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피어오르는 3월 전통 공연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다채롭게 선보인다. 국립무형유산원은 3월 전국 각지에서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와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를 개최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오는 3월 14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창작국악 1세대 이강덕 작곡가의 작품으로 구성한 국악관현악 무대 ‘작곡가 시리즈 Ⅲ’를 오는 3월 7일과 8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한다.

싱그럽게 피어나는 봄꽃과 함께 즐기는 국가무형유산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 전국 각지에서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와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를 개최한다.

석전대제 장면.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석전대제 장면.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는 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전승 활성화를 위해 전승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실연하는 행사이다.

3월에 펼쳐지는 공개행사는 마을 전체를 두 편으로 갈라 거대한 줄을 당기며 풍년을 기원하는 △「영산줄다리기」(3. 3. / 영산 국가무형문화재놀이마당)와 공자를 비롯한 옛 성인들의 학덕을 추모하며 매년 봄과 가을에 지내는 제사인 △「석전대제」(3.14./ 성균관 대성전),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긴 제주 해녀 굿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3.23./ 제주 사라봉 칠머리당) 등 전국적으로 총 12건의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는 무형유산을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공연과 전시로, 3월에는 총 10건의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남해안별신굿」(3.9./ 서울 남산국악당) △「구례잔수농악」(3.17./ 구례 산수유 사랑공원) △「경기민요」(3.23./ 서울 민속극장 풍류) △「판소리」(3.30./ 서울 민속극장 풍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 등의 상세일정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한국문화재재단(공개행사 : 02-3011-2153, 기획행사 : 02-3011-2156)으로 문의하면 일정, 장소 등을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정오의 음악회’ 포스터. 이미지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포스터. 이미지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오는 3월 14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정오의 음악회’는 16년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국립극장 대표 상설 공연으로, 국악관현악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친절한 해설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공연은 ‘정오의 3분’으로 문을 연다. 젊은 작곡가들에게 3분 내외의 짧은 관현악곡을 위촉해 선보인 ‘3분 관현악’ 시리즈 작품을 소개하는 순서다. 이번에 들려줄 최지운 작곡가의 ‘윤슬’은 햇살이 비칠 때 나타나는 반짝이는 잔물결을 표현한 곡이다. 전통 기악곡인 ‘영산회상’ 중 ‘타령’을 바탕으로 잔잔한 바다의 이미지를 너울거리는 장단과 가락에 투영했다. 

이어지는 ‘정오의 협연’에서는 국립창극단원 서정금이 무대에 올라 창과 관현악을 위한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부른다. 심청의 지극한 효심으로 심봉사가 눈을 뜨게 된다는 장면을 묘사하는 눈대목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전통 판소리 대목이 웅장한 국악관현악 선율과 만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정오의 여행’은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이나 민요를 이국적 풍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순서다. 3월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인 비얌바수렌 샤라브 작곡의 ‘깨어난 초원’과 만다흐빌레그 비르바 작곡의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광활한 대자연의 나라, 몽골로 떠나본다.

공연의 마지막은 국악관현악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정오의 관현악’이 장식한다. 새해 첫 <정오의 

음악회>를 찾은 관객 모두에게 즐겁고 기쁜 일들이 기적처럼 다가오길 바라며 김창환 작곡가의 ‘미락흘(美! 樂! 扢!, Miracle)’을 선보인다. 

<정오의 음악회> 관객을 위한 이벤트도 계속된다. 2024년 <정오의 음악회> 6편을 모두 관람한 관객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가 진행된다. 출출해질 시간인 오전 11시, 공연을 관람한 모든 관객에게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맛있는 간식도 제공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02-2280-4114).

창작국악 1세대, 작곡가 이강덕의 작품 세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창작국악 1세대 이강덕 작곡가의 작품으로 구성한 국악관현악 무대 ‘작곡가 시리즈 Ⅲ’를 오는 3월 7일과 8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작곡가 시리즈‘는 창작국악의 토대가 된 대표적인 작곡가의 작품을 선정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로, 이번 무대에서는 창작국악 1세대, 이강덕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무대를 꾸민다. 

<메나리조 주제에 의한 피리 협주곡>,  <염불 주제에 의한 환상곡> 등 지금도 가장 널리 연주되고 있는 그의 대표적인 관현악곡과 협주곡 5곡이 무대에 오른다. 

작곡가 이강덕(1928-2007)은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 출신으로 이왕직아악부 아악수를 거쳐 국립국악원 국악사(1950-1967),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1968-1987), 청주시립국악관현악단(1988), 충주시립국악관현악단(1991)에서 연주자이자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했다. 1962년 관현악 ‘새하늘’로 국립국악원 신국악작곡공모에 당선돼 작곡가로 등단한 이후 관현악, 협주곡, 중주곡 등 80여 편의 다양한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는 가야금, 피리, 해금의 협주곡 3곡이 연주되는데 공연 첫날(3. 7.)에는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연주자인, 가야금에 서은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 피리에 진윤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해금에 이동훈 전북대학교 교수가, 두 번째 날(3. 8.)에는 초연 당시 최고의 기량을 펼쳤던 협연자들인 가야금에 이재숙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피리에 이종대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해금에 홍옥미 지영희류 해금산조 보존회장이 다시 무대에 서서 특별함을 더한다. 

무대를 여는 <송춘곡>은 1965년에 작곡된 곡으로 제목의 ’봄을 칭송한다‘는 말처럼 봄날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감각으로 그리고 있다.

<가야금 협주곡 1번>은 작곡가 이강덕이 처음 작곡한 가야금을 위한 협주곡이다. 독주 악기 혼자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부분인 카덴차(CADENZA)가 처음으로 창작국악에 사용됐으며 이때 확립된 가야금 협주곡의 틀은 국악 협주곡의 전형이 되기도 했다. <메나리조 주제에 의한 피리 협주곡>은 강원도 메나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전체적으로 산조의 틀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피리와 협주하는 관현악의 선율은 가야금 가락을 선율화해 구성했다.

끝으로는 작곡가의 대표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염불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 연주된다. 1969년에 작곡됐다. 작곡가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고인이 극락세계에서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뜻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3월 7일과 8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