다.

  이후 조사단은 갑옷 아래의 퇴적층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한 결과 명문 있는 갑옷과 같은 방법으로 가죽에 옻칠하여 만든 마갑을 비롯하여 대도(大刀), 장식도(裝飾刀), 그리고 철제의 찰갑편 등도 발굴했다.

  새로 발굴된 마갑은 백제시대의 것으로는 처음 발견된 것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개마총(鎧馬塚)의 벽화에 갑옷을 입힌 말이 있으나 실물의 마갑은 신라나 가야지역에 철제의 실물자료가 있을 뿐이다. 특히 옻칠한 가죽 마갑 자료는 처음 확인된 것이다.
 

  갑옷과 마갑 등의 유물이 발굴된 저수시설은 현재의 지표면보다 10m의 아래의 불안정한 지반 밑에 있어 붕괴 위험이 있는 현장 유지의 어려움, 유물의 훼손 방지 등을 고려하여 수습한 후에 현장조사를 마무리했고, 갑옷과 마갑은 앞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복원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 장식도 세부.장식도는 길이 55㎝의 크기로 은장식과 함께 특히 손잡이 부분에 금장이 이루어져 있다. 철제 찰갑은 덩어리로 수습되었으나 철제 갑옷보다는 투구로 판단될 수 있어 백제시대의 갑주의 형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산성 백제 왕궁 부속시설 내 저수시설에서 발굴 조사된 백제시대 옻칠된 가죽갑옷은 우리나라 고대사회에서 확인된 가죽제 갑옷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일 뿐만 아니라, 마갑(馬甲)의 경우 백제지역에서는 처음 출토된 것이다. 따라서 명문이 확인된 갑옷과 마갑, 대도, 장식도, 화살촉 등의 유물은 백제멸망기의 정황 뿐 만 아니라, 한국고대사 인식에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