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최고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한글'이 디자인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하나의 산업 트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는 7일 폐막되는 '서울디자인 한마당 2010'에서도 한글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전시부터 한글 장신구까지 다양한 시도가 선보였다.

 '서울디자인 한마당 2010'이 열리고 있는 잠실종합운동장 행사장 곳곳에 숨어있는 한글의 무한 변신을 살펴보자. 서울 디자인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울디자인자산전'에서는 훈민정음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작품들이 '서울의 어울림'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 만나는 '한글타일'은 도시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주제로 구성한 추상 작품이다.

'서울디자인자산전'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은 '춤추는 한글'과 '정신병'이다. '춤추는 한글'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세계 각국의 전통춤을 표현한 작품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문자에서 벗어나 그림문자로써 한글을 재조명했다. '정신병'은 전시장에 설치된 병 입구를 관람객이 직접 입으로 불면 바람의 세기에 따라 앞에 설치된 화면으로 한글 '정'과 '신'이 채워지는 체험형 전시다. 그밖에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한 한글의 특징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보고 듣고 읽는 한글'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미술전공 대학생들이 참여한 '대학 탐구전'에서도 한글을 소재로 한 대학생들의 신선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동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조수아씨의 '초현실주의 타이포그래피 프로젝트'는 초현실주의 기법 중 오브제, 데칼코마니, 꼴라쥬, 프로타쥬 기법을 한글에 접목하여 표현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한동대학교 임진민씨는 "어려서 미국학교를 다녔고, 자연스레 외국인들이 한글을 쉽게 읽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면서 3D 큐빅 형태의 조형물이 회전하면서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표현하는 '콩글리쉬 큐빅 타입페이스(Konglish Kubik Typeface)'를 선보였다.

한편 '국내 디자인 산업전'에서는 한글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상품화 시도를 만날 수 있다. '한글 장신구전'에서는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장신구를 선보였고, 현장 판매도 진행한다. '한글 장신구전'은 2003년부터 전시를 계속해 왔는데 한글을 장신구로 발전시켜 문화상품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슬비, 여우비, 단비 등 다양한 비의 모습을 수묵화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서예와 한글이 만나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더불어 '서울디자인마켓'에서도 다양한 한글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문자동맹'은 자필 손 글씨를 폰트로 전환하는 프로그램과 한글 판박이를 판매하고 있고 한글을 모티브로 한 티셔츠와 캘리그라프(손글씨)를 활용한 디자인 소품, 한글 메시지를 담은 모빌형 카드 등도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글 모티브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한 '히읗'의 유진웅 대표는 "한국을 가장 친근하게 만나는 방법을 고민하다 한글로 각종 동물을 표현하는 디자인을 시도하게 되었으며 현재 팬시제작 기업으로부터 상품화 문의를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세계디자인수도서울2010 시민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한강체와 서울디자인자산의 만남'은 서울서체의 아름다움과 그에 어울리는 서울디자인자산의 형태미를 조화시킨 스티커디자인이다. 예로 'ㅅ'은 서울디자인자산인 소나무를, 'ㅊ'은 청계천을 나타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서울디자인 한마당 2010 홈페이지(sdf.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