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신세계가 연극 <하미 2025>(작·연출 김수정)를 7월 5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베트남 전쟁 종전 50주년’을 기념하며 베트남으로 떠난 ‘평화여행단’의 여행기를 그리며 ‘베트남 전쟁 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조명한다. 2024년 11월 초연 당시, 전쟁과 동시대를 잇는 날카로운 질문들과 뛰어난 앙상블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새롭게 선보일 연극 <하미 2025>는 새로운 인물과 드라마를 보강했다. 연극 <하미 2025>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넘어 관객들에게 베트남 현지에 있는 것과 같은 감각을 선사한다. ‘경기도 다낭시’라 불릴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현재의 관광지, 그리고 과거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학살지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펼쳐지는 평화여행단의 여행기는 극장의 시공간을 무한히 확장하는 연극적 경험을 제공한다. 창작진들의 실제 ‘베트남 평화기행’ 현장 리서치를 기반으로 4년간의 스터디 과정을 통해 창작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지구 한쪽에선 전쟁을 하는데 지구 한쪽에선 여행을 하는 지금 이 시대. 우리는 과연 전쟁과 무관할까?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화면 너머에서 소비하던 우리는 지난해 12월, 결국 대한민국 도심 한복판에서도 총을 든 군인들을 마주했다. 연극 <하미 2025>는 낯선 베트남 전쟁을 통해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실은 모순과 위선으로 가득한 우리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베트남 전쟁의 전쟁특수를 기반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낸, 세계 유일 분단국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정작 ‘가해자의 자리’에 서기는 두려워하는 우리의 태도를 마주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연극 <하미 2025>는 새 정부의 새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작·연출 김수정은 ‘연출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지구 한쪽에선 전쟁을 하는데, 지구 한쪽에선 연극을 한다. 대한민국 성 착취 구조 100년사를 다룬 연극 <공주(孔主)들>을 통해 알게 된 ‘베트남 전쟁 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은 나에게, 연극 <별들의 전쟁>으로 나의 ‘가해자성’에 대해 질문을 하게 해주었다. 연극 <하미>로 타인의 전쟁 비극을 소비하는 연민을 기반으로 한, 나의 폭력적인 ‘평화 특권’을 깨닫게 해주었다. 자! 그렇다면 나는 꽤 정의로운, 괜찮은 사람인가?
지구 한쪽에선 전쟁을 하는데, 지구 한쪽에선 연극을한다. 같은 지구인데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인류애가 박살 난 것 같은 지금 이 시대, 괜찮은 걸까? 전쟁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거부하고 싶지만 이제 우리도 슬슬 제 3차 대전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전쟁은 픽션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전쟁 같은 공연이 끝나면 나는, 나의 평화를 위해 동남아로 휴양을 가고 싶다.”

이번 공연은 고민지, 김보경, 김언이, 박미르, 이강호, 이시래, 장우영, 하민욱, 하재성, 한지혜, 황예원을 비롯한 초연 배우들의 밀도높은 앙상블에 더해 오랜 시간 매체와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강진휘, 김민선, 성노진 배우가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극단 신세계가 2025년 재공연하는 <하미>는 제61회 동아연극상에 후보에 올랐다. 연극 <하미 2025>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으로, 한베평화재단의 협력과 함께 7월 5일부터 7월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관객과의 대화는 7월 10일(목) 오후 7시30분 공연 종료 후, 7월 12일(토) 공연 종료 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