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기획전 메인 포스터.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기획전 메인 포스터.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오는 10월 25일(금)부터 11월 6일(수)까지 시네마테크 KOFA(상암동 소재)에서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기획전을 개최한다.

영상자료원은 이번 기획전에 정일성 촬영감독의 기증품 중 선별된 주요 자료들을 특별 전시한다. <화녀>, <만다라>, <최후의 증인>, <장군의 아들> 등 한국영화사의 정전이자 정일성 촬영감독의 대표작 17편을 4K 복원판과 개봉 당시 35mm 필름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인 정일성 촬영감독이 두 차례에 걸쳐 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자료는 1992년 194점, 2019년 6,643점으로 총 6,837점에 달한다.

1929년생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영화'라는 개념이 성립하기 전부터 한국에서 영화를 독학하고 한국의 풍경을 포착해 온 영화인이다. 김학성 촬영기사의 조수로 도제 생활을 거쳐 1957년 <가거라 슬픔이여>로 데뷔한 이후 노필, 박종호, 이성구, 김기영, 김호선, 김수용, 석래명, 강대진, 이원세, 유현목, 하길종, 변장호, 이두용, 박철수, 배창호, 하명중, 장길수 그리고 임권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감독과 합을 맞추며 그만의 촬영세계를 완성해 갔다. 연출자가 달라지더라도 그의 화면에는 공통적으로 일제 식민지배와 해방부터 한국전쟁과 분단, 군사독재와 민주화까지 삶으로 몸소 부딪쳐 온 파란의 역사가 담겨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소위 한국영화의 암흑기라 일컬어지는 시기에 대형 교통사고와 암 진단이라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후회 없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대작 <최후의 증인>, <만다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를 그려갔다.

영화 <화녀>, <문>, <이어도>, <신궁>, <최후의 증인> 상영

이번 기획전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에서는 김기영 감독과의 첫 작업으로 도발적인 색채 실험의 결과물인 <화녀>(김기영, 1970), 유현목 감독과의 협업으로 가야금의 섬세한 선율을 영상으로 구현해 낸 <문>(유현목, 1977), 대담한 카메라 구도로 영화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던 <이어도>(김기영, 1977), 임권택 감독과의 첫 작업으로 두 거장의 영화세계 충돌을 엿볼 수 있는 <신궁>(임권택, 1979), 한국영화사의 비극을 장르의 대서사시로 승화시킨 <최후의 증인>(이두용, 1980)을 상영한다.

또한 대형 교통사고와 암 진단이라는 생사의 기로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하여 절실한 구도의 길을 영상화한 <만다라>(1981)을 비롯하여 <만추>(김수용, 1981), <안개마을>(임권택, 1982), <길소뜸>(임권택, 1985), <황진이>(배창호, 1986), <태>(하명중, 1986), <아다다>(임권택, 1987), <장군의 아들>(임권택, 1990), <개벽>(임권택, 1991), <서편제>(임권택, 1993), <취화선>(임권택, 2002)까지 총 17편의 대표작을 상영한다.

각 상영작은 정일성 촬영감독의 자문을 바탕으로 완성하여 최초 상영하는 <장군의 아들>을 비롯한 4K 리마스터링 복원판과 개봉 당시 35mm 필름으로 상영된다.

이번 기획전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에서는 상영과 전시뿐 아니라, 정일성 촬영감독과의 대담과 함께 박홍열 촬영감독,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강연을 통해 한국영화계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는 부대행사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관객과의 대화 

관객과의 대화는 10월 25일(금) <만다라> 상영 후 정일성 촬영감독,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다음날인 10월 26일(토) 오후 4시 <최후의 증인> 상영 후 열리는 관객과의 대화에는 정일성 촬영감독, 황민진 프로그래머가 참석한다. 11월 6일 오후 6시 <태>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다. 정일성 촬영감독, 박정훈·김선령 촬영감독이 참석한다.

강연은 11월 1일(금) 오후 6시 <만추> 상영 후 열리며 박홍열 촬영감독이 강연한다. 이어 11월 2일(토) 오후 4시 <취화선> 상영 후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강연을 한다.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개막식은 10월 25일(금) 오후 3시에 열리며 개막작은 <만다라>(임권택,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