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관절 질환으로 인해 만성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라며 수술이라는 선택지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수술 후 몸에 남을 흉터나 재활 등 회복 과정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이 등장했다. 관절내시경 수술도 그중 하나다.
관절내시경은 손상된 부위에 약 5mm 크기의 내시경을 삽입해 관절 내부를 직접 확인하며,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한 수술 기법이다. 절개 범위는 1~2cm에 불과해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적고, 수술 후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무엇보다 관절을 크게 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덕분에 통증이 덜하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진단 정확도 측면에서도 관절내시경은 탁월하다. MRI나 CT 같은 영상 장비가 잡아내지 못한 미세한 손상까지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월상연골이나 십자인대처럼 영상 검사로는 애매하게 보일 수 있는 부위도 내시경을 통해 명확히 식별된다. 덕분에 진단 오차를 줄이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정밀하게 시행할 수 있다.
연골 파열과 같은 문제는 X-ray 등 일반 영상 검사로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겉에서 관찰하기 힘든 관절 내부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미세 손상까지 잡아내 치료할 수 있다. 불필요한 절개 없이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진 셈이다.
최근 관절내시경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4K 해상도 내시경 장비는 연골이나 인대, 활막 같은 미세 구조물을 실시간으로 선명하게 보여줘 의료진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시경 수술에 활용되는 도구 역시 점점 정밀해져, 과거 단순 절제에 머물렀던 치료가 이제는 연골판 이식이나 인대 재건 같은 복잡한 수술까지 가능해졌다.
다만 관절내시경은 관절 내부를 실시간 관찰하며 수술을 진행하는 만큼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시술 경험이 있는지, 관련 연구와 학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더불어 병원 내 체계적인 재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단순히 수술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수술 이후 회복을 잘 이끌 수 있는지가 환자에게 꼭 따져볼 문제다.
또한 관절내시경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는 아니다. 관절염이 너무 진행되거나 뼈가 심하게 변형된 경우에는 오히려 개방 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덜 아픈 수술’이라는 기대보다는 본인의 상태에 맞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수술법이라 해도 치료 시기가 늦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관절 통증을 무작정 참고 넘기기보다는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만수동 일등병원 김성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