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올해 하반기 유네스크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올해 하반기 유네스크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콩으로 만든 장(醬)을 중심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해, 고기를 발효한 육장(肉醬)부터 발달한 중국의 장문화와 차이를 보였다. 한국인이 많이 먹는 된장, 고추장, 간장이 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언제부터 먹었을까?

《한국음식문화사(2023, 동북아역사재단)》에 의하면, 예로부터 우리의 터전이던 만주와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콩을 사용해 고조선 때부터 장을 만들었으며, 학계에서는 서기전 8~7세기부터 콩으로 만든 장, 두장이 제작되었다고 추정한다.

유물로는 콩을 으깨어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2~4세기 무렵 대두 탄화물이 전남 장흥 오산유적, 강원도 홍천군 성산리 유적 등 전국 곳곳에서 출토되어 고대인의 장 제조술이 상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우수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며, 올해 하반기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2일 한식문화공간 이음(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기다림이 빚은 맛의 향연, 장’을 주제로 상설 전시를 개막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한국의 장 문화를 주제로 상설 전시를 개막했다. 사진 한식문화진흥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한국의 장 문화를 주제로 상설 전시를 개막했다. 사진 한식문화진흥원.

우리 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고, 한국 음식의 근간이자 정수인 장 문화를 누구나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리뉴얼하여 전시를 준비했다.

단순히 보는 전시뿐 아니라 직접 만지고 즐기는 체험형 전시를 추구해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누구나 장 담그는 과정을 재미있게 이해하며 특히, 장애인과 아이들을 위한 터치스크린도 준비되었다.

상설 전시는 △한식 장의 근원 △시간을 품은 오랜 레시피 △한국인의 밥상 △민족정서의 보고, 장 △숨 쉬는 그릇 옹기 △장 만들기 인터렉티브 체험 △한국의 발효 음식△ 등 총 7개 주제로 구분된다.

한식의 맛을 결정하는 근간이자 한식의 정수인 장과 장담그기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무형자산이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한식의 맛을 결정하는 근간이자 한식의 정수인 장과 장담그기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무형자산이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한식 장의 근원’에서는 주재료인 콩과 소금, 물을 됫박 액자로 연출했고, ‘시간을 품은 오랜 레시피’에서는 장독대를 조성해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장을 담그는 전 과정을 내외국인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제작해 연출했다. 특히, 장독대에는 ‘코너 속의 코너’를 마련해 장 담그기의 과학, 씨간장 이야기 등 장 관련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민족정서의 보고, 장’에서는 장 관련 속담과 속담 풀이를 소개해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한 장 문화를 조명했다. 또한, 음향 장비를 활용해 동래 지역 지신밟기의 장독풀이 대목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숨쉬는 그릇, 옹기’에서는 옹기에 담긴 역사와 과학적 구조, 그리고 미생물이 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마련했다. 아울러 지역별로 실물 옹기를 축소 모형으로 만들어 연출함으로써 지역마다 다른 옹기의 특징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장을 담는 과학적인 구조의 옹기는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지녔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장을 담는 과학적인 구조의 옹기는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지녔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19시까지 운영(월요일 휴관)하며, 도슨트를 활용해 매시간 장에 대한 풍성한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후에는 장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내외국인에게 우리 장 문화를 널리 홍보할 예정이다.

한식진흥원 전해웅 이사장 직무대행은 “한식 맛을 결정하는 근간이자 한식의 정수인 한국 장과 장 담그기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이며 문화적 가치가 큰 무형자산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장의 깊고 진한 맛을 체험하고 우리 장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136m 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